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타이거즈가 한국시리즈 통산 11번째 우승을 이루어냈다. 기아는 5차전에서 두산을 7대 6으로 누르고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9회말 역전의 기회를 잡았던 두산은 양현종의 출전으로 무산되었다. 김기태 감독의 양현종 기용은 ‘신의 한수’였다.
기아는 2009년 통합우승 이후 8년 만에 다시 통합우승을 함으로써 야구명가의 자존심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이로써 기아는 해태타이거즈 시절을 포함해 모두 11번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모두 우승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앞으로 한국 프로야구 사상 깨지기 힘들 것이다.
기아의 우승은 감독, 선수, 구단, 관객이 혼연일체가 되어 이루어낸 결과다. 그중 김기태 감독의 우승은 특별하다. 김기태 감독은 2012년부터 2014년 초까지 LG 감독을 하다가 2015년 KIA와 3년 계약을 맺고 고향팀으로 돌아왔다. 그 3년 동안 김기태 감독은 특유의 ‘형님 리더십’을 발휘하여 마침내 우승을 일궈냈다.
김기태 감독은 인상이 푸근하다. 모자를 착용하고 색안경을 쓰고 있으면 잘 안 보이지만, 그것들을 벗어버린 맨얼굴은 이웃집 아저씨 같다. 바로 거기서 '형님 리더십'이 나온다. 기업도 그렇지만 스포츠도 요즘은 스파르타식 훈련과 제왕적 리더십은 더 이상 안 통한다.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의 가정사와 애로 사항까지 챙겨주는 따뜻한 인간미를 지녔다. 선수들이 잘못하면 나무라되 호통 치지 않고 대화로써 선수 스스로가 깨닫게 한다. 이러한 소통 방식은 서로의 가슴을 열게 하고 팀이 어려울 때 단결하는 동력의 기제로 작용한다.
5차전을 보면서 다시 한번 느낀 진리는 ‘위기는 기회다’란 말이다. 이걸 반대로 말하면 ‘기회는 위기’일 수도 있다. 9회말 만루를 이룬 두산, 그것을 극복한 기아의 피 말리는 경기에서 야구의 재미와 함께 인생을 배웠다. 어떠한 위기 속에서도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말 것, 좋은 기회에도 자만하지 말 것! 김기태 감독이 눈물 흘린 이유도 그렇게 살아온 자신의 삶과 야구가 매우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첫댓글
그러나 기억하자. 정치는 결코 만루홈런으로 해결할 수 없는 잔인한 게임이라는 것, 조작과 왜곡과 거짓이 아직도 판치고 있다는 것. 적폐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어떤 짓도 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우리들의 촛불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 그러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운동장으로 모여든 호남인들은 또 하나의 촛불이었던 셈이다.
아아, 그 이름 해태타이거즈! 기아의 우승을 다시 한번 축하하고 그때 목터지게 외쳤던 친구들에게 안부를 전한다. 어디에 살든 내 친구들에게...그들을 어쩌면 지난해 겨울 광화문 광장에서 보았지 않았을까. 지금은 중년이 되었을 내 친구들... 부디 행복하길...
비록 우리 아버지 세대는 탄압받고 차별받고 살았지만 우리가 공부해 극복하자는 슬픈 다짐인 것이다. 그런 기억들은 간직한 기아 올드팬들은 묻는다. “니들이 해태타이거즈를 알아?”하고. 야구 속에 숨은 호남인들의 슬픔과 억분은 또 하나의 민주화 운동이었던 것이다. 필자도 그 속에 있었다.
3s......
해태타이거즈
반갑네요
ㅎㅎㅎ
호남인들의 야구 사랑은 막힌 가슴을 뚫어주는 탈출구인 동시에,정치적 억압과 경제적 차별에 대한 거대한 저항 운동이었다. 구로 공단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주말이면 기름 묻은 복장 그대로 운동장으로 나가 해태를 응원했다. 그게 어디 한국시리즈 우승만을 위한 응원이었을까?
아~그때 그시절!
야구가 전부였지
너도나도 어깨동무 손잡고
목이 터져라 부르던
목포의 눈물...!!!
내년에도 한국시리즈 나가면
옛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 입고 한 경기 정도 해주면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