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데이빗핀처
출연 : 브래드피트, 에드워드노튼, 헬레나본햄카터, 미트로프, 자레드레토, 자크그레니에
폭력이 세상을 정화 시킬 것이다......
이 영화의 전개를 예측케 해주는 구절.
상당한 속도의 비트감과 함께 인간의 극히 상기되고 흥분된 신체표면의 묘사와 함께 두 남자의 모습이 비추어진다.
의자에 앉은 남자와 서 있는 남자.
서 있는 남자는 총을 앉아 있는 남자의 입안에 쑤셔넣고 있다.
총을 든 남자는 타일러 더든(브래드 피트),입안에 총을 받아넣고 있는 남자는 잭(에드워드 노튼)
아무것도 생각이 안날만큼 아찔한 상황이지만 잭은 엉뚱한 상상을 한다.
"내 입안에 든 총이 더럽지나 않을까?"
당장의 코 앞에 닥친 죽음보단 입안이 더러워지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것은 삶이니 죽음보단 자본주의사회의 흐름에 맞추어서 무감하게 보내는 일개미들의 한 단면이다.
이제 잭의 청결에 대한 걱정과 함게 왜 내가 이 지경이 되었나하는 기억 끄집어내기에 들어가 보자. 잭의 입과 눈을 통해서...
잭의 직업은 한 자동차회사의 리콜담당사무원이다.
그는 불면증에 시달리며 그를 치료하고자 자신은 가지고 있지도 않은 병을 가졌다고 속이며 병을 가진 이들의 소규모모임에 나간다.
처음부터 불면증치료에 목적이 있었던것은 아니었다.
잠을 못 자서 고통스럽다는 자신의 투정에 의사가 당신관 비교도 안될 고통을 지니고 살아가는 환자들의 모임에 나가보라는 말때문이었다.
겉으론 멀쩡해보이나 모두가 소심하기 그지없는 사내들의 틈바구니에서 잭은 울고 웃으며 안락함을 느끼고 잠도 푹 자게 된다.
불면증은 고쳐졌으나 그도 잠시,자신과 똑 같이 병을 가졌다고 속이며 자신의 모임에 매번 나타나는 한 여자 말라싱어(헬레나본햄카펜터)때문에 신경이 곤두선다.
자신의 거짓엔 관대하지만 타인의 거짓에 냉혹한 현대인의 발작일까?
불면증이 도지고 결국 잭은 말라싱어와 모임을 나누기로 하는등 조치를 취해보지만 별 다른 소용이 없다.
그래도 일은 해야 먹고 살지.........먹고 살고 새로나온 스웨덴 가구에 온갖 명품 주방기구와 욕실용품을 사들이지....(그는 쇼핑중독이다!)
출장 중 그는 바로 옆 좌석에 앉은 한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파격적인 옷 차림 독특한 외모에 기본적인 균형잡힌 몸과 수려한 용모를 가진 남자.바로 타일러더든 이다.
항공기안에서의 사고시 요령에 대한 안내책자의 모순,관심도 없는 상대의 직업을 습관적으로 묻는 태도에 대한 부정...
모든것이 일회용품이 있는 세상에서 잭은 썩 괜찮은 일회용친구를 만나것이다.
그것도 꽤나 멋진 근사한 비누제조업자이다.
그치만 일회용은 금세 잊혀지고 만다.
집에 돌아온 잭,자신의 아파트가 누군가에 의해 송두리째 날라가고 없다.
공들여 가꾼 집,온갖 명품으로 가득찬 그의 집이 이제 하루아침에 없어지고 그는 오갈곳 없는 신세가 된것이다.
그런데 그에게 남은게 하나있다.
주머니에 어제의 일회용친구의 명함이 있던것이다.
바로 타일러더든의 명함.
바에서 거나하게 하잔하고 타일러더든은 잭에게 룸메이트를 제안한다.
그리고 그 댓가를 요구하는데 다름아니라 자신을 한방 때려달라는것.
왜?그냥....서로 맞고 때려봐야 진정한 인간을 알수있고 된다는것.그 신념때문에.
타일러 더든은 잭에게 이렇게 말한다.(아니 우리 모두에게 말하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자기 개발은 자위행위에 불과하다.
어쩌면 자기 파괴만이 삶의 해답일지 모르겠다.
오직 폭력이 자기자신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길이며,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버려야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이건 폭력지상주의자의 광기어린 지껄임이고 절대로 동의할수 없는 말이다.......
필자도 동의할수가 없고 잭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잭은 이 말에 동화되어간다.아니 어쩌면 이 말을 한 타일러더든의 카리스마에 녹아간다고 해야겠다.
자본주의 사회의 평범한 구성원인 잭이 먼 옛날 원시시대의 물리적폭력만을 숭상하는 타일러더든에게 녹아들고 있는것이다.
왜 문명화된 자본주의 사회의 구성원이 저 지경으로 되가는 걸까?
어떤 지경이냐고?
처음 그냥 주거니 받거니 둘 만의 싸움을 벌이던 잭과 타일러더든이 이제 지하격투장같은 거대규모의 1:1폭력모임을 결성하고 운영하는것이다.
그 모임이 바로 파이트 클럽!
이 질문에 감독 데이빗 핀쳐의 이렇게 답한다.
"인간은 사냥을 하도록 만들어졌지만 지금 쇼핑을 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죽일 것도 없고, 싸울 것도 없고, 극복해야 할 것도 없고, 탐구해야 할 것도 없는 이런 거세된 세상에서 태어나는 것이 오늘의 "보통사람"이다."
데이빗 핀쳐는 그 평범한 자본주의사회 구성원들의 숨겨진 욕망과 억압을 폭력의 형태를 통해 드러내려고 하는것이다.
매주 토요일마다 술집지하 은밀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싸움,모두가 지상에선 일정한 직업을 가지고 규율을 준수하고 자신의계급에 순응하지만 이곳에선 다르다.
타일러 더든의 말대로 웃통고 구두를 벗고 맨 주먹으로 싸움을 벌여 상대가 포기할때까지 싸우는것이다.
싸움이 끝나면 승패에 관계없이 그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환희의 눈물과 웃음을 지어보인다.
그 눈물과 웃음은 바로 '사나이'로 태어났음을 알리는 환희인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뿐이다.
그들은 클럽모임이 끝나면 다시 언제 그랬냐는듯 지상의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 생업에 충실한다.
일에 열심이며 규율에 충실하며 자신의 자본주의적 계급에 순응한다.
또한 서로 마주쳐도 그리 반가와 하질 않는다.
멍투성이의 눈두덩이와 구멍난 볼,피멍과 빠져 너덜너덜해진 잇몸을 가지고 잠깐 눈인사를 하고 지나가는것이다.
오직 토요일만을 기다리며.....
파이트클럽은 오직 정해진 장소 정해진 시간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다.
이 정해진 룰을 모두가 지키지만 타일러더든은 비웃기라도 하듯 무시한다.
그는 지상에서도 자신이 내 키 는 대 로 한다.
온갖 잡학지식이 많은 그는 비누를 만드는데 그 재료는 바로 성형외과에서 의뢰인으로부터 분리해 버리는 지방이다.
자랑스레 타일러더든은 잭에게 말한다.
"웃기지 않아? 자신의 살을 버리고 다시 자신의 살을 사서 비누로 쓰니 말이야,그것도 돈을 주고"
타이러는 부자들의 소모적인 돈 낭비를 통렬하게 비웃고 있는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낮에는 호텔에서 서빙하는 그는 연회음식에 오줌을 싸고 침을 뱉으며,밤에는 영화관의 영사기사로 일하면서 영화의 중간중간에 포르노필름의 한 장면을 삽입하기도 한다.
누구나가 한번쯤은 해보고 싶은,그러나 하질 못하는 일들을 그는 아무런 규제나 뒷생각을 하질 않고 거리낌 없이 해버리는것이다.
여기서 나아가 그는 키도 크고 멋지며,근육질에 사람을 빨아들이는 카리스마와 여자를 졸도하게 만들어 버릴 거대하고 힘있는 남근도 가지고 있다.
키 작고 왜소하며 그저그런 외모를 가지고 소심하며 일개미처럼 일만하며 쇼핑만을 하는 잭(우리 대다수)관 달리 타일러 더든은 잭(우리들)이 되고 싶어하고 하고 싶어하는,모든것을 가지고 행하는 인물인것이다.
누구나가 동경하는 인물 타일러더든 이제 그가 다른일을 하려고 한다.
매주 토요일 지하에 모여 싸움만을 하는것이아니라 지상에서도 다른 일을 하려고 하는것이다.
이제것 자기와 우리들을 가두었고 권리와 힘을 행사했던 이 사회에 대해 역공격을 가하려고 하는것이다.
그 역공격이 장난수준에서 점차 커지고 파이트클럽이 일종의 사조직수준의 군대가 되면서 잭은 불안하다.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이 사회의 모순을 알지만, 벗어나고 싶어하지만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커져만가는것이다.
데이빗핀쳐는 이러한 과정,즉 평범한 자본주의적 구성원이 스스로 자제하던 모든일들을 자해하면서까지 하며,얻게되는 과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
처음엔 반항조차,말대구조차 못하던 잭이 이제는 상사을 엿 먹이며,반항하고 협박까지하여 놀고 먹는 승리를 쟁취하게 되는 과정말이다.
그럼에도 잭은 타일러더든과 그의 추종자들이 행하려하는 일들이 불안한것이다.
거기에 잭이 타일러더든의 음모를 막으려고 하는것보단 말라싱어의 안전을 더 중시하는것은 좀 아쉽다.
잭은 여전히 각성하질 못하고 있는것이다.
이 미완성의 각성은 잭(우리들)의 현실과 공상의 불협화음일까?
아니면 타일러더든의 책임일까?
타일러더든 역시 이 사회의 구성원이니까 말이다.
폭력만을 숭상하며 모든것을 버려야하고 깨뜨려야 한다며 외치는 타일러더든, 그가 깨뜨리지 말아야할것을 요구하고 있는 모순, 바로 파이트클럽의 규율 말이다.
파이트클럽 규칙 제 1조 절대 발설하지 말것.
파이트클럽 규칙 제 2조 절대 발설하지 말것.
파이트클럽 규칙 제 3조 구두와 셔츠는 벗을것.
파이트클럽 규칙 제 4조 한번에 한판만 할것.
파이트클럽 규칙 제 5조 처음 나온 회원은 반드시 싸울것................
첫댓글 제 개인적인 최고의 영화라죠..유일하게 갠소하는..클클
데이빗 핀처의 영화들은 은근한 중독성이 있는 것 같아요,에이리언 3도 그렇고
심리학도들이 꼭 보는 영화중 하나라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