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5일 하루 앞으로 다가온 원내대표 보궐선거를 앞두고 4인의 후보들을 향해 "'이재명 대표를 끝까지 지키겠다', '당원들과 함께 민주당의 깃발을 높이 들고 전진하겠다'고 하는 당원과 국민들 바람에 호응에 주시고 이것을 공개 선언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이후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에 대한 강성 지지층 이른바 '개딸'들의 공세 수위가 높아졌습니다. 이전부터 이어진 '문자폭탄'은 물론 해당 지역구에는 '의원직을 사퇴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붙었다고 합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비명계 의원의 지역구와 의원회관 사무실 등에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강성 지지층들의 항의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개딸의 과도한 시위는 당내 분열은 물론이고 일반 유권자들에게도 거부감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재명을 위한, 이재명에 대한 충성심이 넘치고 넘쳐 그릇이 보이지 않을 지경입니다.
<지난 21일 국회는 국회의원 이재명 체포동의안을 가결했다.
다음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입장문에서 ‘이재명을 넘어 민주당과 민주주의를, 국민과 나라를 지켜주십시오’라고 했다. 민주당을 지키는 길에 대해 다양한 주장이 나오는데, 구체적으로 누구를 지키는 것이냐에 따라 다를 뿐이다.
이 대표 지도 체제에는 반대하지만 반(反)국민의힘이라는 오월동주(吳越同舟) 상황에서 체포동의안에 ‘부’ 표를 던졌거나, 순수한 우당충정(憂黨衷情)에서 체포동의안에 ‘가’를 적은 민주당 의원도 있을 것이다.
가결 의원들은 지금 민주당 친명계 및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 또는 ‘수박’ 색출이니 하는 비난 또는 보복 위협을 받고 있다.
정당에 외부로부터의 위기가 발생하면 현 지도자를 중심으로 뭉치는, 이른바 국기결집(rally-round-the-flag) 현상은 흔하다.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민주당의 분위기도 당분간 그렇게 흘러갈 수는 있다.
다만, 그 외부 위기가 기존의 집단 정체성을 깰 정도로 심각하면, 오월동주 또는 ‘다름을 인정하면서 공동 이익을 추구한다’는 구동존이(求同存異)는 어렵게 된다. 그 경우 당 리더십에 불만인 당내 정파는 리더십을 바꾸거나 탈당 또는 창당하거나 아예 정계를 은퇴하는 옵션을 고려하게 된다.
이에 비해 친명계는 당권(공천권)을 잃으면 입지가 줄어 대권도 없다고 보고 당을 더욱 장악할 태세다. 26일로 예정된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모두 친명계이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정파들이 한 달 후 치러진 총선에서 많은 의석을 잃은 후폭풍이, 친명계에 의해 다시 언급되고 있다.
설사 이 대표가 구속된다고 해도, ‘옥중 공천’을 추진하거나 위헌 소지가 있는 석방요구안을 국회에서 가결할 태세다. 사실, 친명계는 체포동의안 가결의 후폭풍을 기대하기보다 혹시 모를 석방요구안 가결의 후폭풍을 걱정해야 하는데, 지지 집단에 갇힌 판단은 집단사고(groupthink)의 오류를 피하기 어려울 게 분명한 듯하다.
이 대표의 호위무사처럼 행동하는 친명계의 목표가 이 대표의 보완재이든 이 대표 브랜드만 활용하겠다는 대체재이든, 그게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이었을 수 있다. 사실,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대표 지도체제의 유지는 친명계뿐만 아니라, 어쩌면 국민의힘 지도부 일각에서도 원하는 그림일지 모른다.
양당제의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대표적인 전략은 중간으로 가기다. 중간지대로 가기는 외연 확장이다. 기득권을 포기하고 약간 다른 집단을 포용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편적 가치에 충실해야 한다.
‘내로남불’, 거짓, 몰염치, 불법, 사당적(私黨的) 운영 대신에 일관·진실·명분·염치·법치·공당에 걸맞은 당 운영이 돼야 한다. 단식의 본래 취지도 사즉생(死卽生)인데, 이 대표의 단식은 그런 취지와 반대 방향으로 실천됐기 때문에 효과를 보지 못했다.
물론, 중간지대로 옮기는 게 무조건 유리하지는 않다. 현 정당의 자리를 대체할 새로운 정당의 등장 가능성 때문이다.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외연 확장이 살길이다.
정당 간 경쟁뿐 아니라 당내 파벌 간 경쟁에서도 외연 확장이 궁극적인 승리의 길이다. 특정 집단 대신 진짜 ‘국민과 나라’를 보고 가야 할 것이다.>문화일보. 김재한 한림대 교수·정치학
출처 : 문화일보. 오피니언 포럼, ‘이재명 호위무사’ 친명계의 生卽死
“주구(走狗)”는 본래 ‘달음질을 잘하는 개라는 뜻으로 사냥개’를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뜻이 변해서 일상생활에서는 이 말이 ‘주인을 앞질러 다니며 사냥감을 찾아내는 사냥개처럼 좋지 않은 권력이나 사람의 앞잡이를 일컫는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누구의 주구인지도 모르고 날뛰는 것 같습니다. 물론 잘 되면 훌륭한 충신이 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국가와 국민을 따르는 것이 아닌 주인만 보고 날뛰다가는 스스로 제 무덤을 파는 것임을 명심해야할 겁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