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의 양성종양과 악성종양
간에서 생기는 비정상적인 세포의 증식, 즉 간암은 크게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으로 나뉩니다.
흔히 치료가 필요하지 않고, 다른 부위로 번지지 않는 종양을 ‘양성 종양’이라고 하는데, 간에 생기는 양성 종양에는 다음과 같은 종류가 있고 일반적으로 남성에 비해서 여성에서 흔히 발생합니다.
1. 혈관종 (Hemangioma) ; 간의 혈관에서 유래한 양성 종양으로, 흔히 태아 때 세포의 변형으로 발생합니다.간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양성 종양으로, 일반적으로 증상도 없고 치료도 필요 없다. 하지만, 출혈 등의 문제를 일으킬 때는 수술적 제거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2. 간선종 (Hepatic adenoma) ; 간세포에서 유래한 양성 종양으로 대부분의 경우에는 증상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드물게 복통, 종괴가 만져짐, 출혈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는데, 최근에는 종양이 파괴되면서 출혈이 있을 가능성과 드물지만 악성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수술적인 절제를 권하기도 합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경구용 피임약의 사용과 연관이 있는데, 피임약을 중단하면 종양이 줄어들게 됩니다. 남성의 경우에는 근육을 키우기 위해 먹는 스테로이드제가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3. 국소결절성과증식(Focal nodular hyperplasia, FNH) ; 간세포, 담관세포, 결합조직 등 여러 종류의 세포가 증식을 하는 것으로 여성에 흔하게 나타납니다. 이 질환 자체는 양성 질환으로 치료가 필요 없으나, 다른 악성 간암과의 구별이 모호할 때는 수술적인 제거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악성 종양은 양성 종양과는 달리 치료를 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문제를 일으키거나, 다른 신체 장기로 번질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주로 언급하는 간암은 바로 이들 악성 종양들로, 이러한 악성 종양은 간 내 세포에서 유래한 ‘원발성 간암’과 다른 장기에서 전이된 ‘전이성 암’으로 구분합니다. 다음은 간에서 생기는 악성 종양들입니다.
1. 간세포암 (Hepatocellular carcinoma, HCC) ; 원발성 간암의 75%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간세포에서 유래된 암으로 하나의 종양세포가 커지다가 나중에 간의 다른 부위나 다른 장기로 번지기도 하고, 처음부터 간의 여러 부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생기기도 합니다. 간경화, B형 간염, C형 간염, 아플라톡신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 담관암 (Cholangiocarcinoma) ; 간 내의 담관에서 기원하는 악성 종양으로, 담석이 있거나, 궤양성 대장염이 있다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동남아시아에서 비교적 흔한 간 기생충도 이 질환과 연관이 있습니다.
3. 간모세포종 (Hepatoblastoma) ; 4세 이하의 어린이에게서 유전자의 이상으로 드물게 생길 수 있습니다.수술적 치료나 항암제로 70% 이상의 치료 성공률을 보이는 질환입니다.
4. 혈관육종 (Angiosarcoma or hemangiosarcoma) ; 간의 혈관세포에서 유래하는 비교적 드문 악성질환입니다. 과거 플라스틱 제조과정에서 노출될 수 있는 염화비닐(vinyl chloride)과 X-ray 촬영 중 사용되던 조영제의 한 종류였던 소로트라스트(thorium dioxide, Thorotrast)에의 노출과 연관이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작업자에게 염화비닐이 노출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고, 소로트라스트도 50년 전에 이미 사용 중지 되어서 혈관육종의 발생은 더욱 드물게 되었습니다.
5. 전이성 암 (Metastatic cancer) ; 간은 다른 장기와 혈관이나 임파선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서 다른 장기에서 생긴 암이 쉽게 전이되는 장소입니다. 특히 이자, 담낭, 위, 대장, 유방, 폐에서 전이가 더 잘 됩니다.이 경우 암이 생긴 장소는 간이지만, 원발암으로 이름을 붙여서, 예를 들어 대장에서 전이된 암인 경우에는‘전이성 대장암’으로 명명합니다. 미국이나 서구 유럽에서는 간에서 암이 발견되는 경우, 원발성 암보다 전이성 암의 비율이 높지만, 동양권에서는 원발성 암이 전이성 암보다 더 쉽게 발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