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方[3528]春亭卞季良(춘정변계량)7절 試闈(시위)
試闈(시위)
春亭 卞季良(춘정변계량)
春闈曾見士如林(춘위증견사여림)
봄철 과장 선비들 수풀처럼 모였는데
萬萬花容有淺深(만만화용유천심)
모두들 꽃 같으나 재주는 제각각이네
李白桃紅都自取(이백도홍도자취)
흰 오얏꽃 붉은 복사꽃 저마다 뽐내지만
天工造化本無心(천공조화본무심)
조물주의 조화는 본래부터 무심타네
[다른 해석]
春闈曾見士如林 춘위증견사여림 | 봄날 과거시험장에 일찍이 수풀처럼 모인 선비들 보이니 |
萬萬花容有淺深 만만화용유천심 | 많고 많은 꽃다운 얼굴이지만 재능만은 얕고 깊음이 있네. |
李白桃紅都自取 이백도홍도자취 | 오얏꽃 희고 복사꽃 붉어 모두 스스로 취하지만 |
天工造化本無心 천공조화본무심 | 하느님은 조화스러워 본래 무심하다네. |
試闈 시위=과거 시험장.試=시험 시.闈 = 대궐 작은문 위
春亭 卞季良(춘정변계량)= 본관은 밀양(密陽). 자는 거경(巨卿), 호는 춘정(春亭). 이색(李穡)·권근(權近)의 문인이다.
생애 및 활동사항
어려서부터 총명해 네 살에 고시의 대구(對句)를 외우고 여섯 살에 글을 지었다. 1382년(우왕 8) 진사시에 합격하고, 이듬해는 생원시에도 합격하였다. 이 때 가뭄이 심해 상왕이 크게 근심하자, 하늘에 제사하는 것이
예는 아니나 상황이 절박하니 원단(圓壇)에 빌기를 청하였다.
이에 태종이 변계량에게 제문을 짓게 하고 영의정 유정현(柳廷顯)을
보내 제사드리게 하니 과연 큰비가 내렸다.
특히 1419년에는 대부분의 관료들이 반대한 왜구 토벌을 강력히 주장,
이종무(李從茂)를 앞세운 기해동정(己亥東征)을 성공케 하는 데
공헌하였다.특히 문장에 뛰어나 거의 20년 간 대제학을 맡아 외교 문서를 작성하였다. 과거 시관으로 지극히 공정을 기해 고려 말의 폐단을 개혁하였다.고려 말 조선 초 정도전(鄭道傳)·권근으로 이어지는 관인문학가의 대표적 인물로서 「화산별곡(華山別曲)」·「태행태상왕시책문(太行太上王諡冊文)」을 지어 조선 건국을 찬양하였다.
저서로 『춘정집(春亭集)』 3권 5책이 전한다.
『청구영언(靑丘永言)』에 시조 2수가 전한다.
거창의 병암서원(屛巖書院)에 제향되었으며, 시호는 문숙(文肅)이다.
卞변=姓성의 하나.문헌 상 44개의 본관이 전하나,
오늘날 계통이 비교적 자세히 전하는 것은 초계·밀양뿐이며
밀양도 초계에서 분파된 것이다. 변씨의 연원은 중국 주나라 문왕의 여섯째 아들 숙진이 노나라 변읍에 봉군되었는데 그 지명을 따 변씨라 한 것이 시초라고 전한다.그 후손인 원(源)이 당나라 현종 때 예부상서를 지내고 신라 경덕왕대에 8학사의 한 사람으로 신라에 건너와 정착함으로써 우리나라 변씨의 상조가 되었다 한다.
초계변씨는 정실의 세 아들인 광(光)·요(耀)·휘를 각각 장파·중파·계파의 파조로 삼아 대를 이어오고 있다.2000년 인구주택총조사의 성씨 및 본관 집계결과에 따르면, 가구수 2만 4,539호와 인구수 7만 8,685명으로 성씨 중에서 인구순위 59위이다.
季= 끝 계,계절 계.
良= 좋을 량, 무덤 랑, 도깨비 량(다른 표현: 어질 량) 속자(俗字)
春=봄 춘. 闈= 대궐 작은문 위
曾=일찍 증.見=볼 견.士=선비 사.
如=같을 여,林=수풀 림.
萬萬만만=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느낌의 정도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아주 많은 것. 또는 그런 상태.
花容화용= 꽃처럼 아름다운 얼굴.
有=있을 유.淺深천심= 얕음과 깊음.
淺= 얕을 천 . 지식이나 견식 따위가 깊지 아니하다. 약자(略字)浅.
深= 깊을 심. 고자(古字)㴱.
李=오얏리.白=흰 백.
桃=복숭아 도.紅=붉을 홍.
都=모두 도.自=스스로 자.取=취할 취.
天工천공= 하늘의 조화로 이루어진 묘한 재주.
하늘이 백성을 다스리는 조화.
造物조물= 조물. 만물을 창조하는 신력(神力).
本= 밑 본,근본 본. 마음. 본성.
無心무심=1.관심이 전혀 없다2.아무런 생각이나 감정이 없음
해설
이 시는 과거(科擧) 시험장의 정경(情景)을 읊은 것으로,
館閣(관각) 문인들이 자주 노래하는 소재이다.
館閣=예전에, 홍문관과 예문관을 아울러 이르던 말.
봄이 되어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한 선비들이 수풀처럼 많이 모였는데,
봄에 피는 꽃처럼 제각각 다른 재주를 지니고 있다.
하얀 오얏꽃 같은 이도 있고 붉은 복사꽃 같은 이도 있어
저마다 자신의 능력을 뽐내지만, 조물주가 특별한 꽃에
사적인 마음을 더 줌이 없듯이 군주는 무사(無私)하게 인재를 선발할 것이다.
정조(正祖)는 『홍재전서(弘齋全書)』 「일득록(日得錄)」에서
변계량 시의 풍격(風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국초(國初) 변계량(卞季良)과 최항(崔恒)의 문장은 진실하고
꾸밈이 없기 때문에 후생(後生) 소자(小子)들이 종종 모여서 비웃곤 한다.
그러나 그 글의 좋은 점은 바로 풍부하면서도 잡되지 않고
질박하면서 화려하지 않은 데 있다
[國初卞季良崔恒之文, 眞實無文彩, 後生小子,
往往相聚而笑之. 然其好處, 正在於富而不雜, 質而不華.].”
“국조(國朝)의 문장가(文章家) 중에서 변계량(卞季良),
최항(崔恒) 같은 사람들은, 문세(文勢)가 원만하고 중후하여
자구(字句)를 다듬는 데나 주력하는 후세 사람들이 미칠 바가 아니다.
지금의 경박한 풍조를 돌려 순후(淳厚)함으로 돌아가게 하자면
마땅히 이들을 법으로 삼아야 하겠지만, 습속(習俗)이 이미 고질화되어
비루하게 여기며 배우려 들지 않는 데야 어쩌겠는가
[國朝文章 如卞季良崔恒輩, 文氣渾重, 非後世雕斲者所可及.
今欲反漓回淳, 當以此爲法, 而無奈習尙已痼, 卑之不肯學.].”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년, 32~33쪽
원문=춘정집 제2권 / 시(詩)
春亭先生詩集卷之二 / 詩
試闈- 시험장
春闈曾見士如林。萬萬花容有淺深。
李白桃紅都自取。天工造化本無心。
봄철 과장 선비들 수풀처럼 모였는데 / 春闈曾見士如林
수만 가지 꽃 모양에 천심이 있었다네 / 萬萬花容有淺深
백리나 홍도는 자신들이 취한 거지 / 李白桃紅都自取
하늘의 조화는 본래부터 무심타네 / 天工造化本無心
ⓒ 한국고전번역원 | 송수경 (역) | 1998
원문=동문선 제22권 / 칠언절구(七言絶句)
東文選卷之二十二 / 七言絶句
試闈 [卞季良]
春闈曾見士如林。萬萬花容有淺深。
李白桃紅都自取。天工造物本無心。
시위(試闈)-변계량(卞季良)
봄 위에서 일찍이 보았노니 선비들은 수풀과 같아
/ 春闈曾見士如林
만만의 꽃빛이 짙기도 하고 옅기도 하여라
/ 萬萬花容有淺深
흰 오얏이나 붉은 복숭아도 모두 스스로 취함이니
/ 李白桃紅都自取
천공이 물을 만드는 것은 원래 무심하니라
/ 天工造物本無心
ⓒ 한국고전번역원 | 김달진 (역) | 1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