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휴일은 늘 그러하듯 브런치(Brunch 아점)다.
갈 곳이 마땅치가 않아 이리저리 맵서핑을 시도하다 집에서 20분도 채 걸리지 않는 이곳을 찾았다.
나는 오래전 지사과학단지에서 조만포다리까지 소위 ☞부산시계를 걷다 제 6코스를 걸은 적이 있다.
옥녀봉(玉女峰 362.5m)은 풍상산의 주봉으로 굴암산에서 금병산으로 이어지는 조만강의 남쪽에 솟은 봉우리이다.
옥녀가 비단병풍을 치고 머리를 푼 뒤 마을 앞 우물을 거울삼아 건너 빗골의 빗으로 머리를 빗는 형상이라 옥녀봉이란다.
남쪽 태정산과 옥녀봉 사이에 태정고개가 있다고 했지만 정작 태정산이 어느산을 지칭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풍상산(風裳山)은 미음동(美音洞) 뒷산으로 효성이 지극한 아들과 노모의 전설이 서려있다.
고기잡이 나간 아들이 바람과 뇌성이 일어 집에 와 보니 노모는 없고 치맛자락만 나무에 걸려 펄럭이고 있었다.
그 때 어디선가 풍악소리가 들려 하늘을 쳐다보니 노모가 승천하며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래서 마을이름은 ‘미음(美音)’이 되고, 치마(상裳)가 펄럭였던 산은 ‘풍상산’이 되었다.
금병산(錦屛山 242.6)은 산의 형상이 마치 비단병풍을 친 것 같아 생긴 이름이니 옥녀봉과 스토리텔링이 이어진다.
두 산의 북쪽 ‘장유’라는 지명은 가락국 수로왕의 처남이자 허황옥의 오빠인 장유화상(長遊和尙)에서 유래한다.
장유화상이 부귀영화를 뒤로 하고 불모산에 들어가 수도하며 나오지 않자 사람들이 장유(長遊, 크게 자유롭다)한다고 하였다.
지금은 장유동(長有洞)이 되었다.
수가리(水佳里)는 수안리(水安里)와 가동(佳洞)이 병합된 지명이고, 방아골(용곡)·태정(台亭)·응달(應達)이 있다.
태정은 옛 가락국 시대의 능인 태봉이 있던 곳이고, 방아골은 옛날 물레방아(舂)가 있었다고 하여 용곡(舂谷)이라고 불렀다.
내가 원점회귀를 이루는 마을이다.
원점회귀하며 아직 돌아가지 않은 철새들이 유영하는 조만강(潮滿江) 둑을 걸었다.
조만강은 하천 하구의 수위가 조석간만에 따라 변한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주촌면 황새봉에서 발원하여 서낙동강으로 흘러드는 19.8㎞의 하천이다.
코스: 용곡마을회관-작은옥녀봉 갈림길(안내판)-옥녀봉(U턴)-갈림길-수가리갈림길-금병산-(150m진행)-북릉-수가리정류장-굴다리-조만강변-체육정자-굴다리-용곡마을회관
궤적.
수가리 갈림길에서 북릉을 따라 왕복 약 800m를 알바했으니 9km 정도 되겠다. 시간은 무의미하다.
고도표. 옥녀봉~금병산 능선은 고도차가 크지 않아 수월하다.
산길샘.
<참고> 부산일보.
<참고> 국제신문.
미리 준비한 표지기.
네비엔 '용곡마을회관' 또는 '김해시 수가로 360번길 21(응달동 922-1)'을 입력하여 회관 인근에 차를 댔다.
가까이 보이는 2층 붉은 벽돌 건물이 용곡마을회관.
진로는 뒤돌아 고가도로(경전선,부산신항남선) 못미친 지점에서...
우측 교회가 보이는 골목으로 들어간다.
교회는 '예길교회'.
예길교회 우측 골목.
커다란 물탱크로 올라서...
밭 사이로 난 포장농로를 따른다.
차츰 고도를 높혀가는 농로 우측으로 살짝 도드라진 봉우리가 옥녀봉이다.
다시 두루뭉실한 옥녀봉 방향으로...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꺾어 오르다...
뒤돌아본 모습.
산자락이 내려온 곳에서...
잘 관리된 무덤 뒤로 본격 산길이 시작된다.
산길은...
띄엄띄엄 편백나무가 있는 길.
잘 관리되고 있는 부부묘(현풍 곽씨) 뒤로 편백나무는 이어진다.
완만하게 고도를 높히는 길.
네이버지도엔 등로가 표시되어 있었지만 그냥 좌측...
듬성듬성 돌더미 위로 올랐더니...
저쪽 능선에서 철책이 쳐진 무덤을 만난다.
네이버지도를 확인해 보니 등로를 조금 벗어났다. 그러거나말거나 사부작사부작 능선으로 치고 올랐더니...
국제신문의 '부산 시계를 걷다'라는 표지기가 달린 갈림길을 만난다.
조금 오르자 안내판과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올라선다.
안내판 이름은 '금병산 생태숲길'.
작은 옥녀봉은 굴암산 방향이고, 조만포다리는 금병산 방향. 큰 옥녀봉은 100여m 거리에 있어 되내려와야 하는 것.
큰 옥녀봉에 올라...
준비해간 표지기를 걸었다.
옥녀봉의 유래 안내판과...
삼각점.
아내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아 작은 옥녀봉을 다녀오기로 하였다. 그러나 고도가 태정고개로 뚝뚝 떨어져 포기.
금병산 방향으로 내리막을 걷다...
이정표를 만나고...
이제 막 피기 시작한 진달래와도 눈맞춤한다.
친절한 이정표.
돌탑 있는 곳의 이정표.
무심코 걷다 알바임을 인지하고 되돌아 갔다.
수가리 방향으로 알바했던 것.
편안한 산길.
금병산 직전 무덤 앞에서 잠깐 쉼을 하고...
진달래가 반겨주는 산길을 걷다...
금병산에 섰다.
비단 병풍을 친 산.
금병산의 이정표.
금병산에서 100~150m 지나 좌측으로 내려서는 능선 입구엔 아무런 이정표나 표식이 없다.
그러나 네이버나 다음카카오지도에는 등로가 그어져 있으니 주의를 기울이면 되겠다.
우리는 여기서 퍼질고 앉아 배낭에서 먹을 꺼리를 끄집어 냈다. 담금주에 군고구마, 과일에다 커피까지.
길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앱을 손에 들고 묵은 산길을 내려섰다.
묵은 산길에 묵묘.
모든 게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다시 묵묘.
한갓진 산속에도...
진달래는 곱게 피어 있었다.
묵은 등로에 경고문이 붙어있다.
김해 김씨 가족묘를 지나면...
휀스.
내려서면 고속도로 옆 아랫수가리.
뒤돌아보는 내려온 길.
'남해제2고속도로'와 나란한 길에서...
뒤돌아보니 서부산 가락IC.
버스정류장은 수가마을회관.
조만강변을 따라 걷기 위해서는 우측 굴다리로 들어가...
굴다리를 통과했다가 나중에 다시 굴다리로 들어와야 한다.
길가의 민들레.
건너 강뚝을 따라...
수가리 표석을 지나...
강뚝에 올라섰다.
좌측으로 아까 내가 알바한 능선인가?
유채꽃도 피었다.
한가로이 걷는 강변길에서...
한 무리의 철새들.
살짝 당겨보았지만...
저 멀리 조만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보인다. 부산 신항선 철길이다.
가까이 체육시설과 정자가 있어...
정자에 올랐더니 봄바람이 제법 차다. 남은 담금주를 한 잔 더 했더니 그만 얼굴이 불콰해졌다.
원점회귀하며 옥녀봉을 짚어보다...
고속도로를 통과하는 굴다리를 향한다.
굴다리 통과.
길가에 활짝 핀 개나리.
막내와 함께 출퇴근을 하며 무수히 듣던 '꼬까신'이라는 동요가 떠오른다.
♪개나리 노란 꽃그늘 아래 가지런히 놓여있는 꼬까신하나 아기는 사알짝 신벗어놓고 맨발로 한들한들 나들이갔나 ♬
고가도로 밑으로 아까 올라갔던 '예길교회'가 보인다.
수양버들도 물이 올랐다. 바야흐로 완연한 봄이다.
용곡버스정류장을 지나면 용곡마을회관이다.
무사히 돌아온 뒤 운전대를 아내에게 맡겼다.
집으로 바로 돌아간다.
몸과 마음을 정화한 뒤 퍼질고 앉아 삼겹살에 소주1병이 상책이다.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는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 면회도 못했는데, 코로나에 감염됐다는 소식이다.
이게 무슨 변고인가?
병원 안에서도 꼼짝없이 병실에서 격리되고 있으니 폐쇄공포증을 느끼시는 어머니가 제일 못 견뎌하신다.
대안이 없어 항의도 못하고 있으려니 갑갑하기 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