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오 : 요즘 무슨 생각을 많이 하고 사세요.
송정미 : 최근에 말씀을 묵상하는 가운데 예수님의 제자들이 밤이 맞도록 바닷가에서 고기를 잡고 수고하였으나 허탕을 치고있는데 예수님께서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던져라'라는 말씀을 붙잡고 기도하며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자들도 베타랑 어부들인데 그런 제자들이 깊은 데로 가라는 말씀에 순종하였던 그 믿음이 무엇일까 하고 생각하고 있고 나에게 있어서 깊은 곳은 어디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진오 : 최근에 김동호 목사님의 강의를 들었는데 목사님은 사모라는 호칭을 목사 자신이 사용하거나 공식적인 곳에서 사용되는 것을 좋은 사용이 아니라고 하시더군요. 송정미 선생님은-인터뷰 내내 나는 송정미 선생님이란 호칭을 사용하였다-찬양사역자, 사모님, 가수, 교수 등 여러 가지 호칭으로 불려지는데 선생님은 어떻게 불리기를 원하세요.
송정미 : 저도 사모라고 불리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모라는 말은 목회를 하는 남편의 사역을 돕는 역할을 할 때는 어울릴 수 있지만 저는 목회를 돕는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거든요. 또 저는 결혼하기 전부터 찬양사역을 해왔습니다. 제가 목사와 결혼했기 때문에 저를 사모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제 남편도 제게 프로포즈할 대 사모로서가 아니라고 했었고 지금도 실지로 제 사역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있습니다.
호칭이요. 일반 사람들을 만날 때는 송정미씨 그러면 될 것 같고 기독교인들 가운데는 어른들은 송정미 자매라고 하는 것이 자연스럽겠죠.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찬양사역자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진오 : 찬양사역자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선생님도 사무실 이름이 송정미MINISTRY인데 찬양가수를 하는 것이 단순한 의미의 사역이 아닌 'MINISTRY'라고 불리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송정미 : MINISTRY라는 것은 본인이 그렇게 부르는 것 보다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는 것이 가장 좋겠지요. 저는 제가하고 있는 찬양사역을 그저 단순한 노래부르기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정말 사역자의 마음으로 행하고 또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요. 인터넷에서 홈페이지에 가입 신청을 할 때 직업란에 무얼써야하나 망설일 때가 있습니다. 가수? 예술인? 전문직? 저는 가수라고 기입했습니다. 그렇게 보니 제 직업은 가수가 많습니다.
이진오 : MINISTRY라면 그에 따른 활동이 있을 텐데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송정미 : 저는 찬양을 부르는 것 자체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음반 판매나 공연수익금을 통한 사역도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한민족복지재단'에 1,000만원을 후원하였고, 제 공연의 티켓판매의 5%와 공연가수수익금 전액을 후원금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일반 업체들(문화회관, LG아트센터 등)과 계약할 때 이런 제안을 하면 놀랩니다. 순수익이 아닌 티켓판매에서 5%을 지원한다는 것이 적은 것은 아니거든요. 또 하나 저의 사역 중 하나는 저를 부를 수 있는 곳에만 가는 것이 아니라 저를 부르지 못하지만 가야하는 곳, 소외되고 어려운 곳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저에게 있어서 중요한 사역이지요. 찾아가기 위해 작은 시스템도 따로 준비해 두었습니다.
이진오 : 연세대 성악과 출신으로 알고 있는데요. CCM으로 오게된 계기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송정미 : 대학 다닐 때 저는 SOUL이라는 단체에서 활동을 하였습니다. SOUL 3기인데요. SOUL은 방학중에는 낙도나 농촌 지역으로 전도여행을 다니거나 봉사활동을 다니고 학기 중에는 주로 기독교 세계관에 관한 스터디를 했습니다. SOUL의 활동은 제게 역사와 시대에 대한 의식을 가지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80년 후반에 학교를 다녔는데 그때 연세대에서 이한열군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정말 어려운 때였어요. 기독학생들은 정체성과 가치관의 혼란의 시기였지요. 성악과는 당시 데모대의 가장 앞에서 노래를 부렸죠. 그러던 중 이유정씨가 만든 '오직 주만이'라는 곡을 알게 되었는데 저는 그 찬양에서 해답을 얻게 되었습니다. SOUL에서는 어느 단체를 돕고 있었는데 그 단체가 겨울을 나기 위해서 돈이 필요했습니다. 고민하던 중에 제1회 복음성가경연대회가 개최되었고 그때 상금 50만원이면 그 단체가 겨울을 나는데 도움이 되는 돈이었습니다. SOUL선배들 권유로 SOUL지체들이 코러스를 같이하며 대회에 참가하였는데 그때 제가 대상을 받게되어 그 단체를 도울 수 있게 되었지요. 그게 제가 찬양사역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축복송'도 SOUL 전도여행을 다녀오다가 만들게 되었습니다.
-송정미 선생님은 새벽이슬 편집장인 홍문기 기자가 SOUL 13기라 아는 체를 했더니 자신이 인터뷰하면서 SOUL을 아는 사람을 처음 만났다고 반가워했다. 우리 편집장은 지난여름에도 그 바쁜 중에도 SOUL 전도여행을 1주일 다녀왔다-
이진오 : 요 몇 년 사이 한국 CCM 앨범들은 내용이나 멜로디가 따라 부르기 좋은 노래, 즉 10대 위주의 음반들이 주를 이룬 것 같습니다. 그런 가운데 1년 전에 발표한 선생님의 앨범 4집 'Here&Now'는 내용적인 면, 음악적인 면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의미 있는 음반으로 CCM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음반을 만들게 된 배경이나 앨범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송정미 : 저는 음반을 낼 때 음반마다 주제를 가지고 음반을 만듭니다. 4집의 제목인 'Here&Now'는 신학적으로도 아주 의미 있는 주제인데요. 지금 이 시대의 아픔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Here&Now'의 곡들은 낙태, 북한, 노숙자 등의 현 시대의 아픔을 담고 있지요. 곡들은 이무하씨나 노래운동'뜨인돌'의 곡들을 여러곡 받았는데요. 저는 이분들의 곡이 대단히 의미 있고 중요한 곡들인데 너무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알려지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아마도 제가 그 곡을 부르는 것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질 수 있고 자연스럽게 받아드려지는데 도움이 되지 않나 생각됩니다. 저는 소위 주류에 속하는데 비주류의 음악을 하시는 분들과 서로 배우고 나누어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 CCM이 더욱 동시대에 필요한 음악이 될 것 같습니다.
이진오 : 외국의 경우 대표적인 복음성가 가수들은-스티브 그린, 샌디 패티, 칼맨 등-개인 앨범 가운데 장에 1-2장정도 어린이를 위한 음반을 만드는데요. 경배와 찬양 팀인 호산나, 비니야드, 마라나타 등도 마찬가지죠. 송정미 선생님은 어린이 음반을 만들 계획을 없으신지요. 현재 우리 나라의 경우 초등학생들이 배울 곡들이 거의 없고 있어도 주류 음반사가 아닌 곳에서 만들어 사장되는 경우가 많은데 CCM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도 어린이 앨범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송정미 : 제가 결혼한지 8년이 되었습니다. 결혼하기 전부터 마음에 어린이 앨범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결혼해서는 아이를 낳고나서 만들어야지 하는 개인적인 바램이 있어지오. 그러다가 1년 2년 지났고 아직까지 하나님께서 아이를 허락하지 않으셨고 8년이 지났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저는 주제를 가지고 음반을 만드는데 그 중에 어린이 앨범도 있습니다. 현재 4-5곡을 모아 두었는데 준비가 되는대로 어린이 앨범을 만들겠습니다.
이진오 : 몇 가지 예민할 수 있는 부분을 질문 드리겠습니다. 어느 콘서트 광고에 보니 카피 중에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복음성가 가수라는 문구와 함께 150만장이 팔렸다고 했더군요. 일각에서는 선생님 앨범이 약 15만장 정도 나갔을 거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송정미 : 먼저 양해와 사과를 드릴 것은 일반 업체와 공연을 할 때 신경을 많이 씀에도 불구하고 광고 카피가 제 의도와 상관없이 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도 그렇고 LG아트센터 공연 할 때는 포스터에 3관왕(세종문화회관, 문화예술회관, LG아트센터)이라고 써 놓았는데 홍보하는 사람들 마음은 이해하지만 제 의도와 많이 달라서 조금 언쟁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더욱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제 앨범 판매에 대해 그런 의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먼저는 앨범 판매량이 가수에게 중요하지 않다고는 볼 수없지만 그러나 제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의미는 아닙니다. 그래도 오해의 소지가 있기에 알려드리면 4집은 SONY라는 일반 레이블에서 제작을 했는데 SONY의 경우 앨범 판매량이 정확하게 집계가 됩니다. 가수인 저 조차도 앨범을 가져오면 로열티를 지불해야하고 그 개수가 정확히 집계됩니다. 이것이 중요한 것이 세금 문제와 연관되어있고 또 외국에서 객관적으로 인정받는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지난달까지 4집이 약10만장 정도 판매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1,2,3집의 경우 1달에 2천에서 3천장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정확하게는 아니지만 제 앨범 4개의 전체 음반 판매량이 150만장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정확히 집계해 보지 않아 정확하지는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진오 ; SONY로 옮기신 이야기를 하셨는데 보통 기독교 음반 가격이 4,500원 선인데 비해 SONY에서 나온 4집의 경우는 6,000원입니다. 물론 대형매장에서는 약20%정도가 할인된 가격인 4,400원 수준에 살 수 있지만 대형 매장이나 음악전문매장이 없는 지방의 경우는 6,000원을 다 주어야 합니다. CCM의 주 소비층인 청소년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이고 가격 차이로 인해 오해의 소지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송정미 : 먼저 가격 면에서 부담이 되었다면 죄송합니다. CCM이 발전하려면 음반이 기독교 매장에만 비치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매장이나 음악전문매장에 비치되어야 손쉽게 구입하고 일반 사람도 접할 수 있게 되지요. 이것이 SONY로 옮기게 된 이유 중 하나인데요. 저는 SONY로 옮길 때 조건으로 일반매장에 CCM코너를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매장 입장에서는 송정미씨 혼자만으로 코너를 만들 수는 없다고 하더군요. 더 많은 앨범들이 일반매장에 들어 갈 수 있도록 유통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진오 : 또 한가지 예민한 질문이 있는데요. 얼마 전부터 복음과 상황 홈페이지에 소위 송정미 논쟁이 있었습니다. 알고 계신지요. 아신다면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송정미 : 처음에는 몰랐는데 누군가에게 소식을 전해듣고 복음과 상황에 들어갔었습니다. 그곳에 올라온 글들을 거의 다 보았고요. 논쟁되어지는 것도 보았습니다. 어떤 분은 이걸 송정미가 볼까 하는 말을 하면서 글을 쓰시기도 했더군요. 어떤 사람에 대해서 평가하고 이야기한다는 것이 당사자에게는 곤혼스럽고 불편하지만 유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몇 가지는 오해가 있는 것 같더군요. 우습게도 제 포스터 사진이 컴퓨터 조작이 아니냐 하며 실제보다 너무 날씬하게 나온 것 아니냐고 말씀하시는데요. 제 사진은 한 분이 모두 찍는데 정말로 맹세코 조작한 것 아닙니다. 제 매니저는 그걸 보고 사진의 마술이라고 하더군요. 사진사가 잘찍어준 것인데 그렇게 까지 문제가 되는지 의아했습니다. 어쨌든 논쟁에 대해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논쟁이 언제나 진실에 입각한 것이거나 진실을 더욱 분명히 드러내는 것은 아니기도 하지요.
이진오 : 요즘 찬양사역자들을 희망하는 사람도 많고 관련 학교나 과도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마치 90년대 선교 열풍 속에서 전국의 신학대에 교수도 교육과정도 준비되지 않은 채 우후죽순 선교학과가 생겼다가 요즘 애물단지가 되어 폐과 시키고 있는데 찬양관련 학교나 과 신설도 이런 현상은 아닌가 싶어서 걱정되는 면도 있습니다. 숭실대 CCM과 교수를 하고 계신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송정미 : 저는 찬양사역자에게 필요한 것 중에 하나가 역사의식과 시대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것을 완벽히 갖추고 할 수는 없지만 부족하면 잘하는 곳이나 사람들과 함께 하면 보완해야겠지요. 코스타 캐나다 집회에 참석했다가 이문식 목사님을 만났는데 이분이 제가 찬양을 끝내고 들어오니 저를 보고 기뻐하며 제 찬양에 깊은 영성이 있다고 해주셨습니다. 저는 이문식 목사님 같이 역사와 통일을 고민하는 분들의 사역지에 찬양사역자들이 함께 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CCM과 학생들을 마치 신학생들 교육전도사 보내듯이 목사님들께 사역할 수 있도록 부탁을 드리고 있습니다. 그러면 학생들도 배우고 목사님들도 CCM에 대한 의식이 새로워지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희 학교 CCM과는 정식 석사 인정을 받은 곳입니다. 따라서 여러 가지 제약도 많고 그만큼 필요한 교육을 충실히 하고 있지요. CCM도 성경적 세계관에 입각해야 하고 그럴 때 건강해 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진오 : 장시간 좋은 대화에 감사합니다. 마직막으로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음반과 책을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송정미 : 음반은 마이클 카스의 포이에마를 추천합니다. 이 앨범은 벨페스트라는 지역의 아픔을 노래한 것인데 저는 이 음반을 들으며 북한의 아픔을 생각하였습니다. 책은 고든 멕도날드가 지은 [하나님이 축복하시는 삶]을 추천합니다. 저는 이 책을 2번째 읽고 있는데 깊은 은혜를 받고 있습니다.
2시간 이상의 인터뷰 중에 나는 1잔의 커피와 1잔의 녹차를 마셨고 많은 대화 속에 정말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인간 송정미를 느낄 수 있었다. 모든 대화가 마친 후 나에게 기도를 부탁하는 것을 극구 만류하고 송정미씨의 기도로 마무리하였다. 짦은 만남, 그러나 속 깊은 이야기는 2틀이 지난 지금도 마음속에 여운으로 남아있고 무엇보다 주류 찬양사역자들에 대한 은근한 불만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는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랑과 넉넉함을 느낄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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