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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인테리어 유형은 단연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이다. 이른바 북유럽 인테리어로 불리는 이 스타일은 흰색 공간에 간결한 곡선을 자랑하는 가구를 배치해 깔끔한 인상을 준다. 하지만, 7∼8년 전부터 인기였으니 이제 질릴만한 때도 됐다. 너도나도 다 하는 북유럽 인테리어 말고 다른 것은 없을까. 뉴욕의 한 호텔이 그 답을 제시한다.
미국 뉴욕 소호 지구에 있는 ‘11 하워드(11 Howord)’은 새로운 스칸디나비아 인테리어를 엿 볼 수 있는 공간이다. 호텔은 안다 안드레이 디자인(Anda Andrei Design)과 덴마크 디자인 스튜디오인 ‘스페이스 코펜하겐(Space Copenhagen)’이 디자인했다.
원래 호텔 건물은 1961년 지어진 우체국이었다. 건물 자체는 별 특색이 없었다. 하지만, 위치는 매력적이었다. 소호의 예술가와 관련 비영리 단체가 모이는 중심지였다. 디자인을 맡은 스페이스 코펜하겐은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인 제프 쿤스(Jeff Koons) 그림으로 건물 외벽을 장식했다. 실내는 중앙 원형 계단과 최상층 테라스 같은 전통적이고 매력있는 요소는 그대로 두고 최대한 간결하고 실용적이면서 아름다운 북유럽의 디자인을 덧칠하는데 중점을 뒀다.
스페이스 코펜하겐의 공동 설립자인 시그네 빈즐레브 헨릭슨(Signe Bindslev Henriksen)은 “돌, 나무, 가죽 같은 소재를 활용해 오랜 시간이 축적된 것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라면서 “의도적으로 유행을 따르는 대신, 형태에 장기적인 기능을 입히는 것에 중점을 두는 스칸디나비아 정신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높은 천장, 간접 조명, 북유럽 디자인 가구 삼합
11 하워드의 213개 객실 모두 천장이 높다. 17∼30㎡ 규모 객실은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담은 통 창을 갖고 있다. 높은 천장과 통 창은 자연광을 최대한 끌어들여 형광등 없이도 밝은 실내를 만든다. 바로 이 점이 한국 아파트에 북유럽 디자인 가구를 들여도 화보와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파트 천장은 바꿀 수 없지만, 프레임이 얇고 바닥과 벽에 완전 매립하는 거실 창으로 바꿔도 분위기는 전혀 달라진다.
객실에 배치된 침대, 테이블, 소파, TV 장식장은 모두 주문 제작했다. 모서리가 둥글고 아래에 얇은 기둥처럼 생긴 다리를 두어 북유럽 디자인의 특징을 반영했다. 북유럽 디자인 가구를 고르기 어렵다면,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다릿발과 둥근 모서리만 기억해도 된다.
바닥은 오크(Oak) 광폭 마루로 장식했고 벽은 흰색이나 미색 페인트칠을 했다. 벽지 대신 페인트칠을 하면 북유럽 인테리어 느낌을 더 살릴 수 있다. 바탕은 밋밋한 대신 소파 쿠션이나 커튼, 침구를 짙은 파스텔톤으로 선택해 공간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이때에도 커튼은 짙은 파란색, 쿠션은 분홍색으로 대조되는 색을 배치해 경쾌한 느낌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북유럽 인테리어의 핵심인 조명은 모두 간접 조명이다. 침대 옆에는 벽 부착등이 있고 테이블 옆에는 플로어 조명을 뒀다. 천장등은 매립형으로 마치 무대 조명처럼 좁은 공간에만 빛을 보내기 때문에 어둡다는 인상을 준다. 침대, 소파같이 주요 활동 공간에 간접 조명을 두고 그곳에 있을 때만 켜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대리석, 황동으로 변화를
흔한 북유럽 인테리어에 변화를 주는 방법으로 이 호텔은 대리석과 황동을 사용했다. 욕실 벽이나 세면대에 넓은 대리석 타일로 장식했다. 면적이 넓은 대리석 타일은 공간이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수전이나 샤워기, 샤워부스 프레임을 황동 소재로 선택하면 고급스럽다. 과거에는 대리석과 황동 조합이 마치 궁전처럼 지나치게 화려한 인상을 줬지만, 최근에는 디자인을 간결하게 바꿨기 때문에 과하지 않다.
스위트룸에만 있는 드레스룸은 아파트에도 적용할 만 하다. 붙박이장과 스탠드형 장식장은 짙은 원목으로 선택했다. 한쪽 벽면에는 장식과 기능 모두를 고려해 긴 거울 3개를 접이식으로 설치했다. 이 거울의 테두리를 황동 소재로 장식해 짙은 원목과 어우러져 중후한 인상을 준다. 이러한 인테리어는 40평 이상 대형 아파트의 안방이나 드레스룸에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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