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코가 뾰족해 피노키오를 연상시키는 외모와 독특한 타격폼이 눈에 띄는 애리조나 크레이그 카운셀은 전형적인 만능선수(Utility Player)다.그러나 대부분의 만능선수와 마찬가지로 그의 선수생활 경력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플로리다 소속이었던 지난 1997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결승득점을 한 것이 그의 야구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순간이었을 것이다.그런 그가 애리조나의 ‘복덩어리’이자 키플레이어로 화려하게 탈바꿈했다.
지난 1992년 프리에이전트 드래프트로 신생팀 콜로라도의 유니폼을 입은 카운셀은 1997년 플로리다로 이적했으며,1999년에는 시즌 도중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됐다.이듬해 LA에서 방출된 카운셀은 2000년 애리조나의 스프링캠프에초청선수 자격(Non-roster Invitee)으로 참가했다가 계약을 해 선수생활을연장할 수 있었다.31세지만 메이저리그 서비스 기간이 4년 37일에 불과하다.
올해도 카운셀은 대타와 경기 막판 대수비 요원으로 시즌을 시작했다.카운셀은 주전 유격수 토니 워맥의 부친상,3루수 매트 윌리엄스의 부상,2루수 제이벨의 부진을 기회로 삼아 주전으로 도약했다.124게임에 선발로 출장했고 그중 56게임은 유격수,46게임은 2루수,22게임은 3루수로 출장했다.
올해 자신의 최고인 12연속경기안타를 포함해 출장경기(141),득점(76),안타(126) 등에서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웠다.체구가 크거나 파워히터가 아닌 카운셀이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활약은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무색할 정도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1차전에서 4타수 2안타와 팀이 올린 2득점을 모두 기록했으며,3차전에서는 4타수 3안타로 맹활약했다.결승득점도 그의몫.카운셀은 세인트루이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는 결승 3점홈런을때려냈다.
시즌 내내 애리조나의 공격을 주도했지만 포스트시즌 들어 부진한 루이스 곤살레스는 카운셀에 대해 ‘찬양되지 않은 영웅(Unsung Hero)’이라고 평가하고 있다.“카운셀이 뒤에 있는 한 상대투수들은 고통을 느낄 것”이라는 곤살레스의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카운셀의 포스트시즌은 빅히트다.기록도 기록이지만 그에게는 행운이 따른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