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시민의 60% 이상이 집을 세내어 월세로 산다. 그런데 새로운 세입자들에게 일 년에 평균 월세가 30% 올랐다면 집 구하는 서민들은 한숨이 나올법 하다. 독일 연방 의회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3년 독일에서 월세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포츠담으로 전년도 보다 평균 31.2%가 올랐다. 뒤를 이어 베를린이 26.7%가 상승했다고 한다.
베를린뿐 아니라 독일에서 주로 인구 밀도가 높지 않고 월세가 저렴한 곳으로 알려졌던 지역에서 특히 큰 상승폭을 보였다.
포츠담, 베를린에 이어 가장 크게 오른 지역으로는 브란덴부르크 끝에 있는 프리그니츠(Prignitz)에서 18%, 독일 동해 지역인 뤼겐과 슈트랄준트 20%, 근처에 대학 도시로 알려져 있는 그라이프스발트에서 15% 이상이 올랐다.
바이에른주 체코 국경지역인 티르쉔로이트(Tirschenreuth) 에서는 24%가 상승했지만 원래 집세가 매우 낮아, 올랐어도 1㎡당 독일 평균 10.55보다 낮은 6.86 유로 정도라고 한다.
예전에 베를린은 "가난하지만 섹시, Arm, aber sexy"한 도시였다. 사회 보조금으로 살아가는 시민의 수가 다른 대도시보다 높고 월세, 물가 모든 것이 저렴하지만 매력적인 유럽의 수도로 알려졌었다. 그런데 지난 몇 년 사이 급격한 변화가 생겼다.
최근에는 독일에서 뮌헨 다음으로 월세가 높은 곳이 베를린이라고 한다. 1㎡당 월세는 뮌헨 20유로, 베를린은 16유로 선이다. 그런데 문제는 주민들의 평균 소득은 베를린이 훨씬 낮다는 것이다.
베를린 세입자 협회(Mieterverein)에 따르면, 베를린 가구의 3분의 1은 더 이상 스스로 원하는 집을 구해서 살 여유가 없다고 한다. 베를린의 세입자 가구 중 절반 이상이 소득이 너무 낮아 공공 주택(Sozialwohnungen)에 입주할 수 있는 "입주 자격 증명서(Wohnberechtigungsschein)"와 같은 국가 지원을 받을 자격이 된다고 한다.
연방 정부는 지난 해 주거보조금 개혁으로 받을 수 있는 대상자 수와 보조금(Wohngeld) 액수를 크게 늘렸다. 베를린에서도 전년도 보다 보조금 혜택을 받는 사람의 수가 72% 증가했고, 200유로 이상 보조금을 받는 사람의 수도 두 배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