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숙제를 할겸 유투브에서 김영하 작가의 글쓰기에 대한 컨텐츠를 찾아보았습니다. 왜 글을 써야 하는가 왜 소설을 읽어야 하는가 공감하며 듣고 있다가 자신의 여행이야기를 해주시는데 아..난 여행 헛다녔구나 하는생각...ㅋㅋㅋ
몇 년전 스페인을 가려할때 몸이 극도로 쇠약해져 포기해야하나? 강행했다가 일행들에게 민폐끼치는거 아닌가 걱정이 되었지만 걸어놓은 예약금이 아까워 그래 그냥 가보자! 하고 자주 다니던 동네 의사샘께 사정을 이야기했습니다. 선생님은 약 다섯가지 종류의 상황별 약을 지어 비닐봉지 한가득 한보따리 약을 챙겨 주셨어요..ㅠㅠ. 그런데 가서는 잘먹고 잘놀고 신나게 돌아다니다보니 가져간 약을 한번도 안먹었지요....아는 만큼 보인다는 빡샘의 가르침이 있어 머릿속은 출발하기전 스페인의 역사나 지리에 대해 책 한 두권 읽고 가고 싶었으나 그마저도 읽지 못하고 비행기 타고 가는 동안 안내 자료를 쓰윽 훑어 보는것으로 대신 하였습니다. 다행히 좋은 일행들, 젠틀한 가이드, 가슴 벅찬 일정으로 즐거운 여행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는데 사진 몇 장 올리고 나니 내가 어디를 다녀왔는지 어떤 느낌이었는지 편린들만 있을뿐 기억 남는 스토리가 없었습니다.
영국에 갔을 때도 배낭여행이어서 하루 거의 이만 보 이상을 걷다보니 7일째 되는 날부터는 발가락 여기저기 물집이 잡히고 아침저녁으로 바세린 바르고 어쩡쩡하게 걷게 되고 어처구니 없는 물가에 자는것 먹는것이 긴장의 연속이고 인종전시장을 방불케하는 런던의 낡은 지하철에서 만나는 세계 각국의 낯선 차림새와 체취들, 쏟아져 나오는 관광객들, 빠듯한 일정, 스코틀란드의 쌀쌀하고 흐린 날씨. 다행히 기념품을 사면서 밑바닥이나 뒷면에 구입 날짜와 구입처를 적어둔 탓에 내가 여기도 갔었구나 하며 주억거리게 됩니다.
아...행복한 여행을 떠올리니 사진나눔터에서 충북을 거쳐 강원도로 해서 동해안 일주를 간 적이 있었습니다. 평소에 자주 뵙기 어려운 전국에 있는 회원님들도 만나고 그 지역 일출 명소 가이드도 받고 외지인을 알수 없는 맛집도 들러 제대로 된 춘천 닭갈비와 황태탕도 맛보고...짙은 코발트 블루 바다와 하늘, 밝은 갈색의 고운 모래사장, 잊을 수 없는 동해안 아름다운 풍경도 카메라에 담고, 축제였습니다. 다녀와서는 울 아들이 사진나눔터에서 또 여행가게 되면 자기를 꼭 데려가 달라고 부탁하더군요.동호회 여행이 아닌 가족 여행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외 수학여행 다녀오듯 떠밀려 주는대로 먹고 자고 번잡했던 일본이나 중국여행이나 친구들과 재잘거리며 다녀온 여행들까지도 소윤경 작가의 말처럼 '그럼에도 피곤한 여행자로 보내는 시간이 어느때보다 충만한 건 왜일까 과거와 미래에 얽매인 '나'라는 무거운 짐을 던져두고 떠나왔기 때문이다. 배낭 하나 분량의 삶만으로도 어디서든 자유롭게 지낼 수 있다는 걸 잊고 산 것이다.' 라는 말에 위로를 삼으며 배낭을 멘 별로 멋지지않은 내 모습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한 페이지를 넘깁니다.
김영하 작가는 한 나라에 갈때마다 작은 노트에 항공권 입장권을 붙이고 일정들, 관광명소에 들어섰을때 느끼는 모든 것들, 실수했을때 상황이나 생각들, 한적하게 앉아 그린 그림들(수준급 이었음) 옆의 게스트가 자기가 로마에 갔을때 관광청 공무원에게 어떻게 하면 로마를 잘 돌아볼수 있느냐라고 묻자 '길을 잃어버려라' 했다고 ...빡샘(장보고님)이 완도를 알고 싶으면 완도를 걸어다녀야한다고, 자동차를 타고 스윽 지나가서는 절대로 알수 없다는 이야기가 떠올랐지요.
김영하 작가의 책 '여행의 이유'가 신간으로 나왔는데 동네 책방은 우리 문학의 모세혈관이라고...그래서 자기는 동네책방사인마 라는 별명이 붙었다고(동네책방 사인회를 많이 열어서)....ㅋㅋㅋ...동네 책방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게 하기위해 동네서점용 에디션이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동네 서점으로 '여행의 이유'를 사러 가려고 합니다.
이제 여행을 하면 잘 할 수 있을것 같은데 '여행의 이유'를 읽고나면 기차를 타고 무작정 떠나보려고 합니다.
첫댓글 여행이라고 할것 까지도 없는......남도 한바퀴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전라남도 몇곳을 작년에 돌아다녔었지요.
남는건 사진 뿐이라는 신념(? ㅎㅎ)아래 가는곳마다 인증샷 찍고.....
올리브님 표현대로 수학여행 다니듯 다녀온 나들이가, 기록하지 않으니 사진쳐다보며 잠시 추억에 잠기는 정도....
가을에 혼자...중남미박물관(경기도 고양시 )을 버스타고 걸어서 , 물어물어 찾아갔었지요.
그 여유로움과 감동....기념품 뒤에 날짜도 적고요. ㅎㅎㅎ
봄이 되면 다시 시작해보려구요. 뚜벅이 여행을~
올리브님! 기차타고 무작정 떠나는 여행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