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로 향한 그녀의 눈길에 비친 것은 투명한 빛의 얼음이었다. 서서히 상대방이 기척을 느끼지 못하도록 다가오는 얼음은 자신이 있는 방향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노엘의 이마에서 긴장된 듯 한 방울의 땀이 흘렀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노엘이 있는 자리에 얼음이 다가온 순간, 얼음은 날카롭게 쏟아 올랐다. 한발자국 물러나 그를 피한 노엘은 얼굴을 잔뜩 찡그렸다. 자신이 그 사실을 모르게 계속 통화를 했다면 자신은 그 자리에서 얼음에 몸이 꿰뚫려 죽었을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노엘은 얼음이 얼어오던 방향으로 총알을 한 발 발사했다.
“뱀파이어헌터치고는 꽤나 쓸 만한 솜씨군. 최대한 눈치 채지 못하도록 주의하면서 공격한 건데.”
달빛이 들지 않던 어둠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노엘은 그곳에서 벗어나려 달렸다. 어둠속에서 적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싸우는 것은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달빛이 드는 곳에 도착했을 때, 시야에는 한 남자가 자신의 저 멀리 앞에 존재하고 있었다.
“상급 뱀파이어?”
노엘은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단정하게 갖춘 옷차림과 송곳니가 아니었으면 인간과도 같은 겉모습. 피에 굶주려 이성과 마음마저 잃은 모습이 아닌, 뚜렷한 이성이 깃든 붉은 눈동자. 그것은 이 남자가 인간 이였다가 혼혈 뱀파이어에게 물려 이성을 상실한 뱀파이어가 아니란 것. 얼음이라는 특수한 힘을 쓸 수 있다는 것 또한 그가 평범한 인간 이였던 뱀파이어가 아니라는 사실. 그것은 그가 혼혈의, 완전히 뱀파이어의 피를 물려받지는 못했지만 강한 뱀파이어의 피가 흐르는 혼혈의 상급 뱀파이어임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큰일이다. 내 힘으로는 상급 뱀파이어를 상대하지 못해. 그렇다면…….’
어둠속에서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순수한 혈통의 뱀파이어. 순수혈통의 온건파왕족들. 그들과 그들을 따르는 순수혈통의 귀족과 혼혈의 귀족들. 인간에 대한 일은 간섭하지 않고 그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에 온건파라 불리는 그들.
하지만 헌터인, 인간을 자신을 공격한 자. 인간을 죽이기를 망설이지 않고 피를 탐하며, 인간을 물어 그들의 하인으로 삼는 자들. 지금 눈앞에 서있는 그자는 강경파 뱀파이어.
‘도망쳐야 해. 웬만해선 강한 헌터도 상급 뱀파이어를 쉽게 이기지 못하니까…….’
노엘은 총을 들고 최대한 속도를 내어 그에게서 도망치려 달렸다. 혼혈귀족의 뱀파이어는 강적이므로 이길 수 없다 판단한 것이다. 그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도망치는 노엘을 보며 즐겁다는 미소를 짓고 있을 뿐.
“현명한 판단이다. 헌터 아가씨.”
조소가 섞인 미소를 지으며 그는 얼음 조각 3개를 형성했다. 그리고 노엘은 향해 날렸다. 노엘은 1개의 얼음은 머리를 숙여 피했다. 2개째의 얼음이 다가왔을 때 노엘은 몸을 옆으로 움직여 피했다. 하지만 정면으로 다가오는 1개의 얼음은 피할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총으로 그 얼음을 깨뜨리라 생각하고 총으로 얼음을 조준해 쏘았다.
“2개는 속임수, 1개는 결정타로 숨겨놓는 법이야.”
이윽고, 그의 목소리에 나머지 1개의 얼음은 부서지며 수십 개의 얼음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의 붉은 눈동자에 붉은 핏빛이 비치었다. 쓰러지는 노엘의 몸과 함께.
“크윽.”
팔과 다리에 얼음이 관통한 노엘은 그대로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쓰러졌다. 노엘은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상처에서 스며드는 붉은 피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강한 통증에 일어날 수가 없었다.
움직이려 애쓰는 노엘을 향해 그는 점점 발자국소리와 함께 다가왔다. 점점 더 붉은 빛으로 물들어가는 붉은 눈동자와 함께. 노엘의 옷에 붉게 물든 피를 바라보며. 오랫동안 인간의 피를 마시지 못한 그의 송곳니는 굶주려있었다. 계속되는 헌터의 방해로 자신의 하인인 뱀파이어들이 제거되어, 그들로 인해 인간의 피를 마시던 그들은 굶주려있었던 것이다.
하늘에 뜬 단 하나의 밤을 밝히는 달빛은 그를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 피에 굶주린 그를 피에 대한 강한 욕구로 옭아매면서, 그를 향해 조용히 비추며, 그를 향해 달은 조소를 띄웠다.
“피를 줘. 오랫동안 굶주린 내게 피를 주겠어? 그렇게 고통스럽지 않을 거야. 오랜만에 직접 인간의 목에서 피를 빠는 거라고. 영광으로 생각해.”
조용히 비치는 달빛아래, 붉게 물들어가는 그의 붉은 눈동자와 날카로운 송곳니. 노엘은 공포심에 얼굴이 창백해져 갔다. 혼혈 뱀파이어가 자신의 목을 꿰뚫는 것은 의미, 그것은 노엘도 자신이 죽인 뱀파이어와 같은 존재가 된다는 것. 이성을 잃은 피에 굶주린 존재가 된다는 것에 대한 공포와 뱀파이어에 대한 인간 본래의 공포, 모든 감정이 뒤섞인 채 노엘은 강한 공포심에 사로잡혔다.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다는 것, 움직일 수 없는 것. 그것 또한 크나큰 두려움이었다.
“헉……헉……. 다가오지 마!”
공포심에 얼룩진 노엘의 눈에 비치는 오랜만에 피를 마시게 되어 기쁘다는 미소, 그것은 노엘을 떨게 만들었다. 얼음으로 인해 움직이지도 못하는 노엘은 점점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에 절망을 느꼈다. 그리고 어느새 곁에 다가온 그는 그녀의 곁에 쭈그리고 앉아 귓가에 속삭였다.
“어때? 고통스럽지? 그 고통을 빨리 끝내고 싶지? 어서 말해. 날 죽여 달라고.”
귓가에 들려오는 피에 굶주린 맹수의 속삭임. 거의 코앞에서 느껴지는 그가 내뱉는 숨소리. 그것은 죽음의 속삭임. 아니, 죽음보다 더 큰 자신을 잃는 다는 것에 대한 공포의 속삭임. 속삭임에 노엘의 눈동자가 공포를 머금은 채 크게 확대되었다. 그리고 노엘은 그 지독한 공포를 이겨내지 못하고 흐려져 가는 시야를 느꼈다.
‘살려줘. 난……난…….’
흐려져 가는 시야 속에서도 노엘은 인간으로서의 삶에 대한 욕구를 느꼈다. 그렇게 노엘의 눈은 감겨갔다. 아무리 그녀가 뱀파이어를 사냥하는 사냥꾼, 뱀파이어헌터일지라도 지금 이 순간은 나약한 한 사람의 인간에 불과했다.
안녕하세요? 또 일요일에 찾아온 카린입니다.
소설은 매주 아마도 일주일쯤에 올라오실 거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그동안 소설 적는 게 안 풀리다 겨우 풀리니... 다음날 파일 손상되서 다 날라갔어요.ㅠ
어윽!!!!!!! 분위기도 그렇고 묘사도 잘 되었건만...ㅠ
다시 쓰고 있는데 전에 쓴 것처럼 그런 묘사가 안 나와요.끙...
ps. 그럼 보시고 오타나 지적할 점, 격려 덧글 부탁드
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긁적.;
앗.. 노엘이 죽음 아대요<응?
노엘 죽이면 여기서 소설 The End에요.-_-; 아하하하.
어머 노엘죽어요?!ㄷㄷㄷㄷㄷ 뱀파이어는 좋지만... 이녀석은 맘에안드는군용[이런취향차이]
변태적인 아저씨죠. 이름조차 안 지은 아저씨. 이런 타입은 저도 싫어요.-_-
초반부에 대사가 중복 되는 것 같군요, '상급 뱀파이어를 상대 할 수 없다'라고 앞에서 말했는데 또 다시 강한 헌터도 상급 뱀파이어를 쉽게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나오네요. 차라리 뒷 부분을 떼어내고 '도망쳐야 해'라고 하는 것이 더 나으리라 봅니다. 딱히 지적할 점은 없군요. 이것 빼곤. 건필.
아, 별로 중복 된다 느끼지 않으시면 내버려 두시는게. 단순히 제 개인적인 느낌이니까요.
그리고보니 조금 어색하길래 수정했습니다. 지적 감사드려요.
아 노엘이 죽지는 않겠지요 ?! 구원자의 등장인가 ?!
죽을리가 있나요'ㅁ'~ 그럼 1화만에 피의 노래 끝나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소설 처음 보는 사람도 있다고요. 죽화야.
이제는 학교 친구 아니란 말이여.끙끙끙~
구해 주겠지, 구해 주겠지..... [...]
갑자기 심술난 카린 진짜로 죽여버릴까?하는 마음이 잠시 들었...냐하하하~
노엘이 죽으면 뒷 스토리를 더이상 이어나가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는 지라...-_-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절대 안 죽일 거에요.'ㅁ';;;
소설 너무 늦게 보는거 같애요..ㅠㅠ 3주만에 한번씩 들어오는데 습관화되어버려서...ㅠ 너무 재미있었어요! 다음편엔 카인의 등장인듯 한데 너무 기대되요 !!
작가는 지금 끙끙대며 뒷이야기 쓰고 있습니다. 필의 신이시여, 강림을 해주시와요.ㅠ
야아아~ 시험 드디어 끝나고 지금 다 봤습니다! 너무 재밌네요. 냐하핫 그래도 늦은건가.=_=... 저도 이제 소설활동 다시 할까봐요 ㅇㅅㅇ
침체된 연소 좀 살려주시와요.훌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