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여지는 많이 남아있습니다. 똑같은 학력을 가지고 있다 해도 승진에 남성이 보다 유리합니다. 여러 모임에 합류한다 해도 남성을 선호하고 또한 유리합니다. 협력자를 택한다 해도 남성 쪽을 택하려 합니다. 그만한 실제적 능력이나 실력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지만 때로는 오히려 여성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남성을 택하려 할 수 있습니다. 남자 선배나 상관은 그렇다 치고 여성 상급자라면 어떨까요? 여성 보조자를 택할까요, 남성을 택할까요? 보다 합리적으로 생각하여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실력의 차이보다는 그 외의 남성과 여성의 성적 차이로 인한 영향이 작용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더구나 학력의 차이로 인한 구분, 나아가 차별은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대졸 사원은 실력과 능력은 둘째 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고졸 여사원은 그 두 배의 기간을 근무했어도 진급에 대하여 열외로 빠졌습니다. 하기는 대부분 그 때 쯤 되면 결혼한다고 퇴직하는 경우가 많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보통은 30을 넘기지 않아 나가는 것입니다. 10년여를 일하고 나가는 것이지요. 그러려니 하고 진급은 회사에서 신경을 쓰지도 않고 본인조차도 그다지 마음 쓰지 않았습니다. 20세기까지는 그랬습니다. 그러나 그 말기에 이르러 차츰 눈을 뜨고 마음을 쓰고 손을 들며 발돋움하려는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기업도 그런 기회를 만들어주려는 경향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단지 조건이 붙었습니다. 나름 기업의 특징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삼진그룹’은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성장을 향하고 있으니 ‘영어 토익’을 조건으로 내세웠습니다. 일정 실력을 획득하면 진급할 수 있다고 공고하였습니다. 그래서 여사원들이 영어토익 반에 몰려들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여성들도 결혼보다는 사회생활을 택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니 십년 세월 다른 사람들 차나 끓여 날라주는 역할을 빨리 탈피하고 싶을 것입니다. 제대로 일하며 정당한 대우를 받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참 늦게 입사한 사원이 일도 제대로 모르면서 자기보다 우월한 대우를 받는 것을 본다면 얼마나 억울한 일입니까?
업무능력이라는 것이 기본 실력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일단은 그 직업과 그 기업이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쓸모 있는 실력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자면 그곳에서의 실무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지식과 경험이 함께 조합하여 발휘되어야 그곳에서 필요한 능력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일에는 지식과 더불어 경험이 매우 필요합니다. 8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력의 미비한 약점을 극복해야 합니다. 그만한 기회를 주었으니 잡아야 합니다. 영어 토익 반에 들어가 공부합니다. 꿈을 가지고 이루고자 힘씁니다. 내 꿈은 ‘커리어 우먼’입니다. 사정이 여의치 못해 대학을 다니지 못했지만 나도 할 수 있습니다.
어느 날 상관의 심부름으로 회사 공장을 방문합니다. 그리고 근처 냇가에서 물고기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한두 마리가 아닙니다. 분명 무슨 까닭이 있는 것이지요. 한창 환경오염에 눈뜨던 때입니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니 공장 밖으로 내보내는 하수구가 수상합니다. 그냥 생활하수가 아니라 공장폐수인 것입니다. 어쩌지요? 내가 속한 회사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까, 공장 근처 주민들의 생활과 생명을 고려해야 합니까? 내가 알린다고 회사가 어떤 조치를 할까요? 일단 가까운 상관에게 보고합니다. 기다려 봐도 별다른 반응이 없습니다. 독촉하니 그냥 넘어가랍니다. 그냥 넘어가야 할 일입니까? 근처 주민들이 알고 시위를 합니다. 그러나 시험결과를 보여주며 넘어갑니다.
해외로 시료분석을 의뢰했다는 것과 시험분석 결과보고서라는 것 모두가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을 어떻게 증명하고 어떻게 증거자료로 확보해야 합니까? 몇 사람의 개인이 거대한 조직과 맞선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잘 압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의 생명이 달린 일입니다. 우리가 좀 희생을 해서라도 막아야 하고 알지도 못하고 당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구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의 생명을 희생하여 기업을 키우는 것을 사회가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현실적으로 우리 자신들이 많이 당해왔습니다. 오로지 ‘경제발전’이라는 명목으로. 그러나 죽자고 발전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로지 개인의 배나 불리자는 의도밖에 없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나타납니다.
그런데 참, 뜻은 수긍하면서도 이야기 전개가 아무래도 좀 억지스럽고 현실성이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하기는 꾸민 이야기니까 좀 과장할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감동이 줄어듭니다. 더구나 공장폐수 처리 고발이라는 주제인가보다 했는데 결과는 엉뚱한 데로 바뀝니다. 물론 그것으로 발단이 되기는 하였지만 이야기 흐름이 마치 삼천포로 빠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기업의 윤리문제인가요? 차별철폐문제인가요? 개인의 사회적 입지 성공 이야기입니까? 좀 헷갈립니다. 어색해하면서 그냥저냥 보았습니다. 언뜻 영화 ‘밤쉘’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물론 주제가 다릅니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SAMJIN COMPANY ENGLISH CLASS)을 보았습니다.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