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다시 폭염이다. 종일 운동장에서 체육 수업과 대회 준비를 위한 육상 활동을 하다 보니 눈에 화상을 입을 정도로 피로도가 높다. 장마철이라 습도가 높아 땀도 더욱 많이 난다. 학교에서 급한 공문을 처리하고 나오다 보니 또 지각 출석이다. 운동장은 아직 햇살이 쏟아지고 있는데 회원님 세 분(회장님, 명예회장님, 꾸니님)이 벌써 운동장을 10바퀴 넘게 달리고 있었다. 부상에서 회복한 명예회장님이 제일 오른쪽에 자리를 잡고 한두 발 앞서 동반주를 펼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더위에 기가 눌려 운동장 전체에 산그늘이 내려오기를 기다리다가 트랙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100m 직선 거리를 20회 왕복하며 달렸다. 세 분은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5km를 씩씩하게 달렸다. 오늘은 사직야구장에서 경기가 없어 동네가 조용했다. 사직동에서 보쌈을 먹어볼까 생각하다가 아는 집에 가자는 의견을 쫒아 차를 돌려 초읍고개를 넘었다. 초읍 삼거리 근처 <초량갈비>에서 양념갈비를 양껏 먹었다. 소주도 4병이나 마셔 꾸니샘이 취기가 돌 정도였다. 명예회장님이 계산을 하셨는데 지출이 컸다. 카드 결재를 하지 않고 현금 결재를 했더라면 빵빵했던 지갑이 납작해졌을 것이다. 맛있는 고기를 넉넉하게 먹여주신 오늘의 물주 명예회장님께 감사드린다. 세 분은 술을 마셨고, 운전을 해야 하는 나는 고기와 밥만 먹었다. 나는 술을 마실 수 없어 두 손에 여유가 생겨 살코기를 많이 양보하고 갈비를 독점하고 모두 뜯었다. 내 앞에만 갈비뼈가 수북이 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