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22일 개통한 '서해랑길'을 걷기로 하였다.
약1800km에 이르는 장거리 여행길이지만 시작이 절반이니 반은 이룬 셈이다.
한반도의 최남단이자 국토 순례의 시발지인 해남 땅끝마을에서 걷기 시작하였다.
바다를 끼고 아름답게 펼쳐진 숲길과 붉은 황토길, 마을길, 해안길 걸었다.
서해랑길은 ‘서쪽(西) 바다(海)와 함께(랑) 걷는 길’이란 뜻이다
서해랑길은 전남 해남 땅끝탑에서 인천 강화를 연결하는 109개 코스로 되어 있다
<1코스> 땅끝탑–(3.3km)-송호해변–(1.6km)-서해랑쉼터-(2.7km)-송지저수지-(7.3km)-송지면사무소
땅끝공원
전주에서 새벽 6시에 출발하여 3시간 반만에 땅끝마을에 도착하였다.
땅끝마을의 '땅끝공원'에는 다양한 테마로 꾸민 조형물들이 있었다.
땅끝항(갈두항)
땅끝항은 해남군의 유일한 연안항이다.
이웃한 노화도, 횡간도, 흑일도 등 완도군 지역주민들이 이용한다.
어디론가 떠나기 위해 준비하는 여객선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땅끝탑 가는 길
서해랑길의 시작점인 땅끝탑까지 가는 길은 데크길이 잘 조성되어 있었다.
땅끝탑까지는 또 다른 한반도 3천리 여행길이다.
함경북도에서 제주도까지 소개글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도착한다.
땅끝탑
갈두산과 호흡하며 걷다 보면 이윽고 땅끝탑이다.
한반도의 땅끝 지점에 우뚝 솟은 세모꼴의 기념탑이다.
'바다를 향해 꿈을 싣고 나아가는 배의 돛'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스카이 워크
땅끝탑 앞쪽으로 높이 9m, 길이 18m인 스카이워크가 있다.
'땅끝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주제로 만들어졌다.
한반도의 시작이자 끝을 의미하는 알파와 오메가의 기호를 디자인 콘셉트로 제작됐다.
칡할머니 당할머니상
땅끝의 얫이름은 '칡머리'다
지형이 바다를 향해 칡뿌리처럼 튀어나와서 칡머리(갈두)로 불리웠다.
당할머니는 서해랑길을 걷는 모두의 여정에 위안과 용기를 주는듯 하였다.
더 이상 갈 곳 없는 땅끝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노래 부르게 하소서
오늘 하루만이라도
욕심의 그릇을 비우게 해주시고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는 용서의 빈 그릇으로
가득 채워지게 하소서
땅의 끝
새로운 시작
넘치는 희망으로
출렁이게 하소서....................................................명기환 <땅끝의 노래> 전문
사자끝샘 쉼터
쉼터에는 '사자끝샘쉼터'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잎이 푸른 나무와 푸른 바다, 그리고 네 분의 청춘들이 잘 어우러졌다.
파랑 계열의 화살표는 역방향(강화→해남 방향)을 표시한다.
붉은 계열 화살표는 정방향(해남→강화 방향)을 나타낸다
시작점 표시 패널은 각 코스 시작점부터 1.5km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다.
양식장
바다에는 양식장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다.
이곳은 주변에 섬이 많고, 리아시스식 해안으로 되어 있어 양식에 최적이다.
연리지(連理枝)
한 나무와 다른 나무의 가지가 서로 붙어서 나뭇결이 하나로 이어진 것이다
50~60년 정도 된 때죽나무 가지가 붙어있는게 신기하였다.
갈산마을
땅끝 갈산마을에는 유서 깊은 역사와 전설이 어려 있다
마을 주민들이 함께 가꾼 동백과 후박나무 숲이 싱그러워서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마을의 정신적 의지의 공간이었던 당할머니의 당집을 복원하였다고 한다.
송호해수욕장의 해송림
약 640여 그루의 해송림이 해안방풍림(海岸防風林)의 기능을 하고 있다.
이곳 해송의 수령은 약 200년 된 나무를 비롯하여 어린나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분포해 있다.
인공적인 식재가 아니라 자연발생적으로 성장한 나무로 여겨진다.
송호해수욕장
잔잔한 바다의 물결이 마치 호수 같다고 하여 '송호해변'이라 했다고 전한다.
해남의 가장 대표적인 해수욕장으로 한반도 최남단에 위치해 있다.
해변에는 여러가지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어서 오래오래 쉬어 갔다.
낡은 초소
해안가에는 옛날 전경들이 주둔하던 초소가 남아있다
자칫 흉물스러울 수 있지만 캠핑장으로 조성한 센스가 돋보인다.
이곳에서 하룻밤 자면서 바다와 친구하는 것도 행복할 것 같다.
땅끝황토나라테마촌
땅끝황토나라테마촌은 황토의 특성을 살린 자연 친화적인 문화시설이다.
다양한 텐트사이트를 두루 갖춘 캠핑 공간과 황토문화체험센터가 있다.
생태수변공원, 음악분수대 등의 휴식공간이 있어 가족 단위로 많이 찾고 있다
서해랑쉼터
이곳 쉼터의 나무의자에 앉으면 바다가 가슴으로 들어온다.
지금까지 걸어온 피로와 노고가 일시에 사라짐을 느낀다
그러나 쉼터는 쉼터일 뿐이고...우리들은 다시 걸어야 한다 ㅠㅠ
송호마을(松湖)
마을 앞바다가 호수처럼 잔잔하다 하여 송호(松湖)라 하였다고 한다.
송호마을 담장에는 여러가지 싯귀들이 씌어져 있었다.
비록 세련된 솜씨는 아니지만 기분이 좋아졌다.
바르바라가 옆에 서니 '해남 가는 여인'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온다. ㅎㅎ
점심식사
식사하기에 마땅한 장소가 없어서 갈대숲 우거진 공터로 들어갔다.
논과 밭 그리고 잡초가 들어찬 옹색한 공간이지만 행복하였다.
막걸리기 배달되고, 참이슬을 권하면서 우리들의 사랑은 깊어갔다
송종마을
송종마을의 담장 벽화는 퍽 세련된 솜씨로 그렸다.
고무줄놀이, 해넘이, 노부부, 야생화 등이 그려져 있었다.
이런 벽화들은 삭막하고 쓸쓸한 마을의 분위기를 훈훈하게 해주고 있었다.
송지저수지
송지저수지 주변에 세워진 담장을 돌고 돌아간다.
지루하게 이어진 시멘트길이 우리들의 인내를 시험하는듯 하다
잇까리
송지저수지 상류 끝자락에서 수많은 나무 말뚝이 쌓여있는 작업 현장을 만났다.
아래가 뾰족하게 깎인 나무 모양인데 '잇까리'라 부른다.
말대, 말목이라고도 부르는데 바다에 박기 쉽도록 아래를 뾰족하게 깎았다.
잇까리를 바닥에 박고, 로프를 연결해서 그 위에 김발을 얹는데 사용한다.
달마산
송지면으로 가는 길목에서 달마산이 손에 잡힐듯이 다가왔다.
달마산의 산줄기는 용의 등줄기처럼 길게 뻗어 내려 자못 웅장하다
신기슭에 있는 미황사와 산골 깊은 곳에 있는도솔암이 유명하다.
쉬어가자
서해랑길의 시작점이란 상징성 때문에 왔지만 지루한 길이다
길가에 있는 농기계에 아무렇게나 걸터앉아 쉬어갔다.
소죽마을(小竹)
인적 없는 농로를 오래오래 걸으니 소죽마을이 나타났다.
마을 서쪽 바다에 큰대섬, 작은대섬이라는 2개의 섬이 있었다.
그중에서 작은 섬을 소죽도(小竹島)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마을 위 언덕에는 수령 300년의 은행나무가 수호신처럼 서있었다.
땅끝성당
송지면 소재지 입구에 땅끝성당이 있었다.
성당은 아니고, 1993년 6월 해남성당이 설립한 땅끝공소다.
“땅끝까지 이르러 복음을 전하라.”라는 말처럼 상징적인 공소다.
땅끝공소
땅끝공소는 1990년 1월 21일 산정마을에 사는 김정이 집에서 말씀의 전례로 시작되었다.
같은 해 6월 1일 사베리오 선교사가 부임하였고, 1991년 5월 15명의 신자가 세례를 받았다.
1993년 성당과 사택을 건립하여 성전 축복식을 하고 산정공소로 시작하였다.
이름 모를 꽃
성모상 옆에 이름 모를 겨울꽃이 피었다.
겨울꽃은 동백밖에 모르는데 이건 무슨 꽃일까?
하얀 꽃이 성모님의 지고지순한 미소와 닮아있다.
성모님과 함께
공소에 들어가서 짧은 기도를 마친 다음 성모님 앞에 앉았다.
성모님의 잔잔한 미소와 이분들의 고운 심성이 많이 닮았다.
송지면사무소
송지면사무소에서 14.9km의 기나긴 여정을 마쳤다.
송지면은 해남군에서 가장 긴 해안선을 가지고 있으며 경치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면사무소의 화장실에서 대충 씻고, 전주로 돌아와 하산주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