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1. 타이틀 자막
하얀 화면... 물살이 물결치듯 일어난다.
흐릿하게 보이는 글씨... 물결이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글씨가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타이틀 자막 - 주인공, 마법에 걸리다. -
신2. 방 안
조용히 잠을 자고 있는 태민... 갑작스럽게 눈을 번쩍뜬다.
조심스럽게 자신의 팔목 시계를 들여다보던 태민은 숨을 깊게
들이 마신다.
헥헥거리며 고함을 지르는 태민... 고함소리(엄마∼∼∼∼∼)
신3. 마루
우왕좌왕하며 나갈 준비를 바쁘게 하는 태민... 얼굴은 잔뜩 화난 표정이다.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벌컥마시던 태민은 이내 옆의 엄마를 째려본다.
이때 태민의 머리위로 날라오는 엄마의 주먹... 태민은 고함을 지른다.
태민 : 아! 왜 때려!
엄마 : 니가 엄마를 째려보며 어쩔건데... 이게 버르장머리 없이...
태민 : 누가 늦게 깨우래... 지금 몇 시야?
엄마 : 니가 나이가 몇살인데 아직도 깨워줘야 하냐? 알아서 일어나야지...
태민 : (무시하는 척) 됐네요...
다시 태민의 머리위로 날라오는 엄마의 주먹... 슬쩍 피하는 태민...
태민은 살짝 웃으며 밖으로 나간다.
엄마 : 야! 밥은 먹고 가야지!
태민(소리) : 안돼! 늦었단 말야!
엄마 : 아니 무슨 동아리가 지 없으면 안돌아간데...
문안으로 고개를 빼꼼이 내미는 태민... 손으로 브이자를 그린다.
태민 : 엄마 아직 모르나 본데... 내가 우리 동아리의 바로 주인공이거든...
문 밖으로 사라지는 태민...
태민(소리) : 다녀올게!
신4. 지하철역 계단
헥헥거리며 계단으로 내려오는 태민... 이내 계단 중간에 멈춰선다.
주위엔 아무도 없다. 휑한 분위기∼
태민(나레이션) : 이 시간 이렇게 우두커니 서있으면 마치 세상에 혼자 남겨진
듯하다. 아무도 없는... 나 혼자 존재하는... 내가 주인공인 세상...
이 때 태민의 몸위로 갑작스럽게 바람이 휭하며 불어오고 태민은 깜짝놀라 몸을
움추린다.
그리고 전철 한 대가 역에서 멈춰서고 수많은 사람들이 내려 계단으로 몰려와
우두커니 서있는 태민의 옆으로 스쳐지나간다.
태민(나레이션) : 저 수많은 사람들... 누군지도 어디에 사는지조차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은
오늘도 이렇게 내 옆을 지나쳐간다. 혹시 만약에 이 자리에 내가 없었다면
저들도 없었을까? 내가 있기에... 내가 존재하기에... 그래 그럴지도 모른다.
내가 세상이란 무대에 존재하기에 만들어진 그들... 그것뿐이다.
슬쩍 웃으며 지나쳐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는 태민...
태민(나레이션) : 등장... 등장... 나의 엑스트라들이 등장했습니다.
이 때 태민을 툭 치며 지나가는 사람(광호)... 태민은 계단아래로 뒤뚱뒤뚱 내려가다 넘어진다.
그런 태민을 보며 슬쩍 슬쩍 웃는 사람들...
태민(나레이션) : 아님 말구...(옆을 쳐다본다)
태민 앞에 웃으며 서 있는 광호...
태민(나레이션) : 이런 악당... 음... 그래 독수리 5형제의 아수라 백작같은 놈...
나는 독수리 5형제... 바로 주인공... (혼자 웃는다)
태민은 보며 고개를 설레설레 해보이는 광호... 이내 멈춘 전철을 탄다.
스르르 문이 닫히는 전철의 문... 깜짝 놀라 전철로 뛰어가는 태민...
전철을 타려던 태민은 닫히는 문에 쿵 하며 머리가 끼인다. 웃음을 참는 전철안의 사람들...
태연한 척 헛기침을 하는 태민...
태민 : 이거 안타며 지각이라서...
태민을 보며 비웃는 광호...
태민(나레이션) : (광호를 보며) 아수라 백작...
신5. 동아리방 앞 복도
신나는 기타연주 소리가 복도안을 가득 채운다. 이어서 나오는 보컬의 우렁찬 목소리...
동아리방 문 앞에 서있는 태민... 손에 들고 있는 쟁반 가득한 커피잔...
태민(나레이션) : 나는 밴드 동아리의 보컬을 맡고 있다. 하지만 노래는 안 부른다.
왜냐고... 실력이 딸리거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 광호...
광호 : 야! 뭐하냐! 내 목소리에 반했나보지... (비웃는 표정)
태민 : 웃기지마! 목소리는 지나가는 똥개 잡는 소리 같은게...
광호 : (비웃으며) 나보다도 못한놈...
태민 : 저 자식이...
태민의 어깨를 잡는 손... 선배의 손...
선배 : 야! 뭐해! 커피 타 왔으면 빨리 돌려!
태민 : 예! 예!
동아리방 안으로 급하게 들어가는 태민...
신6. 학교 강당
커다란 무대 위에 밴드부원들이 신나게 노래를 하고 있다.
우렁찬 목소리로 관객을 휘어잡는 광호...
태민은 그런 광호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신7 학교 강당(상상)
무대위에서 태민이 노래를 부르자 관객들은 미칠 듯이 열광한다.
손을 흔들고... 울고 고함을 지르는 관객들...
태민이 관객을 향해 윙크를 하자 관객 한명이 실신한 듯 쓰러진다.
더욱 신이 나 노래를 부르는 태민...
신8 학교 강당
슬며시 미소짓는 태민의 얼굴...
태민(나레이션) : 저 조그마한 무대의 주인공이 나일순 없을까?
나는 세상의 주인공인데...
선배(소리) : 야! 김태민! 물 가져와!
태민 : 예! 예!
무대위로 뛰어올라가는 태민...
- 페이드 아웃 -
신9. 전철 역(꿈 속)
아무도 없는 전철역... 이상한 기운이 태민의 몸 주위를 감싼다.
터널 끝에서 비춰지는 불빛... 웅하며 전철한대가 들어온다.
전철안은 드문드문 사람들이 앉아있지만 상당히 조용하다.
전철안에 올라탄 태민... 이상한 느낌에 주위를 둘러본다.
문 앞에 선 태민... 거울에 비춰보이는 광호...
태민은 깜짝놀라 뒤를 돌아본다. 자신을 야비하게 내려다 보고 있는 광호...
태민 : 아.. 아.. 아수라...
광호 : 왜? 왜 내가 아수라지... 내가 너에게 악당인가? 너의 보컬자리도 빼앗고...
그래서 내가 너의 악당이야. 그건 니가 실력이 없어서잖아.
태민 : 웃기지마. 넌 악당이야.
광호 : 너보다 뛰어나며 다 악당인가 보지... 너라는 세상에선...
그런 곳의 주인공이라면 참 형편없겠어.
태민 : 뭐! 이 자식이. (광호의 멱살을 잡는다)
광호 : 넌 주인공이 아냐! 나라는 무대에선 넌 그저 날 빛내주는 엑스트라야!
태민은 광호를 주먹으로 내리친다. 쓰러지는 광호...
광호 : 볼래!!!!!!!!!!!!!!!
전철 끝에서 뛰어오는 동아리 선배들... 광호에게 다가간다.
선배 : 광호야 괜찮아! (태민은 노려본다)
태민 : 선배!!!
선배 : 야! 김태민! 니가 깡패야! 이런 싸가지 없는 자식...
당황하는 태민... 슬쩍 웃는 광호...
광호 : 봤지!
스르륵 사라지는 선배들...
깜짝놀라는 태민...
광호 : 니 말이 맞을수도 있어. 주인공...
그래, 넌 너라는 세상의 주인공이고... 나는 나라는 세상의 주인공이야.
저길봐(전철안 의자에 누워있는 거지), 저 사람도 자신에겐 주인공이거든.
태민 : 헛소리마... 헛소리말라고...
신10. 방 안
악!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태민...
조심스럽게 팔목 시계를 본다.
엄마(소리) : 태민아! 일어나라.
고개를 숙인는 태민...
신11. 전철 안
문에 기대어 우두커니 서 있는 태민...
전철은 한강위를 지나고 있다.
태민의 시선... 한강위를 달리는 차들과 건물, 그리고 사람들...
태민(나레이션) : 내가 존재하기에 저들도 존재한다고... 너무나 어리석은 생각이었어.
그래 어쩌면 저들 머리속에 나는 그저 지나가는 행인1... 엑스트라일지도
모르지. 그래, 우리 각자 서로의 무대를 만들어 놓고 그 무대의 주인공처럼
살고 있는지도 몰라. 너는 너, 나는 나라는 무대위의 주인공...
여기서 중요한건 자신의 무대를 얼마나 현실에 잘 옮기는냐 아니겠어.
그게 인생이고, 세상이란 무대겠지...
신12. 동아리방 앞
동아리방 문을 보며 웃고 서있는 태민...
태민(나레이션) : 자신의 무대를 얼마나 현실로 이룩하느냐에 따라 세상의 주인공이 결정되는
거야! 이제 알았어.
문을 열고 나오는 광호...
태민 : (광호를 쳐다본다) 오랜만이다. 아수라...
광호 : 뭐?
무시하며 동아리방으로 들어가는 태민... 선배들이 태민을 쳐다본다.
태민 : (큰소리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밝은 웃음을 짓는 태민... - 클로즈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