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요시의 산수 노트 위에 눈물이 뚝뚝 스며들고 있다. 키요시는 집에 돌아가 혼자 조용히 책상 앞에 앉았다. 어머니는 간식을 들고 2층에 올라온다. “키요시 오늘 어땠어? 재미있었어?” “재미없었어.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아. 엄마 바보!” 키요시는 큰소리로 울어 버렸다. 그 원인을 알고 있었지만 키요시가 이런 난폭한 말을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엄마는 걱정이 되었다. “키요시, 왜 그래” “엄마가 일본인이었으면 좋잖아.” 레이카는 역시라고 생각했다. “키요시 나는 일본인이야. 아빠의 아내야. 나는 일본인이다.” “아냐, 아냐, 엄마는 대만 원주민이야.” 엄마는 슬펐다. 일본인이 되려고 생각하고 노력해왔는데 자식마저 대만 원주민이라고 부르니까 슬펐다. “키요시, 엄마가 정말 대만 원주민이라면 어때? 키요시를 일본에 놔두고 대만으로 돌아가 버릴까.” 슬픔을 억누르고 키요시를 위해서 참으면서 엄마는 자식의 마음속을 확인했다. “엄마, 나 대만으로 돌아가고 싶어. 같이 가자.” 엄마의 무릎에 기대면서 울고 있는 키요시의 모습을 볼 때, 레이카의 마음속은 무언가 어린이의 행복을 방해하고 있는 것같은 죄악감을 느끼고 있다. 아내로서 아이의 엄마로서 자기 자신의 마음과 몸의 두는 곳에 괴로워했다. 아이의 마음속에 납득이 갈 만한 설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날 밤, “오늘, 키요시가 학교에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울었어요. 항상 그랬듯이 불쌍해요. 어떻게 하면 좋죠?” “응” 라고 아버지는 생각에 잠겼다. 인종차별의 혹독함을, 아이의 마음으로는 참을 수 없을 것이다. 아버지도 자기 아들이기 때문에, “그런 애들이 하는 말을 듣지 말아라. 키요시! 너는 훌륭한 일본남자다. 남자답게 울어서는 안돼.” 라고 엄한 어조로 말한 사람의 괴로운 표정으로, 아내 레이카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른의 세계와 천진난만한 어린이의 세계는 다르다. 참는 것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1학년 2학년도, 즐거워서 학교에 간 키요시도 3학년이 되자 덩치도 커져서 반에서 중간 정도 되었다. 공부도 항상 반에서 1등을 뺏기지 않았다. 말수도 적고 행실도 좋은 아이로 선생의 신뢰도 얻고 다른 학생들의 모범생이었다. 남이 싫어하는 청소도 스스로 했다. 그러나 학교에서 하교하는 길에서 상급생까지 “야. 너는 대만의 원주민같구나. 인종이 다르기 때문에 길의 중앙으로 다니지마! 일본인의 뒤에서 걸어라” 도망가는 키요시의 뒷덜미를 잡고 일부러 길의 가장자리로 치우는 일도 종종 있었다. 어느 때는 스크럼을 짜서 통행을 막아, 논을 가로질러 도망간 적도 있었다. 그 즈음부터 이웃 사람들도 대만의 원주민의 집과는 사귀지 않기로 마을에서 따돌림 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타무라와 레이카는 어떤 박해에도 이겨내기로 맹세했다. 키요시는 따뜻한 양친의 애정에 싸여있어도 인종차별이라고 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잘 이해가 안되었다. 어느 날 “엄마, 내 얼굴은 친구들과 다르지 않아. 수영할 때, 친구들의 몸을 잘 봐도 나하고 전혀 똑같아. 어째서 대만 원주민이라고 하고 인종이 다르다고 바보라고 하는 건지, 나는 이해가 안돼. 엄마는 이해돼?” 레이카는 잠시 생각한 다음에, “이웃집은 아저씨, 아줌마와 에이꼬, 교이치 4인 가족이 살고 있지. 키요시가 이웃집의 교이치와 예전에는 잘 놀았지. 거기서 키요시가 이웃집에서 매일 생활하게 되면 남의 집의 아이가 함께 사는 것이 되겠지. 그러면 역시 이웃의 아저씨, 아줌마는 키요시를 이웃에서 온 아이라고 말하고 자기네 아이와 차별하지. 그것과 똑같은 거야. 키요시의 집에 친구들이 와서 매일 자면 키요시를 우리 집이라고 말할 거야. 키요시는 대만에서 태어나 일본으로 돌아온 후로 친구들로부터 이웃 나라의 사람이라고 불러도 별로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키요시는 일본인이기 때문에 보다 큰 마음을 가져라. 이런 일로 져서는 안된다. 남자답게.” 그러나 이렇게 말한 레이카도, 마음속의 동요는 가라앉지 않았다. 참고 견디는 생활 이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이 어린 아이에게 과연 이겨낼까 하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키요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키요시의 용기를 기원했다. 학교의 선생도 키요시의 일을 걱정해서 때때로 가정을 방문했다. “저는 키요시군의 담임인 키우치입니다. 최근 학교를 잘 쉬는데, 몸이라도 안 좋은가요? 학급의 모범생이기 때문에 저도 걱정하고 있습니다.” 라고 학급이나 학교에서 키요시의 차별문제가 소문이 되어 있는 것을 알고 애를 먹고 있다. “나는 키요시의 어머니입니다. 항상 아이가 신세지고 있습니다. 감기에 걸려서 쉬었습니다. 일부러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무심코 레이카는 거짓말을 해버렸다. 선생님의 목소리를 들은 키요시는, 엄마의 인사가 끝나자 2층에서 내려와서, “선생님, 나, 학교에 가고 싶어요. 친구들이 학교에 가면 괴롭혀서 안가는 거예요. 엄마가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저 학교에 가고 싶어요.” 나중에는 선생님을 세게 움켜잡고 울어버렸다. 불쌍한 제자의 모습을 본 선생님은, “어머님, 제 책임입니다. 제가 선처하겠습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라고 30대의 건장한 체격의 선생님의 가슴에 안겨 울고 있는 키요시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선생님은 어머니와 키요시를 위로했다. 레이카도 “선생님, 거짓말을 해서 죄송합니다.” 라고 키요시의 마음을 아는 만큼 슬픔이 가슴에 생겼다. 키우치선생님은 “키요시, 이번에 키요시를 괴롭히면 선생님한테 말해라. 선생님이 그 학생들을 알 수 있도록 해라. 그러면 내일부터 학교에 와라. 어머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라고 마음 든든한 말로 모자를 위로하고 돌아갔다. “키요시, 잘 됐다. 확실히 해요. 비유해서 나쁜 말을 들어도 아프지는 않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해라. 결코 남을 앙심을 품거나 나쁜 말을 해서는 안된다.” 레이카는 자식의 손을 꼭 잡고 무언가 어깨에 짐이 놓여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엄마. 괜찮을까?...” 키요시는 선생님을 보낸 뒤 엄마한테 걱정스럽게 물었다. “아빠도 엄마도 선생님까지 키요시 편이야. 걱정 안해도 돼” 레이카는 말을 이었다. 그러나 학교나 통학 도중에도 직접 키요시에게 “대만의 원주민”이라고 하는 차가운 말은 듣지 않게 됐지만 놀러오는 아이들도 없고 키요시가 가면 모두 도망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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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무아미타불 _()()()_
성불 하소서
거룩하신 부처님께 귀의 합니다
거룩하신 가르침에 귀의 합니다
거룩하신 스님들께 귀의 합니다
어서오세요
환영합니다.
일체중생의 성불을 발원합니다
생활속불교에서 삶의 지혜를 배웁니다 나무관세음보살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