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보다 이웃의 고단한 삶 먼저 살핀 농부 박종관 씨
카페 바흐, 항암 투병중인 박 씨 위한 ‘특별한 ‘1일 카페’
전국 각지서 102명 동참해 쾌유 응원금 830만7000원 모여
박 씨 위한 응원은 아직도 진행 중, 후원금은 이번 주 전달
'1일 카페'를 기획한 경주 카페 바흐 최병한 대표.
‘사람이 길을 가다 보면/ 버스를 놓칠때가 있단다/ 잘못한 일도 없이/ 버스를 놓치듯/ 힘든 일을 당할 때가 있단다/ 다음에도 버스는 오고/ 그다음에 오는 버스가 때로는/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을!/’ -나태주 시, ‘다시 중학생에게’ 중에서.
항암 투병중인 농부 박종관 씨를 후원하기 위해 경주 ‘카페 바흐(대표 최병한)’가 펼친 ‘1일 카페’ 응원의 감동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6일 경주 하동에 있는 카페 바흐에서는 농부 박종관 씨를 후원하는 특별한 ‘1일 카페’를 열었다. 많은 이들이 직접 카페를 찾는 등 1일 카페는 성황리에 마무리됐지만 입소문을 타고 각지에서 온정이 모여지며 선한 영향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주는 물론, 서울, 분당, 창원, 전주, 부산, 대구, 울산, 포항 등에서 동참한 이번 1일 카페 쾌유 응원금(당일 매출과 성금 답지 포함)은 28일 현재, 102명이 동참해 830만7000원이 모아졌다.
26일 최병한 대표가 '1일 카페'에 올린 사연과 박종관씨의 부인이 써 보낸 편지.
이곳 카페에서 인문학 강좌를 진행했던 나태주 시인과 안도현 시인도 후원금을 보내오며 동참했다. 나태주 시인은 ‘기쁨은 암세포를 이겨내는 능력이 있습니다. 박종관 씨에게 기쁨이 넘치기를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도 함께 보내왔다.
최 대표 부부가 이번 행사를 기획한 것은, 상주시 시골 동네로 들어가 1998년부터 25년째 유기농 포도농사(향유포도원)를 지어온 농부 박종관 씨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면서다.
박 씨는 마을을 이끄는 이장, 아내는 부녀회장을 맡으며 귀농학교의 강사로, 마을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자로, 문화활동의 기획자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섰다고 한다. 그들의 우직한 봉사의 행보는 소문이 자자할만큼 지역민의 신뢰를 얻고 있었다.
그런 박종관 씨 부부에게 큰 시련이 닥쳤다. 박 씨가 지난 2월 간암 4기 진단을 받고 항암 투병 중이라는 것이었다.
지인을 통해 포도를 사고팔았던 인연이었고 최 대표와 박 씨는 아직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지만 최 대표는 박 씨 부부를 응원할 일념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번 행사 진행이 혹시 이웃들에게 부담을 줄까 하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는 최병한 대표는 “젊어서부터 농촌 살리기 활동에 전력하다가 병을 얻은 우직하고 천사 같은 향유 아빠(박종관 씨)를 무조건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과 기도뿐이었습니다. 계산 못하고 처세에 밝지 못해 자신과 가족보다는 이웃의 고단한 삶을 먼저 살피느라 정신없이 살아온 박종관 씨를 위해 저희와 함께 기도해주시고 그 응원의 힘으로 암세포를 떨치고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내년에는 더 맛있는 향유 포도를 우리 모두 맛볼 수 있기를, 경주 첨성대도 구경하고 계림숲도 거닐고 카페바흐도 찾아와 제가 내린 커피도 마시며 음악도 듣는 기적이 일어나길 바랄 뿐입니다”
최 대표는 응원금과 응원 편지를 박종관 씨의 일정에 맞춰 이번 주 내로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또 연말경, 이번 성금 후원에 동참했던 이들에 대한 ‘감사의 카페’를 계획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한편 카페 바흐는 2016년 1월 개업한 이후로 방문자들과 다각적인 문화 마인드로 접근하면서 음악 카페라는 정체성에 부합하고 연중 독서토론, 작은 음악회, 인문학 강좌, 영화 감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이곳을 찾는 많은 이들과 어깨동무하며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다.
ㅡ출처ㅡ
[경북신문] 경주 카페 바흐 ‘1일 카페’ 감동의 여진... 시련 겪는 농부 응원 계속돼 http://www.kbsm.net/news/view.php?idx=403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