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지역발전 토론회, 양양군 관광 현주소 전망
동산항·현남면 지경리 해안 개발… 안정적 민자 유치
농·어·산촌 자원 충분…외국인 관광객 유치 준비 필요
영동지역 지자체들은 관광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의 주봉인 대청봉과 동해안 대표 해변인 낙산해변을 간직한 양양군 역시 관광업의 비중은 상당하다. 최근 양양군을 찾는 관광객의 감소세가 심상치 않다.
한때 1000만명을 넘던 관광객 수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양양군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사활을 걸고 오색로프웨이 설치를 추진 중이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민간투자자에 의해 오산해변 일대에 추진 중이던 해양레저단지 조성사업은 좌초됐다. 하지만 최근 관광 활성화를 이뤄줄 낭보가 잇따르고 있다.
현남면 지경리 해안에 쇼핑과 휴양 기능을 두루 갖춘 15만㎡ 규모의 대형 아웃렛이 조성될 예정이며 도내 최대 규모 요트마리나 시설로 해양레저의 중심지로 떠오른 수산항에 이어 동산항 일대에도 116억원을 투입하는 해양레저활성화 사업이 추진되는 등 굵직한 사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양양군 관광의 현황을 살펴보고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각종 사업 점검과 과제를 짚어본다.

▲ 쇼핑·휴양·레저 기능을 지닌 복합형 아웃렛이 건립될 현남IC와 인접한 지경리 해안 항공사진.
■ 현황
지난해 양양군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649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강원도를 찾는 전체 관광객의 8% 수준이다. 낙산사 복원불사 회향식으로 불자와 관광객들이 집중된 지난 2008년 1000만명을 넘긴 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양양 관광의 3대축으로는 낙산도립공원과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지구, 휴휴암·낙산사를 꼽을 수 있다. 낙산해변을 포함한 낙산도립공원 일대의 관광객 수는 지난 2008년 889만명에 달했지만 수십년째 변하지 않는 관광자원과 해변 피서객이 줄어 지난해 369만명으로 반토막 났다. 이는 지역경기 쇠퇴로 이어져 양양지역을 대표하던 콘도와 호텔인 프레야콘도(2009년), 낙산비치호텔(2012년)이 폐업했다.
대청봉으로 향하는 대표적 탐방로인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지구 역시 오색로프웨이 설치와 오색집단시설지구 재정비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해 관광시설이 낙후돼 관광객 수가 매년 40여만명 수준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다만 휴휴암, 낙산사만 지난해 192만명이 방문했다.
각종 투자유치사업은 대부분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하조대 집단시설지구 조성사업은 지난 2002년 38만여㎡의 부지에 기반시설을 조성했으나 실제 개발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아 10년이 넘도록 방치되고 있고 엠토스에서 오산해변 일대에 추진 중이던 해양레저단지 조성사업은 건축허가가 취소됐다. 현남면 임호정리 일원에 조성 예정인 양양골프리조트도 착공이 지연되는 등 민자유치사업이 원활히 추진되지 못하며 관광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 추진 사업
기존의 관광패턴에서 벗어나 양양 관광의 다변화를 이뤄줄 대형사업들이 속속 추진되고 있다. 우선 현남면 지경리 해안에 쇼핑·휴양·레저 기능을 지닌 15만㎡ 규모의 복합형 아웃렛이 들어선다.
LG패션과 LG패션의 지주회사인 LF네트웍스는 동해고속도로 현남IC와 인접한 지경리 해안 15만㎡에 460억원을 투자해 휴양·레저, 문화, 쇼핑 기능을 지닌 복합형 아웃렛을 건립하기로 했다. 강원도와 LG패션은 연내에 관광지 지정 등 행정절차를 마치고 내년에 착공, 평창올림픽 전인 2017년 복합형 아웃렛을 개장할 계획이다. 이번에 건립되는 복합형 아웃렛에는 LG패션이 생산하는 30여가지 브랜드 매장을 비롯해 100여 개의 브랜드가 입점하며 추후 물품 판매장을 갖춘 최고급 호텔 건립도 검토 중이다.
또 지난 2008년 정부의 동해안권 관광개발계획에 포함된 후 해양레저활성화 사업이 추진 중이던 동산항도 이달 중으로 우선 13억여원을 들여 동산항 일대의 샤워장 및 화장실과 완충녹지, 비치발리볼장 관련사업 추진을 위한 기본 실시설계에 들어가는 등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오는 2018년까지 10년 동안 총 116억2000만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동산항 일대의 공간특성을 고려해 동산항지구, 죽도 해수욕장지구, 죽도지구, 마을지구 등 4개 지구로 나눠 기능별로 특화한다.
동산항 지구는 기존 항구의 호안시설 정비와 해양레저 전용 접안시설을 설치하고 레저장비대여점 및 교육시설을 도입해 해양활동 전용공간을 조성한다.
죽도 해수욕장지구는 관광객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죽도지구는 바다생물 서식을 위한 해양환경을 조성해 해양레포츠의 활성화를 유도, 마을지구는 민박사업을 육성한다.
양양 관광 중심축이지만 매력적인 관광자원 부족으로 관광객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낙산 일대에는 공중 레저로프웨이로 공중에 로프를 설치한 뒤 자전거 페달 또는 동력을 이용해 움직이는 신개념 공원시설인 스카이버드카 설치사업이 추진돼 낙산의 명성을 회복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 제안자인 더스페이스 코리아는 40억원을 투입해 강현면 주청리~양양읍 조산리~손양면 가평리를 잇는 5㎞구간에 스카이 버드카 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다.
해변 위주의 관광형태에서 탈피하기 위해 농·어·산촌 관광자원 활용에도 힘쓰고 있다.
수동골·탁장사·구룡령 등 3개 권역으로 나눠 마을 편의시설, 관광기반시설의 확충과 주민역량 강화에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며 농촌관광체험마을 체험학습비, 테마형 수학여행단 유치, 농어촌체험 지도사 및 마을 해설사 양성을 지원하고 있다.
■ 과제
굴지의 대기업이 사업자로 나선 지경리 복합 아웃렛 조성사업은 여타 민자유치사업에 비해 안정성이 보장된 것으로 보인다.
쇼핑 위주의 기존 국내 아웃렛과 달리 2018평창동계올림픽에 대비해 관광·휴양 기능을 겸하고 있어 강원도를 대표하는 ‘세계적 쇼핑시설’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동서고속도로 2015년 완전 개통, 양양국제공항을 통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최 등 성공 요인이 다분하며 국내외 물류·관광 허브역할을 통한 동북아 경제권의 전초기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오색로프웨이 설치가 지지부진해지며 확실한 지역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에 추진되고 있어 의의가 매우 크다는 평가다.
하지만 대기업의 배만 불려주는 사업이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지역 발전·주민소득 창출을 위해 특산물 판매, 물류수송 등에 지역주민 고용창출이 전제돼야 한다. 지역 경제파급 효과를 위해 아웃렛 단지내 관광안내소 등의 유도시설을 배치해 지역 명소를 연계하는 관광 시스템 구축도 반드시 필요하다.
동산항의 경우 해양레저스포츠 단지 조성이 완료되면 도내 동해안 시군 중 최대 규모의 요트마리나시설을 갖춘 수산항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도를 대표하는 해양레저 명소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전체 사업비 116억여원 중 77억원에 달하는 국비 확보 여부다.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해양레저가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차세대 여가활동으로 부상하고 있고 당초 동산항의 주변 여건이 해양레저스포츠 기반시설 조성에 가장 적합하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정부의 동해안권 광역관광개발계획에 포함된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침체된 낙산 일대에 추진 중인 스카이버드카 설치사업은 아직 시작 단계인 만큼 사업 중도 포기 등의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 민간사업자의 재무구조 등 사업수행 능력을 철저히 검증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검증을 마친 후에는 공원관리계획 변경 등 행정절차를 최대한 지원해야 할 것이다.
2003년 9%대에 머물러 있던 도시민의 농촌관광 비중이 2012년 24%를 넘을 만큼 농촌관광이 관광산업의 한 형태로 성숙기에 들어섰다. 각 지자체들은 너도나도 농촌체험관광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양양에는 아름다운 경관과 유서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농·어·산·강촌의 4촌이 존재해 농촌관광을 선도할 자원은 충분하다.
하지만 타 지역과 같은 틀에 박힌 육성책으로는 성장이 불투명하기에 최근 늘어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눈을 돌려 중국, 일본, 동남아 관광객을 목표로 국내 굴지의 인바운드 여행사 대표 초청 팸 투어 등 새로운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또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도입하는 농어촌관광사업 등급제에 대비해 전략적으로 지역 마을들의 경관 및 서비스, 체험, 숙박, 음식 부문의 향상시켜 우수등급을 받아 마을의 브랜드를 널리 알려 내국인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