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세대에 진입하는
신세대 신입노인들에게 드리는 오리엔테이션
유옹 송창재
나는 노인 경력이 어언 10여년이 넘어간다.
법적으로 인정하는 경력과 미리 진입한 불법적 가공 경력까지 합하면 더 그렇게 된다.ㅎㅎ
남들보다 두어해 일찍 영감이 되어, 친구들로부터 자기들을 조기영감을 만들었다고 애교 섞인 머퉁이도 먹었지만, 그래저래 지내다 보니 벌써 중고노인이 되어 버렸다.
아직도 친구들은 내 조직에 진입시도도 하지않고 이쪽저쪽도 아닌 박쥐족으로 중년이라고 우기며 정체성도 찾지를 못하고 있는데
나는 어엿한 중고참이 되어 노인복지관을 누비고 다닌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입학 일을 기다리는 친구들에게 오리엔테이션이라도 해 주어야 할 정도의 자격을 취득하기는 했지만, 과연 새로 진입하는 예비영감들에게 어떻게 하여야 그 정신적 갈등과 새로 얻어지는 스트레스를 줄여줄까 선배로서의 고민을 하고 있다.
처음 진입을 하고 느끼는 갈등의 정도는, 장가가서 마누라와의 주도권 갈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그래도 마누라가 예뻐서 하루저녁 자고나면 다 풀어지지만 이 조직에의 진입갈등은 백날을 자도 풀어지지 않는다.
나도 얼추잡아도 천 날은 더 잤지만, 지금도 비몽사몽을 헤매고 있다.
이제 그 스트레스를 조직에 소속되어 감수하여야 하는지, 아니면 영감을 포기해야 하는지 밤마다 갈등한다.
그러다 눈을 뜨면 갈 곳이 없으니 다시 가방을 둘러메고 집을 나선다.
그러면서 어디 다른데 갈 곳은 없을까하고 두리번거리지만, 어느새 발걸음은 노인복지관에 와 있다.
그래도 우리세대의 대부분은 대가족제도를 체득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집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어른으로 버티고 계셨기 때문에, 그분들을 모시는 방법들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안 정도로는 여기서는 택도 안 된다.
차라리 우리네 어르신들처럼, 당신들의 책이나 글속에서 도를 찾으며 사시기나 했으면 그래도 그분들의 말씀을 경청할 가치라도 있지.
이곳의 영감, 할멈들은 책보다는 텔레비나 묻지마 관광 시대인지라, 얼치기에 돈의 가치를 숭배하며 목에 힘이 들고 목소리가 커서 자기들이 전부 어른이라는 것이다.
이들에게 정의감이란 목소리가 정의이며, 자기의 이익만이 정의이다.
어쩌다가 전체를 위해서 생각해 보자면, 그렇게 잘난 척하느냐며 따로 높은 사람들과 밥이라도 먹으며 자기의 친분으로 입지를 자랑하며 자기의 주장을 관철시킨다.
이 사람들의 살아온 과정이 훤히 보이건만, 자기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부정과 타협하여 살아본 적이 없다고 침을 튀기면서, 이기적으로 아부하고 그 덕으로 그 사람은 기념일이면 표창장이라는 종이 한 장을 받고, 자기 돈을 들여 플래카드를 멋지게 내건다.
다른 사람들은 박수를 쳐주고 밖에 나가서 밥 한끼 얻어먹으면 되고, 그 사람은 졸지에 훌륭한 사람이 되어 똑똑한 어른 대접을 받는다.
목소리가 어른이고 사무실 많이 들락거리며 안면을 많이 틔우는 사람이 어른이 되는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는 틀림없이 명분이 있다.
젊어서부터 배운 학습효과이다.
그러니 자유로운 최신교육을 운운하며 인권이 어떻고, 권리가 어떻고, 공동체가 어떻고 하면 잘난 척 한다고 하며, 밥을 얻어먹은 그 사람들은 작당을 하여 잘난 사람을 소외시키고 왕따를 만들어 지들끼리 밥을 먹으러간다.
그러니 주인의식을 갖자고 하면 자기이익이 주인의식인 줄 안다.
그러다 지방선거에 출마한다고 명함을 돌리러 들어오는 것들에게, 의원님, 시장님 하며 인증 샷을 찍는다.
어떻게 이러한 이야기를 예비 영감인 친구들에게 한단 말인가?
지들도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놈들도 더러 있기도 한데...
그러니 나같이 불법으로라도 일찍 영감이 되어 조직의 맛을 보고 있는 중늙은이는, 아침마다 우시장에 끌려가는 소 모양으로 등교를 하는데...
연금 많이 받고, 현직보다 오히려 더 편한 초보 늙은이들이 이 조직에 진입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조금 더 철이든 내 친구 녀석들은, 여가 선용할 평생교육기관으로 노인복지관을 이해하며 나에게 오리엔테이션을 부탁하지만...
특히 나처럼 돈 없고, 갈데없고, 이야기 나눌 영감, 할멈들이 없는 사람들이 다수의 조직원들 이더라고 하면, 초보영감들의 기를 너무 꺾는 것이 아닌지 하여 심히 우려스럽고,
그렇다고 내 눈에 보이는 대로 이야기 하였다가, 나중에 애인이라도 생기면 나한테 머퉁이할 것이 분명하고, 거짓말로 천국이라고 말했다가는 나중에 나쁜 목사들보다도 더한 사기꾼이 될 것이고...
이래저래 고참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아침 차 속이다.
하지만 이런 것이 어른의 모습이라고 한다면...
내가 너무 빨리 조로하여 너무 많이 본 것이 아닐까?...
참다운 어른을 보았으면 좋겠다.
요즘 노인들의 심리적 갈등은 우리때보다도 더윽 심할 것이 자명하다.
왜냐하면 요즘 노인들은 너무 어리기때문이라면 지나친 칭찬일까?
더욱 현대적이랄까?
손자, 손녀들하고 줄이말시합이라도 과외수업을 받았는지 거침없이 사용할줄아는 것이 자화자찬의 진보선각자라고 생각도 하니,.
그래서 더욱 개인적이랄까?
그렇게 과도적 갈등을 겪다가는 결국은 몇년지나면 자기도 모르는 새 동화되어 질 것이고
어느날 혼자서 벌써 이렇게되었나 하고 쓴웃음을 짓고 말 것이다.
여기도 벌써 노노갈등이 생겨나고있다.
이렇게 흐르는 것이 삶의 과정인 것이다.
첫댓글 영감님 자리롤 선점하셨군요 ㆍ축하드립니다 ㅎㅎ^^*
유옹이랍니다! ㅎㅎ
아무리 잘 난체 해도
병들면 그만이라오.
예비영감을 면하고
중고참이 되었으니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편하지요!
감상 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