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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엘.”
애절하게 부르는 목소리. 하지만 닿지 않는 목소리. 영겁의 어둠속 시간, 그는 모습을 감춘 채 어두운 골목에 서있었다. 그런 그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달빛은 조소를 띤 채 붉은 눈을 가진 그들을 옭아매려는 듯 하늘 위에 떠있었다.
「있잖아, 사실 난 이 어둠이, 밤이 무서워. 빛이 사라진 이 풍경이 무서워. 아무것도 어둠에 파묻혀서 보이지 않는 게 무서워. 그런데 말이야, 네가 있으면 이 공포가 차분하게 사라져.」
과거의 추억 속 들려오는 소녀의 목소리. 그는 조용히 눈을 감고 건물의 벽에 기대었다. 과거의 추억 속 기억. 떠오르는 기억에 그는 다시 눈을 뜨고 붉은 눈동자의 자신을 옭아매는 달을, 밤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는 어두운 푸른 장막의 밤의 하늘을 조소를 띠며 비웃었다.
‘우습군. 달은 태양의 빛을 반사시켜 빛난다. 달이 세상을 비추는 빛은 결국엔 자신의 빛이 아닌 다른 존재인 태양의 것. 결국 밤에 유일하게 세상을 비추는 빛은 거짓된, 다른 존재의 빛.’
그는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쥐었다. 밤이라, 그것도 어두운 어둠속에 오래 있지 않아서 어둠에 눈이 익숙해 지지 않아 쉽게 보이지 않을 사물을, 그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보이지 않을 어둠속에서 정확히 꺼내 손에 쥐었다. 아마도 그의 붉은 눈동자에는 어둠속이 훨씬 더 잘 보이기에 그럴 수 있는 것일 것이다.
그의 붉은 눈에 자신의 눈동자의 빛을 닮은 붉은 장미가 비치었다. 이슬을 머금은 것처럼 생생하고 영롱하게 빛나고 있는 붉은 장미, 그리고 순은으로 새겨진 고귀한 문양. 그것은 노엘의 것과 같은 모양의 펜던트였다. 그는 펜던트를 한손으로 꽉 감싸 쥐었다. 소중한 것인 마냥 약간은 조심스럽게. 그리고 펜던트를 소중히 감싸 쥔 그의 검은 머리카락이 밤의 바람에 나부꼈다.
“카인님.”
어둠의 저편에서 들려온 목소리. 그 목소리에 그는, 아니 카인은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아까와는 전혀 다른, 감정을 완전히 지워버린 차가움만이 가득 찬 표정을 하고서. 이윽고 저편에서 카인을 부른 하인은 어느새 카인의 앞에 있었다.
“돌아가라.”
살짝 찡그린 표정을 하고서 냉담하게 카인은 하인을 향해 말하며 주머니에 펜던트를 집어넣었다. 카인을 향해 한쪽 무릎을 꿇고 왼손을 오른쪽으로 향하게 하고선 예를 갖추고 있던 하인의 표정은 굳어져갔다.
“하지만……. 아시지 않으십니까? ……의 후계자가 되실 수 있는 건 카인님뿐이십니다. ……이 될 수 있는 힘을 가지신 분은 카인님밖에는…….”
“내 대답은 같다. 전에 분명히 말했을 텐데……. 나는 ……의 후계자는 되지 않겠다고. 어서 돌아가…….”
온 몸에 전해지는 전율. 그 전율에 카인은 말을 멈추었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무언가가 심하게 진동하고 있었다. 자신에게 무언가를 알리려는 듯. 그 진동을 자신이 느끼기를 바라는 것처럼. 카인은 자신의 주머니에서 느껴지는 진동에 펜던트를 꺼내들었다.
펜던트는 뭔가에 크게 뒤흔들리는 것처럼 요란하게 흔들리며 진동하고 있었다. 카인은 진동하는 펜던트를 굳어진 눈으로 바라보았다. 전에 딱 한 번 진동하며 뭔가를 알렸던 자신의 펜던트. 그것이 또다시 진동하고 있었다.
“헉……헉……. 다가오지 마!”
공포에 질린 절규의 목소리. 카인은 들려오는 노엘의 비명에 노엘을 바라보았다. 노엘은 잔뜩 조소를 띄고 있는 누군가에 의해 잔뜩 공포에 질려있었다. 카인의 눈동자는 그를 보더니 진한 붉은 빛으로 물들어갔다. 분노의 감정. 그 감정이 카인의 마음속을 휘젓고 있었다. 카인은 분노의 감정에 차가운 표정으로 이성을 유지하던 자신을 잃었다. 그는 당장이라도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갈 듯 한 살기를 가득 품고 있었다.
“가시면 안 됩니다. 카인님. 아무리 카인님이라도 해도 헌터협회와 그들 사이에 끼어드시면…….”
카인의 강한 살기에 억눌려 카인의 앞에서 예를 갖추고 있던 하인은 몸을 움직이기도 못한 채 겨우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잇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하지 못하고 하인은 카인이 손을 뻗어 쓴 힘에 밀려 벽에 세게 부딪혔다. 자신이 가려는 걸 막으려는 하인을 기절시킨 카인은 살기 가득한 붉은 눈으로 정신을 잃은 채 다가오는 적을 맞이한 그녀를 향해 걸어 나갔다. 뒤에서 불어온 차가운 밤바람에 검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붉은 눈의 그들, 뱀파이어를 억압하고 짓밟은 초승달을 등진 채―.
안녕하세요~ 은빛카린입니다.
이번에는 1주일이 아닌 2주일만에 찾아왔습니다.
이제 서서히 분량이 줄어들기 시작해서 더 글 작성을 해야했기에 1주후에 찾아왔답니다.
그러나, 여전히 분량은 늘 기미를 안 보입니다. 어흑. 도저히 안 써져요.
슬럼프인가 봅니다. 묘사가 안 떠올라요. 억!
그럼 즐겁게 감상해주시고 예의의 덧글 달아주시길….
첫댓글 오우, 궁금함으로 가득찼던[..] 카인이 등장했군요+_+ 제소설의 카인과는 사뭇 다릅니다만 맘에 들어요..우후후후[< 뭐야넌..]
제가 쓴 소설 중에서도 저 아이가 제일 좋아요. 므힝힝. <-이런 흑발 매니아야!
삭제된 댓글 입니다.
나는 죽화의 손바닥 안 인가? 자주 동접...-_-;
카린님도 절단마공 쓰시면 어쩝니까 -_-;
절단마공 안 쓰면 이렇게 자주 못 올려요. 훌쩍.
카인의 등장인강 ㅎㄷㄷㄷ
뭐, 그렇죠. 끄덕.
기다렸습니다 !! 이제 시간이 좀 있어서 자주들리는데 안올라와서 내심걱정도.. 글이 안써지시다니 독자로썬 격려의 방법밖에..ㅠ 힘내세요.. 카린씨의 소설을 기다리고 재미있게 보는 사람들이 카린씨를 응원하고 있습니닷 !!
어제부터 풀릴 랑 말랑 해대고 있습니다. 열심히 써봐야지요. 매번 소설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소설 연재사이트.. 라고 해야하나, 그런 곳에서 작가분들이 중간에 이야기를 뚝- 끊어버리는데, 그런 것을 가리켜 '절단마공'이라 부릅니다. 이미 대성하신분도 있죠..
저도 어느정도 절단마공에 통달은 한거 같습니다. 끊어야할 때가 다 눈에 보이고 그렇게 구성을 하는 걸 보니...쿨럭.
절단마공 남발은 독자들의 사랑을 식어버리게 할 수도.... 실제로 그런 경우를 보니 남일 같지가 않아져요. 음음.
절단하는 것도 거의 1컷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지금 One Night가 쭉 이어지는 내용인데... 아직도 덜 쓴 상태입니다. 지금 한권 소설책처럼 쓰려고 노력중이다보니 3주라는 기간내에 한 스토리를 다 쓰기는 무리인지라 절단 마공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ㅠ 완전히 다 쓰게 되면은 묶어서 올릴 예정입니다.
본건 쫌 됬는데 준회원이어서 댓글을 못달았...
네, 그러시군요. 제 소설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또 늦었군요 ㄱ-... 에휴우 ㅠ 어쨌든 이번 소설도 재밌네요 ㅋㅋ 카린님의 소설은 언제봐도 표현이 정말 뛰어나신데..ㅋ 담편 기대할게요, 참, 앵화지연가는 당분간 안쓰실건가요?
피의 노래 완결 내고요. 어째 제대로 완결낸 소설이 없어서요. 피의 노래 이미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 지 다 정해놨기도 하고요.
그렇군요. 저도 카린님의 소설에서 피의 노래가 가장 재미있던데, 기대됩니다. 수고하세요 ^-^
피의 노래가 노래시리즈 1번째다 보니... 재미가 더 있는 거 일지도...
냐하, 하지만 그마저도 그 하지 못하고 가 무슨 뜻이에요? 'ㅁ' 잘 읽었습니다 ~
실수했네요.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