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속에 피는 꽃
L’mmensita/리멘시타라는
노래는
산레모 가요제에서 9등을 한 곡이래.
사실상 꼴찌지?
그 노래가
우리나라에 들어 오면서
멋지게도,
‘눈물속에 피는 꽃’라고 제목을 달았어.
원래는 ‘이 넓은 세상’이라는 뜻이래.
그 노래를 번안한 분이
우리가 다니는 ‘지리산 문화예술학교’
문학반 출신인가 봐.
내 작은 누나가 사춘기 일때,
다방 DJ가 멋진 ‘오빠’였고,
라디오 ‘밤을 잊은 그대에게'는
밤마다 누나를 울게했어.
하얗게 통통한 대학생을 짝 사랑하는
누나의 베게는 밤마다 젖었어.
뒤집어 쓴 이불 깃이 작은 새처럼
떨렸거든.
https://youtu.be/Qb8LKsFHb_s?si=ynoMwt9NFbRhns9b
“꽃들이 피고 지는 이 넗은 세상,
아무도 나를 생각하지 않아도,
누군가 나를 기억하는 사람,
‘눈물 속에 피는 꽃’처럼
내 사랑이 생길 것이라는…”
지난 518전날,
수업장소인 카페 작은 음악회에서,
이 노래가 불렸어.
우리 누나를 울렸던 그 노래.
재즈 가수가
‘리멘시타’ 노래를 아느냐고 관객에게 물었어.
내가 답했어.
“눈물 속에 피는 꽃!”
무대의상은,
배꼽이 보일듯하고,
썬그라스는 인디안이 쓴 것같았어.
그러나,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불렀어.
나도 따라서 불렀지.
관객이 맹하게 쳐다만 보고 있어봐,
얼마나 힘들겠어?
내,
상하방(두칸방) 전세 살때,
전세금이 3백만원이었는데,
3백만원 짜리,
최고급 오디오세트를 샀거든.
물론,
마누라는 도망을 가버렸어.
그 생각이 났나봐.
그 가수에게 ‘같이 도망가자’고 했어.
정말 열심히 불러서 안쓰러웠어.
옆에, 옥례, 정아 여학우들이 말렸어.
객기이고 장난인 걸 알거든.
3년을 같이 다녔으니까.
남보다 잘난 이야기 보다,
내 못난 이야기, 나만 아는 이야기를
써야 한다고 ‘시인’께서 말하셨어.
이 이야기가 재밌으면,
그날 수업 제대로 들은 거야.
서서히
잊혀져 가는 사람들이
잊혀져 가는 ‘예술인’들과
함께 노는 것이 좋아졌어.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눈물 속에 핀 꽃’이니까.
2025. 5.19. 최진종 씀
* 마치 친구에게 하는 이야기처럼 높임말 없이 쓴 점을 양해 바랍니다.
첫댓글 와우~굿 선생님과의 만남은 행운입니다.
멋을 아시는 최진종 선생님, 귀한글 잘 읽었습니다~
맛깔스런 후기입니다..문학빈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