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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이글 아스팔트 지면이 녹아내릴 듯 폭염이 쏟아지는 여름 한낮 거리에서는 양산에 얼굴까지 몽땅 가리는 검은 썬캡 모자, 선글라스, 그도 모자라 자외선 차단용 긴 팔 토시까지, 완전무장 한 아주머니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당장 바닷물 속에 달려들어가고 싶은 휴가철 바닷가에서도 바닷물에 풍덩 몸을 던지기는커녕 덕지덕지 허옇게 얼굴과 온몸에 자외선 차단제를 듬뿍 바르고 햇볕을 피해 그늘막이나 텐트 안에서 꼼짝도 못하는 아가씨들도 볼 수 있다. 연약한 아가씨들은 물론 위풍당당한 대한민국 아줌마들까지 겁먹게 하는 호환, 마마 보다 무서운 자외선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자외선은 파장이 400나노미터(빛의 파장을 나타내는 단위. 1나노미터는 1미터의 10억분의 1이다) 이하인 광선을 말한다. 태양광선 속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자외선은 비타민-D를 합성하여 골다공증, 유방암, 전립선암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런 자외선의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자외선은 사람들이 피하고 싶은 여러 가지 문제들을 일으키고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다. 기미, 주근깨 등을 일으켜 얼굴을 보기 싫게 만들게 할 뿐 아니라 피부암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며 햇빛 화상, 일광노화나 햇빛알레르기를 일으키기도 한다. 자외선에 노출된 후 몇 시간 지나면 피부가 빨갛게 되고, 이 붉은 정도는 서서히 약해지면서 지속되는데, 이를 선번(sunburn)이라 한다. 과도하게 자외선에 노출된 경우 물집이 생기는 등 화상상태가 될 수도 있고, 자외선 A는 면역계를 약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 오존층이 파괴되는 것을 그토록 염려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 자외선에 대해 무장해제가 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오존층은 태양광선 중 자외선을 차단함으로써 사람을 비롯한 지구상의 생명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오존층이 파괴됨에 따라 자외선, 특히 UVB를 차단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되면서 지표면에 도달하는 자외선 B량이 증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로 자외선은 단지 얼굴 그을리기를 무서워하는 여자들만 조심해야 할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얼굴에 뭐 찍어 바르는 것을 퍽이나 쑥스러워하는 남성들도 하루 종일 밖으로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자외선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기초 방어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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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외선 차단제, 제대로 알고 사용하기 ●
기초방어의 대표적인 제품은 자외선 차단제다. 자외선에 너무나 의연하거나 무지한 몇몇 사람들을 빼고는 이제 현대인의 필수품이 되다시피한 것이 자외선 차단제다. 그러나 무턱대고 아무 제품이나 발랐다고 자외선을 제대로 막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알고 제대로 방어하기 위해 화장대 위 자외선 차단제에 대해서도 공부를 좀 해야 한다.
○자외선 차단시간 SPF 자외선 차단제에 써 있는 SPF라는 단어는 ‘Sun Protection Factor’ 즉, 자외선 차단 지수를 말한다. SPF 뒤의 숫자는 자외선을 차단해 주는 시간을 의미한다. SPF 1은 15분을 의미하는 것으로 차단제에 명시된 숫자에 15를 곱하면 자외선으로부터 안전한 시간을 알 수 있다. 만약 SPF 20이라면 300분 동안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는 셈이다. 그렇다면 자외선 차단제 지수는 높을수록 좋은 걸까. 높을수록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물론 해변가나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는 곳에 있다면 조금 높은 지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수치는 시간을 반영할 뿐 효과를 배가시키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높을수록 고농도의 화학물질과 접촉하게 되므로 피부에 자극을 주거나 알레르기가 생길 위험이 있어 민감한 피부는 SPF 지수 20 이상의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지수는 얼마 동안이나 피부를 태우지 않고 햇볕에 노출시킬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이다.
○UVA와 UVB, UVC 우리가 자외선 차단제에서 흔히 자외선 차단 지표로 삼는 SPF는 자외선B 차단지수다. 기존의 자외선 차단제품들은 대부분 UVB 차단기능만 있는 경우가 많다. 자외선에는 UVA, UVB, UVC가 있는데 UVC는 지구 밖의 오존층에 의해 제거된다. 하지만 지상에 도달하는 UVA와 UVB 중 최근 들어 UVA의 위험성이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자외선A는 자외선B보다 더 깊게 피부층으로 침범해 피부 노화에 영향을 끼친다. 또 파장이 길어 자외선B보다 10배나 많은 양이 지표면에 도달하므로 피부에 닿는 자외선의 95% 정도를 차지한다. 요즘은 자외선B는 기본, 자외선A 차단 기능이 함께 있는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자외선A의 차단 효과는 PA로 PA+, PA++, PA+++로 따로 표시된다
○자외선 차단제 상황에 맞는 선택법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목적, 자외선 지수와 자외선에 대한 피부 민감도에 따라 적절한 제품(SPF, PA)을 선택하여 사용한다. 산책, 쇼핑, 출퇴근, 등하교 등의 일상생활에는 SPF 10 전후, PA+면 충분하다. 실외에서의 간단한 스포츠, 레저 등으로 비교적 장시간 태양 아래서 활동하는 경우 SPF 10~30, PA++ 정도의 제품을, 휴앙지에서 해양 스포츠나 스키 등 강한 자외선을 쪼이는 경우에는 SPF 30이상, PA++ 또는 PA+++정도의 제품을 사용한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 있다해도 자외선은 사무실의 창문을 통해 70% 이상 투과한다. 그러므로 보다 철저한 자외선 차단을 위해선 블라인드를 치는 것이 좋다. 허허벌판 모래사장은 자외선 무방비지대다. 물에 들어갔다 나오는 즉시 자외선 차단제를 덧바르는 것은 기본. 바르기 쉬운 스프레이 타입도 좋다. 숲 속에 있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나무, 숲 등에 가려 햇빛이 약한 듯 느껴질 수 있으나 그 사이로 들어오는 자외선의 양을 무시할 수 없다. 지수는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비행기 안은 안전지대일까? 구름 위의 비행은 자외선을 가장 가까이서 받게 된다. 장마철은? 주룩주룩 비가 내리는 날에도 자외선 차단은 필수다.
○자외선 차단제 사용법 자외선 차단제는 노출되는 피부에 골고루 피막을 입히듯 가볍게 바르며 바른 즉시 밖으로 나가면 햇빛에 의해 자외선 차단제가 증발함으로 보통 외출하기 30분 전에 발라 완전히 흡수되게 한다. 자외선 차단제의 차단 효과는 3시간에서 길어야 8시간 정도다. 보통 아침에 화장하면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출근을 한다면 최소 바깥에서 10시간 이상을 보내게 된다. 그러면 자외선 차단제를 외출 전에 발랐다 하더라도 오후엔 그 효과가 현저히 떨어져 있게 마련이다. 자외선 차단제는 수시로 발라주는 것이 가장 좋지만 여성들의 경우 화장 때문에 여의치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화장한 위에 덧바를 수 있게 나온 자외선 차단제나 스프레이 타입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거나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투웨이케이크를 사용하면 보다 효과적이다. 또 수영이나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시에는 물에 지워지지 않는 워터프루프 기능의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한다 광대뼈 부위 및 눈 밑, 손 등 햇빛 노출이 많은 부위에는 피해가 쉽게 나타나므로 한 번 더 덧바르는 것이 좋다. 최근에 시판되고 있는 제품 중에는 워터프루프(Water Proof) 타입으로 물이나 땀에 쉽게 지워지지 않아 12시간 이상 지속된다는 자외선 차단 제품들이 나와 있지만, 이들 제품 또한 손으로 닦아내거나 만질 경우 지워질 수 있으므로 2~3시간에 한 번씩 발라주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자외선 차단제를 듬뿍 바르고 외출해서 집에 돌아오면 최소 이중 세안으로 모공 안에 남아 있는 잔여물까지 꼼꼼히 제거하고 보습제를 골고루 발라 피부를 진정시켜야 한다. 몹시도 번거롭게 느껴지는가. 그러나 자외선 안전불감증으로 햇빛 알레르기가 일고, 얼굴에 온통 기미와 잡티가 내려앉고, 휴가 다녀온 뒤 거울 속에 비친 자기 얼굴이 한 십 년쯤 늙어 보이는 것보다야 번거로움을 택하는 편이 현명한 처사일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