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0년전 이야깁니다.
제와 제 아내는 같은 직장에 근무하고 있어 24시간 늘 붙어있어 괴로움도 많고, 즐거움도 많습니다. 직원들도 눈 빛만 보고도 웃고, 키득거리고, 수근데곤합니다.
2001년 10월 9일 아내가 제게 "신애 아빠! 제부가 코골이가 심해 수술한다고 하던데 수술전에 한번 위문갈까?" 하길레 "그러지 뭐! 봉투에 약간 준비하고...."
동서가 처음생겨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촌수로 동생이 생기기도 했지만 처제가 39살 완전 노처녀라 40세를 안넘기고 결혼을 하니 집안의 경사요, 모두가 축하를 할 수 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강원도 홍천에서 보금자리를 편 처제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형부! 형부도 코 골아요?" "응! 나고 코골지. 특히 술 먹었을 때 좀 심하지. 언니한테 물어봐!" 하여 언니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못살겠어! 언니! ......이이는 코를 고는것이 아니라 이상한 리듬을 타고, 골아!...미칠지경이란 말이야....'드르릉~~드르..릉 컥!...(한참을 쉼)....후훅...커~~ 크르~릉' .....'드르~릉~ 드르..릉 커억!...(여기서 더 한참을 쉼)...후~훅....커!~~~크르~릉'.."
"한참 쉴 때 얼마나, 얼마나 불안한 지 알아? 언니! 정말 이건 말로, 글로 표현할 수 없고.....으악!~~ 언니 어떻게 해? 응!!"
그래서 우리 부부는 머리도 식힐 겸 홍천으로 내려 갔습니다. 홍천 두천이란 곳으로 가, 물장난도 하고, 닭백숙도 먹고, 소주도 마시며 즐겁게 보낸 뒤, 처제 집으로 와서, 다시 와!~정말 기분 좋다!. 뭐다..뭐니..하며 저녘 늦게까지 마시고, 얘기 꽃을 피우며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20여평짜리 좁은 아파트이고,여름이라 문을 열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조금 시간이 흐른 뒤 이상한 소리에 잠을 깨고 보니 "'드르릉~~드르..릉 컥!...(한참을 쉼)....후훅...커~~ 크르~릉' .....'드르~릉~ 드르..릉 커억!...(여기서 더 한참을 쉼)...후~훅....커!~~~크르~릉'.." 하며 동서가 본격적으로 코를 고는것이 아니겠습니까?
특히 숨을 멈출 때(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무호흡 수면이라고함), 정신이 번쩍 나, 잠이 확 달아났습니다. 아내에게 가서 살살 흔들며 여보! 일어나 봐!. "여보 동서 죽는다!"....아내도 이상한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 신애 아빠! 제부가 죽을까?" "에이 설마!..."하며 코고는 소리에 한숨도 못자고 새벽이 밝았습니다.
아내와 전 홍천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책을 하면서 아무래도 코고는것이 너무 심하지 않아 하는 공통의 생각을 하며 어떤 조치를 세워야 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습니다.
동서는 홍천서 그릇 도소매상을 하는 관계로 인해 시간을 내기 어려웠지만 체제 친구가 강남에 있는 모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관계로 시간을 내어 수면 내시경으로 검사를 하게 되었고, 무호흡 상태가 수면중 여러번 생기니 수술을 하라는 의사의 권유로 드디어 수술날짜를 잡았습니다. 수술이 시작되기 전날 아내와 전 차를 안산 한대역앞에 주차를 하고 지하철을 타고 부슬 부슬 내리는 가을비를 맞으며 동서입원실로 찾아갔습니다. 가보니 이비인후과 병실에는 자리가 없어 정형외과 병실에 입원중이였습니다.
"내일 수술한다며? 처제는 동서에게 정성을 다해 간호해야지? 참 밥은 ?" 체제왈 "형부 오늘밤 12시까지는 아무거나 먹어도 된데, 왜! 형부가 맛있는 거 사줄려고요?" "그럼 나갈까?"......불행의 시작은 이렇게 진행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체제와 동서는 우산을 함께쓰고 하늘에라도 날아갈것 같이 정답게 감싸 안으며 "형부 기다려! 내가 차를 대기 시킬께!" 너무나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우리4명은 차에 탔습니다. 주변에 음식점이 없다고 하여 약 5분정도 차를 타고 솥뚜껑 삼겹살집에 도착했습니다. 메뉴판을 보니 곱창구이가 있길레 곱창 3인분! 하고....제가 워낙 술을 좋아 해서인 지 모르겠지만 "아줌마! 여기 소주 한병!...."옆에 있던 아내가 내일 수술할 사람이 술 먹어도 되나? 하기에 제가 호기스럽게"여보! 영화 봐!...싸움할 때 보면 술로 소독하잖아! 의사들도 다 메칠알코올인지, 에칠알코올인지로 소독하고 수술해!..한 두잔 먹는 데, 뭐 어떻겠어? 그지 동서!..."
곱창구이가 나오기도 전에 김치랑 일단 완샷! 하고 "자!..건배하지, 수술이 잘 됨을 위하여!!!!".....이렇게 하여 곱창구이가 나오기 전에 술한병을 비우고 "야!..이집 곱창 맛 죽이네, 고소하게 곱이 나오는 거 봐! 오래간 만에 동서와 곱창구이를 먹으니 기가 막히게 맛있다..자...자..건배! 건배! 하며 또 한병비우고 하는 말이 "뭐 소주가 새나! 오는 술맛이 와이레 좋노!" 하며 건배하고, 동시에 "아줌마!"...
"소주 한~~병~~하고, 으...크...음!...곱~창 2인분~~더 !......"
이야기 꽃을 피우며 처제가 하는 말"형부 우리 12시 까지만 병실로 가면 돼!".."그러니 솥뚜껑도 먹어 보자! " 하여 또 건배하고 "아줌마~~~~!!솥뚜껑 2인분과 소주 1병 추가(이때는 혀가 꼬부라져 발음이 잘 안됨)!!..." 정말 정말 우리 4명은 맛있게! 맛있게 먹었습니다.
나오면서 보니 생맥주 집이 있어 "자 우리 수술을 기념하고자 간단히 생맥주 500CC한 잔 더!"...모두 "그래야지!" 하며 찬성을 했습니다."형부 내가 남편 병실에 두고 바래 줄태니 마음껏 마셔"...정말 서로를 위하며, 의기투합하여 "쨍!~~"하고 건배를 하였습니다.
체제가 전철역까지 태워주고..필림이 끊겨 어떻게 집에 왔는 지도 몰랐습니다. 다음 날 머리도 뿌찌끈 하게 아프고, 속도 니글 니글 거리며 헛구역질도 나왔습니다.겨우 차림을 하고, 회사로 저와 아내가 출근 하던 중"삐리리~~삥삥♪~"핸드폰으로 제 아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언니~~...(힘이 하나도 없는 목소리로)...우리 쫒겨났어...." "왜!~"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수술을 할 수 없다고 집에 가래?" "뭐!" ..."의사선생님이 노발 대발하시고, 난리가 났어!"..."뭐!"..."언니 어떻게 해!~"..."뭐"...뭐!만 계속 소리가 났습니다. 하여간 뭔가 큰일이 일어났다는 직감이 들더군요. 아주 큰 죄를 지었구나! 하는 반성도 들고, 속은 메시꼽고, 머리는 아프고.....
정신이 번쩍들고, 야! 나이 많은 내가 철이 없어도 이렇게 없나! 의사선생님은 스케줄이 빡빡해 시간도 철두철미 하다던데,...야!~내가 바본가!..그럼 큰일이네, 장사도 못하고, 수술도 못하고....전 지은 죄와 오욕질과 챙피함에 다리에 힘이 다 빠지드라고요...세상에 이런 일이.....정말 황당하더라고요.
겨우 하루를 보내고 퇴근하여 쑥스럽지만 처제에게 전화를 했습니다."처제 미안해! 형부가 바본가봐!~~...."하니 술 못먹게 못말린 제가 잘못이지요 해...더 더욱 미안했습니다."다음에는 수술 끊나고 면회가마!~..."하며 언니에게 수화기를 주었습니다.
몇년이 지난 뒤 "형부 그날 큰일이 났었어!"..."왜!" .."있잖아! 병실에 들어가 코를 고는 데"....
"'드르릉~~드르..릉 컥!...(한참을 쉼)....후훅...커~~ 크르~릉' .....'드르~릉~ 드르..릉 커억!...(여기서 더 한참을 쉼)...후~훅....커!~~~크르~릉'.."
이렇게 골으니, 다리 다친사람, 손에 기부스한 사람, 머리에 붕대 감은 사람...등의 사람들이 잠을 못자...침대를 끌고 복도로 옮겼답니다. 여기서 더 큰 문제가 발생되었습니다.
복도는 공명상태가 되어 메아리가 칩니다.
"'드르릉~~드르..릉 컥!...(한참을 쉼)....후훅...커~~ 크르~릉' .....'드르~릉~ 드르..릉 커억!...(여기서 더 한참을 쉼)...후~훅....커!~~~크르~릉'.."
그러니 정형외과, 이비인후과,소아과.....전부 나왔습니다.
사진은 2007년도 사진입니다. 술 먹고 코가 망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