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후반 미국에서는 ‘Twiligjt Zone’이라는 시리즈물이 큰 히트를 쳤습니다. 바로 국내에 ‘환상특급’이라는 다소 기발한 제목으로 소개되기도 했는데 당시 독특한 소재와 재미있는 상상력으로 많은 인기를 모았다고 하지요… 이 시리즈물은 그 뒤 지속적으로 만들어져 다양한 장르의 환상적이고도 신비한 이야기를 그려냈었습니다.
1980년대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사단이 키워내는 꿈나무(?) 감독 (실제로 훗날 흥행감독으로 대 성공을 거둡니다) 들이 제작과 감독을 맡은 ‘Amazing Story’라는 시리즈물이 나옵니다. 마찬가지로 누구나 한 번쯤 그려보았을 이야기를 기발한 재치와 상상력으로 부활시켰습니다. 국내에도 동명의 비디오로 출시가 되어 있죠.
아주 예전에 봤던 에피소드 중에서 흡사 '멤피스벨'의 마지막 장면과 비슷한 장면을 묘사한 작품이 하나 있었지요..(제목이 기억 안 납니다) 역시 폭격임무를 마치고 귀환하는 폭격기가 있었습니다. ‘멤피스벨’ 처럼 적기의 공격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착륙을 시도하고 있는데 한 쪽 착륙바퀴가 날아가 없어진 걸 발견합니다. ‘멤피스벨’에서는 고장난 바퀴를 수동으로 돌려 기체가 활주로에 닿는 것과 거의 동시에 내려와 착륙에 성공을 합니다. 그런데 이 에피소드에서는 아예 바퀴가 없어져버려 꼼짝없이 동체착륙을 해야 합니다. 기체는 비상착륙을 시도하고 다들 공포에 질려있는데 평소 만화를 즐겨 그리던 (‘멤피스벨’에서는 시를 쓰는 병사가 나오죠) 병사 하나가 구석에서 뭔가를 절박하게 그립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착륙바퀴가 정상적으로 내려진 채 착륙하는 폭격기입니다. 그 병사는 죽음을 앞두고 아주 절실하고 절박한 소망을 그림으로 담아낸 것이죠.. 그런데 잠시 후 기적이 일어납니다. 한쪽으로 쓰러져 기체가 바닥에 닿아야 하는데 아주 가뿐하게 사뿐히 착륙한 것입니다. 다들 놀라 밖을 쳐다보는데 없어진 바퀴가 멀쩡히 생겨나 있는 것입니다!!! 더 입이 벌어지는 것은 그 바퀴는 애니메이션으로 되어 있죠…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결합. 마치 ‘누가 로저래빗을 모함했나?’ 같은 장면이 멀쩡하게 이어집니다. 바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야말로 절실하고 목마른 소망을 담아 그려낸 착륙바퀴가 정말로 생겨난 거죠… 만화같이…기적적으로… 이쯤되면 정말 ‘어메이징 스토리’ 아니겠습니까? 기발하다 못해 기가 막힙니다. 감독의 상상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시청자들을 한 전 더 놀래킵니다. 바퀴로 다가가 신기하게 만져보던 병사들이 비행기 밖으로 나가자 그 바퀴는 기다렸다는 듯이 터져 버리고 비행기는 굉음을 내며 주저 앉습니다. 마치 바퀴같은건 원래 없었다는 듯이요…
최근 HBO에서 방영하는 총10부로 된 화제작 ‘밴드오브브러더스’는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가 제작을 맡아 15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투여해 만든 그야말로 “사상 최대의 미니시리즈”입니다. 요즘 밀리터리 매니아들이나 전쟁영화 매니아들을 거의 전율에 가까운 흥분에 빠뜨리고 있지요. 애시당초 이 HBO라는 영화채널은 (한국의 HBO말구 미국 HBO) ‘HBO Original’ 이라는 프로그램 블록을 통해 자체적으로 제작한 TV시리즈물이나 TV영화를 많이도 그것도 수준있게 만들어내는 채널이죠. 해마다 제작부문의 무슨무슨 상을 다 휩쓸어갑니다. 여러분도 잘 아실만한 ‘Sex and the City’나 ‘Sopranos’ 등이 최근 HBO에서 제작한 TV시리즈 물인데요, 이 시리즈물의 특징으로는 출연 배우들이 거의 무명에 가까운 별볼일 없는(?) 배우들이 출연해 바로 뜨는(?) 경우가 많다는 것일 겁니다. HBO에서도 이 점을 십분 활용해 다른 시리즈물과 차별화되는 포인트로 써먹기도 하지요…
스티븐 스필버그는 예전에도 HBO와 손을 잡고 ‘Tales From the Crypt’(1989년)라는 전대미문의 시리즈물 – 호러, 서스팬스, 공포, 스릴러, SF, 미스터리 물에 가까운 - 을 다수 만든 전력이 있습니다. 국내에 ‘납골당의 미스터리’라는 제목으로 HBO의 전신인 ‘캐치원’에서 방영이 되었죠.. 아마 비디오로도 출시가 되었을 겁니다. 이 시리즈물도 스필버그 사단인 로버트 저멕키스(빽 투 더 퓨처 시리즈, 캐스트어웨이 등 감독), 리처드 도너(슈퍼맨1,2, 리쎌웨폰 시리즈 등 감독) 감독 등이 돌아가면서 메가폰을 잡고 톰 행크스, 마이클J 폭스, 아놀드슈월츠네거 등 지금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당연히 당시에도 유명한 스타급들 배우들도 많이 출연)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여 화제를 모은 독특한 내용의 시리즈 물입니다. 이러한 단편 시리즈물의 기획과 연출 경헙을 바탕으로 오늘의 흥행대작들을 만들 수 있는 감독이나 배우들로 성장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런 장편이 아닌 편당 60분 안팤의 비교적 짦은(?) TV시리즈 물은 극전개가 스피디하고 재미있고 기발한 상상력을 별 부담없이 필름에 담을 수있으며 흥행성공 이라는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어 맘껏 연출력을 뽐내고 실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서 그런지 감독들은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게 됩니다.
이러한 TV시리즈 또는 TV용 영화 들이 특히 최근들어 공중파는 물론이고 늘어난 케이블TV채널들이나 위성채널들을 통해 많이 소개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단편 시리즈물이나 영화(짧은 단편,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들이 주는 즐거움은 장편영화의 그것들과는 색다른 무엇이 있는데 바로 그런 매력이 시청자뿐만 아니라 직접 연출을 하는 감독들을 뭍잡는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원래 ‘납골당의 미스터리’는 50년대 유명한 호러 만화를 바탕으로 제작이 되었는데 이와 유래를 같이 하여 1991년 저메키스와 도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커크더글라스, 브래드피트, 댄 애크로이드, 데이빗 모스 등이 출연한 ‘Two-Fisted Tales’란 영화가 있었습니다. 물론 TV용 영화이고 “최후에 관한 짦은 필름” 또는 “최후의 이야기”로 국내에 소개되었습니다. 오래전 ‘캐치원’에서 방영되었습니다. 총 세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었으며 각각의 장은 다양한 시대 다양한 인간의 ‘최후’에 대하여 그리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의 브래드피트는 초기 막 잘나가기 시작할 무렵의 모습일겁니다. 브래드 피트는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못말리는 스피드광으로 나옵니다.
제1편 “Showdown”
서부시대 악명 높았던 총잡이와 보안관의 생사를 담보로 한 마지막 대결과 죽음을 그린 단편. 죽음과 삶의 경계를 그린 초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사후세계에 가지 못하는 한 많은 영혼들에 대한 이야기라고나 할까요?
제2편 “King of the Road”
양아치 스피드 광(브래드 피트)이 사고후 맘 잡고 잘 사는 왕년의 스피드 광에게 막무가내로 도전을 합니다. 도전을 받아주지 않자 딸까지 납치하는 막가파 근성까지 드러내는데 마침내 아버지는 딸을 위해 도전에 응하기로 합니다. 목숨을 건 결투의 승자는 누구일까요?
제3편 “Yellow”
(영어로 Yellow에는 노란색이란 뜻외에 ‘겁쟁이’란 뜻도 있습니다)
때는 1차대전 전선이 교착상태에 빠진 어느 날 예의 전선에서는 참혹한 참호전이 계속되고 있고 미군 제101보병연대는 진격을 시도합니다. 돌격명령을 내리며 선봉에 선 선임하사(상사)의 뒤를 따라 수많은 보병들이 전진을 시도하지만 곧 빗발치는 기관총탄과 포탄에 목숨을 잃고 맙니다. 포탄이 작열할 때마다 무더기로 쌓이는 동료들의 시체더미 사이로 진격하던 선임하사는 문득 당연히 선봉에 서야 할 장교가 보이지 않는 것을 깨닫고 다시 참호로 돌아와 장교를 찾습니다. 그런데 그 장교는 참호 한 구석에서 술병을 입에 물고 숨어 있지요. 화가 머리 끝까지 오른 선임하사는 멱살을 잡다시피하고 돌격을 다그치지만 그 장교는 헛되이 죽는 것이 뻔한데 싸울 이유가 없다고 하면서 오히려 후퇴를 명령합니다. 선임하사는 반발을 해보지만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는 군인일 수밖에 없는 그는 결국 부하들에게 후퇴명령을 내리고 전선은 다시 소강상태에 들어갑니다. 그날 밤 부대사령관은 후퇴명령을 내린 자가 누구였는지 선임하사를 추궁하게 되고 결국 그 장교는 사령관에게 호출을 당합니다. 그 장교는 다름아닌 사령관 자신의 아들입니다. 사령관은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자신의 아들이 부대에서 Yellow(겁장이)라 통한다는 사실에 매우 심기가 불편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또 아들이 사고를 친 겁니다. 아들이 겁쟁이라 놀리는 판에 부대를 지휘할 명분이 없는 사령관은 당장 독일군이 잘라 놓은 것으로 보이는 통신선을 복구하라는 임무를 아들에게 줍니다. 단, 이번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겁쟁이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면 좋은 곳으로 빼주겠다는 조건을 달구요… 아들은 부하들을 데리고 전장 한 가운데 있는 통신선을 복구하러 갑니다. 아무래도 불안한 선임하사는 포탄 구덩이에 (한 번 포탄이 떨어진 구덩이(탄흔)에는 다시 포탄이 떨어질 확률이 적어집니다. 포탄을 발사하면 포탄이 날아가는 반동으로 포신의 각도라든지 포구의 방향이 약간씩 틀어집니다. 아무리 작은 차이더라도 수 킬로미터 심지어 수십킬로미터 밖의 포탄이 떨어지는 표적위치에서 보면 상당히 많은 차이가 나게 되지요. 다시 수정을 보긴 하지만 똑 같은 지점에 낙하할 확률은 다른 곳보다는 적어지는 것이죠. 뭐 아무튼 힘 안 들이고 파 놓은 좋은 은폐엄폐호가 되기도 해서 그 구덩이 유용하게 쓰인답니다. 영화 ‘안지오’, ‘서부전선 이상없다’에서도 적의 공격을 피하는 곳이 되기도 합니다. 포병 사격은 지뢰제거할때도 유용합니다. 실제로 산탄의 개념을 이용한 지뢰제거에 쓰는 전용포탄이 실전배치되어 있죠. 말이 좀 새는데 이왕 샌김에… 얼마전 ‘종군기자’에 대한 주제가 떴을 때 바로 생각나는 것이 ‘지상최대의 작전’에 나왔던 종군기자들이었습니다. 다소 우화적으로 그려졌죠… 상륙을 지휘하는 땅딸보 장군에게 기사송고를 위해 군용전화(무전)를 빌려달라고 했다가 된통 찐빠만 먹습니다. 다시 동료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는데 그 곳이 바로 포탄 구덩이(탄흔) 였습니다. 결국 그곳에 숨은(?) 두 명의 기자는 비상용 비둘기를 이용해서 기사를 날려보내지만 비둘기는 엉뚱하게 독일군 진영으로 날아가죠..흐미 말이 엄청 샜습니다.) 사령관의 아들을 남겨두고 나머지 병사들과 함께 ‘방차통’(군대 갔다 오신 분들은 다 아시져?)을 메고 적진 코 앞으로 기어 갑니다. 물론 뒤에 남은 장교는 독일군이 나타나면 신호를 하기로 되어 잇었죠… 얼마 후 당연히 독일군 정찰대가 나타나지만 겁에 질린 장교는 숨소리 한 번 제대로 내지 못하고 선임하사 일행은 정찰대에 발각되어 교전이 벌어집니다. 독일군의 수류탄에 병사들은 다 죽고 선임하사 마저 부상을 입고 쓰러집니다. 엉금엉금 기다시피 해서 도망쳐 아군 진지로 돌아온 장교는 아버지인 사령관에게 가서 임무수행 도중 독일군에게 발각되어 이를 투입된 병사들에게 알렸지만 이미 늦어 교전이 벌어졌고 자신을 제외하곤 모두 전사했다며 거짓말을 합니다. 사령관은 임무는 실패했지만 용감하게 싸우다가 돌아왔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이제 아들이 겁쟁이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흐뭇해합니다. 그러나 바로 그 떄 독일군 수류탄에 날아가 죽은 줄 알았던 선임하사가 복부를 철모로 가리고 사령관 참호로 들어옵니다. 복부에 치명상을 입어 내장이 다 흘러 내리면서도 부하들을 버리고 도망친 장교를 응징하고자 간신히 진지로 귀환한 것이죠. 선임하사는 진실을 다 밝히고 쓰러져 죽습니다. 사령관은 분노에 차서 아들을 군법회의에 회부합니다. 속개된 군법회의에서 아들은 사령관이자 아버지에게 사형언도를 받고 수감되고 그날 밤 사령관은 아버지로서 아들을 찾아갑니다. 자신에게 사형언도를 내린 아버지를 아들은 원망하죠. 자신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으로 웨스트포인트에 갔으며 이 전쟁은 자신에게 아무 의미없는 것이라고… 아버지는 내일이면 사형될 아들에게 기회를 주려 찾아왔다고 합니다. 내일 사형장에서 집행사수들의 소총에 장탄을 하는 사람은 바로 사령관인 아버지이며 어떻게 아버지가 아들을 죽일수 있겠느냐… 네가 죽은 것처럼 믿게 할 테고(공포탄을 넣겠다는 뜻이겠죠?) 사형대 아래에 도주에 필요한 물품을 넣어둔 가방을 놓아두겠다. 그러니 내일 사형대에서 미육군 장교답게, 미육군 사령관의 아들답게 죽음을 맞이해달라… 내 아들이 겁쟁이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있도록 당당한 최후를 맞이해달라고 합니다. 아들은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리할 것을 약속합니다. 드디어 다음 날 아침 장엄한 분위기 속에서 사형이 집행됩니다. 간밤의 약속대로 당당하고 군인답게(?) 사형대로 걸어갑니다. 사형대에 선 아들은 사수들의 소총에 장탄을 하는 아버지와 눈을 맞추고 힐끗 눈을 뒤로 돌려 자신이 총을 맞고 굴러 떨어질 시체들 사이에 분명 아버지가 가져다 놓았을 군장이 있는 것을 확인합니다. 이제 당당하게 죽으면,,,아니 죽는 척만 하면 모든게 끝난다고 생각한 아들은 생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군인다운 연설을 하고 군인다운 죽음을 맞이하려 합니다. 모든 절차가 끝나고 드디어 집행의 순간!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고개가 숙여집니다. 그것을 본 아들은 순간적으로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끼고 낯빛이 변하며 뭔가를 말하려 하지만 이미 때는 늦고, 총알이 발사되고 아버지를 위해 명예롭게 죽으려던… 아니 죽어주는 척 하려던 아들은 피투성이가 되어 사형대 아래로 굴러 떨어집니다. 아버지는 자신의 명예를 위해 아들을 속인 것이지만 그 비밀을 아는 사람은 이제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이 영화에는 세가지의 군인상이 나옵니다. 하나는 명령이라면 목숨까지도 초개와 같이 내던질 줄 아는 용감무쌍한 군인상. 바로 내장을 쏟아가며 죽어 간 선임하사죠… 참호 밖으로 나가면 총알밥이 될 걸 뻔히 알면서도 진격 명령이 떨어지면 즉시 참호밖으로 나가는 투철한 군인정신의 소유자입니다. ‘씬 레드 라인’의 고지 돌격전이나 ‘라이언 이병 구하기’의 상륙작전에서 허무하고 무수하게 쓰러지는 병사들이 생각납니다. 죽는 줄 뻔히 알면서도 돌격에 나서는,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는 군인상이죠
두번째는 ‘사령관의 아들’ 같은 책임회피, 현실도피형 군인입니다. 좋게 말하면 현실적인 군인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약삭빠른 이기주의적 군인이겠지요.그러나 아마도 실전의 대부분의 군인들이 이런 군인이 아닐까 합니다. ‘라이언…’에서 겁쟁이 통역병으로 나오는 ‘업햄’같은 군인이 실제 전장에서는 대부분이라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총알이 핑핑 날아다니는 전장터에 머리가 순간적으로 돌지 않고서는(동료가 전사하거나 패닉에 빠져서…) 위험천만한 선봉에 서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습니다. 어느 전쟁영화에나 이런 잔머리 굴리는 군인들은 다 나옵니다. 요리조리 살짝살짝 빠져 다니는… 현실적으로 나 자신을 위해서는 가장 이로운 군인이라고 할 수있겠지만 글쎄요… 이런 장교를 믿고 전쟁터에 나갈 수가 있을까요? ‘밴드오브브러더스’의 ‘소벨’대위 같은 인물을 따라 전투에 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볼 수 있겠네요…
마지막 세번째는 오로지 명예를 위해 죽고사는 군인입니다. 극중 사령관이죠.. 휘하의 친아들이 겁쟁이로 낙인 찍혀 자신의 군인으로서의 명예에 먹칠을 할까봐 사형까지 시키고 것두 모자라 속이기까지 합니다. 모든 것이 다 아들의 명예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자기 자신의 명예를 위한 짓이라고 볼 수있지요… 아들의 명예도 어느정도 살려주고… 하지만 그 대가는 다름아닌 친아들의 목숨입니다.
과연 진정한 군인상이란 어떤 것일까요?
명령에 죽고사는? 명예에 죽고사는? 임무에 충실하는? 아니면 살아남아 전투력을 보존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전우와 조국에 목숨을 바치는? 인간성이 말살되는 전쟁터에서 가장 인간적인? 그렇다면 무엇이 인간적이고 비인간적인 기준이 될까? ……참으로 어렵습니다.
한편으로 보면 어차피 전쟁이란게 인간의 광기에서 비롯된 것이고 군인이란 자체가 한 가지 목적을 위해 획일적으로 존재하는 것이고 보면 진정한 군인상이라면 이와 무관하지 않을 듯 싶습니다. 진정한 군인상이라… 군대도 갔다왔고 많은 밀리터리 물을 접해봤지만 쉽게 정의가 내려지지 않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문제인 것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다만 육사 나오고, 총 잘쏘고(전투력 조~오코), 그래야만 좋은 군인이 된다는 법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순전히 개인적인 허접의견이지만 무엇을 위해 죽는지를 알고 그 죽음을 준비할 줄 아는 군인이라면 어디서든 존경받는 군인이 될 수있을 것 같군요. 써 놓고 보니 너무 추상적이군요… 영화 속의 다양한 군인상 중에 기억나는 인간상으로는 ‘사하라’의 수단인 흑인 병사, ‘U-571’의 부함장, ‘사막의 라이언’에서의 지도자 무크타르, ‘씬레드라인’에서 승진에 눈이 먼 연대장(대대장?), ‘플래툰’의 반즈와 일라이어스, ‘라이언이병구하기’의 존 밀러 대위와 라이언, ‘캡틴코난’의 유격대장 코난, ‘콰이강의 다리’에서의 니콜슨 중령과 워든 소령(탈출에 성공했다가 다시 돌아오는..)…이 있습니다.(아휴.. 끝이 없을 것 같아서…)
그래도 여담 한 가지 더 하고 끝낼랍니다….
전쟁시 즉결처분이나 군사재판에 위한 사형은 지휘권을 가진 지휘관이 행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이 영화에선 여느 영화에선 보기 힘든 즉결처분이 아닌 정식 사형장면이 재현됩니다. 언제 들으니 사형수를 절명시키는 실탄은 전체 사형집행 사수들 가운데 단 한 사람만이 쏘게 된다는 군요. 자신이 어쩌면 동료전우를 쏘았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히는 것을 막기 위해서 그렇다는데 물론 누가 실탄을 쏘았는지는 오직 지휘관만 안답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안 그렇더군요 적어도 서너 발이 실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