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도 차를 사고팔 때는 타이밍을 파악해야 한다. [사진 제공=현대캐피탈·기아·현대차]
[세상만車] 중고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상품이다. 단,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때가 있다.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시기에는 가격이 강보합세를 보인다. 성수기다. 인기 차종은 가격이 오르기도 한다. 반대로 수요보다 공급이 많을 때는 가격이 더 떨어진다. 비수기다.
성수기와 비수기는 에어컨, 난방기구, 수영복처럼 계절 영향을 많이 받는다. 애지중지하며 타던 차를 팔 때는 성수기, 차를 살 때는 비수기를 노리는 게 낫다.
7월은 계절적 성수기, 중고차 시세 상승
중고차 시장에서는 주로 계절에 따라 성수기와 비수기가 형성된다. [사진 제공=현대캐피탈]
1년을 성수기와 비수기로 구분하면 겨울철인 11~1월은 비수기다. 3~5월은 봄철 성수기다.
2월과 6월은 준성수기다. 7~10월은 여름 휴가철 특수, 명절 특수, 나들이 특수가 맞물린 성수기다.
7월에는 타던 차를 좀 더 높은 값에 받을 수 있다. 반대로 다른 때보다 좀 더 돈을 줘야 원하는 중고차를 살 수 있다.
단 성수기라고 모든 차가 다 비싸게 팔리는 것은 아니다. 비수기라고 모든 차가 다 낮은 값에 팔리지도 않는다. 매물 수급 상황, 차량 인기도, 신차 출시, 사회 분위기, 거래 장소, 딜러, 차 상태 등 수많은 변수에 따라 달라진다.
아반떼 싼타페 오르고, 그랜저 팰리세이드 내려
주요 중고차 차종 감가율 [자료 출처=AJ셀카]
올 7월도 계절적 성수기에 해당한다. 가격이 강보합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차량용 반도체 대란으로 신차를 제때 사기 어려워지면서 중고차 시세는 더 올랐다.
성수기에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라는 중고차 호재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내린 차종도 있다. 내차 팔기 정보를 제공하는 AJ셀카가 산정한 평균 시세에 따르면 현대차 아반떼 시세는 5월까지 소폭 하락하다 6월엔 10.1% 올랐다. 기아 모닝은 13.1%, 기아 스포티지는 8.7% 각각 시세가 상승했다.
제네시스 G80은 7.7%, 쌍용차 티볼리는 6.4%, 현대차 그랜저는 2.8% 각각 하락했다.
국내 최대 규모 자동차 거래 플랫폼인 엔카닷컴 시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아반떼 1.6 가솔린 2020년식은 5월엔 1767만원, 7월엔 1828만원으로 조사됐다. 가격이 두 달 전보다 비싸졌다는 뜻이다.
현대 싼타페 2.2 디젤 2020년식도 3403만원에서 3495만원으로 시세가 상승했다. 기아 K5 2.0 가솔린 2020년식도 2761만원에서 2767만원으로 올랐다.
반면 그랜저 2.5 가솔린 2020년식은 3495만원에서 3465만원으로 내렸다. 팰리세이드 3.8 가솔린도 3916만원에서 3897만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2020년식 기준이지만 다른 연식도 대체로 비슷한 시세 흐름을 나타낸다.
시세와 시기에 주목해야 손해 보지 않아
주요 차종 시세 변동 [자료 출처=엔카닷컴]
7월에 자신의 차를 팔거나 살 계획이라면 시세 동향을 살펴봐야 한다. 애지중지 관리하던 차를 팔 계획이라면 오를 때 파는 게 낫다.
현재 시세는 내렸지만 인기가 많아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은 차종이라면 차주는 판매 시점을 늦추고 소비자는 구입 시점을 앞당기는 게 좋다.
6월부터 시세가 상승세를 형성한 모닝, 아반떼, 스포티지, K5, 싼타페 등은 지금 팔면 다른 때보다 좋은 값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시세가 떨어진 그랜저, 팰리세이드, G80, 티볼리 등은 지난달보다 좀 더 저렴한 값에 살 수 있다.
성수기에 해당하지만 날씨 때문에 거래가 소강상태에 빠지는 장마철에 구입하면 비용을 좀 더 아낄 수도 있다. 장마가 끝나면 다시 시세가 오를 수 있어서다.
정들었던 내 차, 100만원 더 받고 팔려면
엔카직원이 차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엔카닷컴]
내 차를 팔 때 가장 먼저 결정한 것은 판매 경로다. 가장 쉬운 방법은 중고차 업체(딜러)를 이용하는 것이다. 단 편리한 만큼 가격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고가 매입 저가 판매'라는 모순된 말로 현혹하는 불법 호객꾼에게 속아 사기를 당하거나 헐값에 넘길 수도 있다.
헐값 처분을 피하려면 비교 견적은 필수다. 매입 전문점, 개인 딜러에게 견적을 요청하고 엔카닷컴이나 케이카 등 중고차 기업이 운영하는 홈페이지를 통해 비교 견적도 내본다. 손품과 발품을 팔면 그만큼 더 좋은 값에 팔 기회가 많아진다.
가격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그 대신 높은 가격에 제시했다고 그 가격 모두 주지 않는 사례가 많다. 일단 높은 가격을 써 차량 매입 주도권을 가진 뒤 트집을 잡아 가격을 깎는다.
최고가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트집을 덜 잡는 딜러에게 파는 게 오히려 좀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입찰 딜러에 따라 '케이스 바이 케이스'가 된다.
비교 사이트나 중고차 쇼핑몰에 차량을 올리기 전 다른 판매자들이 내놓은 같은 모델, 같은 연식의 차가 얼마에 나왔는지도 살펴보면서 판매 희망가를 책정해두면 트집에 기분 상하고 시간만 낭비하고 돈도 덜 받게 되는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쇼핑몰에 올릴 때는 높은 가격을 받고 싶다며 동종 매물보다 너무 비싸게 가격을 기재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가격을 어느 정도까지 깎아줄 수 있는지 기준을 세워두는 것도 필요하다. 구매자들도 가격 정보를 파악하고 있어 가격이 비싸면 판매하기 어렵다.
돈 받았다고 끝? 마무리가 좋아야
자동차민원대국민포털을 통해 자동차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사진 캡처=자동차365 사이트]
파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후 처리다. 돈을 받았다고 모두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계약서는 딜러에게 차를 팔 때는 물론이고 가까운 사람에게 넘겼을 때도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
계약서 세부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불리하게 작성된 부분이 없는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명의 이전 시기, 압류, 저당 해지 부분은 특약사항으로 계약서에 명시하는 게 좋다.
책정된 가격을 합의했다면 현장에서 계약서 작성 뒤 바로 차 가격을 계좌이체로 받는 게 낫다.
구매자가 자동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운행 중 사고가 났을 때 대신 책임을 질 수도 있다. 따라서 구매자의 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신분과 연락처도 파악해둬야 한다.
돈을 받고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매매가 끝난 것은 아니다. 명의가 이전되기 전까지는 서류상 판매자의 차이기 때문이다. 명의 이전은 법적으로 차량 계약일로부터 15일 이내에 해야 한다.
명의 이전 전에 사고가 발생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되거나 경찰의 차적 조회를 받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수 있다.
명의 이전 등록이 완료되면 새로 교부된 차량등록증을 이메일이나 팩스로 받아둬야 한다. 또 명의 이전 등록이 끝나야 기존 차량의 자동차보험을 해지할 수 있고 선납한 자동차세도 환급받을 수 있다.
자동차민원대국민포털 사이트에 접속하면 원부 조회를 통해 명의자 변경 내역을 파악할 수 있다. 중고차 기업이 제공하는 판매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 좀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명의 이전할 수 있다.
※알뜰·안전 중고차 구입법은 <모닝 사려다 벤츠 샀다…'영끌없이' 싸고 좋은 차 구입하려면> 기사 참조하시면 됩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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