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진호한테서 전화가 왔었다. 용태와 치승이를 불러서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시간 있으먄 나올래? 하였다. 특별히 할 일도 없었으므로 오랫만에 얼굴도 한번 보고 이야기도 나눌겸
나가기로 하였다. 연산동 역에서 만나서 인근에 있는 식당으로 가기로 하였는데 11시 반까지 나오라는 것이었다.
12시에 만나면 사람들이 줄을 서서 많이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집에서 11시경 출발하여 지하철 2호선을 탔다. 수영역에서 3호선으로 환승을 하였는데
시발역인데도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출퇴근 시간도 아닌데도 사람이 많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코로나 팬데믹도 끝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자리에 앉은 승객들을 면면이 살펴보니
대부분이 노인들이고 젊은이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말하자면 노인천국이다.
65세가 되면 지하철은 무료다. 지하철뿐만 아니라 경전철까지 무료라고 하니 부전에서 울산까지 무료로 다닐 수가 있다.
서울에서 만원짜리 한장 가지면 천안이나 강원도 춘천까지 가서 점심 먹고 목욕까지 하고 온다고 들었다.
노인 손님들을 모시기 위해서 대형 버스가 역에서 대기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노인으로서는 혼자 살면 기초수급자로
나라에서 월급처럼 기본급이 또박또박 나오므로 얼마든지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노인복지를 담담할 신생아가 없다는 점이다.
전에는 일본이 고령화가 빠르다고 했는데 지금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고 한다.
내년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한다고 한다. 전체 인구의 19.4%란다. 하지만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3배인 38.9%(2020년 기준)에 이른다고 한다. 노인들때문에 지하철도 만성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931만명이지만 2024년에는 1000만8000명에 이르고 2025년에는 노인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며 2030년에는 1306만명으로 인구의 25.5%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원이 없는 나라가 수출로 먹고 사는 데 올 1월 무역적자가 127억불이라고 한다.
정치판은 개판이고 노조는 또 다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지금은 노인천국이지만 천대받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을 것 같아서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