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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시골길을 달리는 기분은 상쾌하다 모두들 서울로 빠져나간 시골은 공동화 현상마져 보여 어디든지 휑하다 지금의 노인세대들이 사라지면 시골이 어떻게 변할까 두렵기도 하다
8시30분이 시험 시작 시간인데 1시간은 일찍 도착했다 여기가 시험장이냐고 실내정리하고 있는 사람에게 물으니 맞다고 심드렁하게 대답한다 아마도 일찌감치 와서 귀찮게 구는게 못마땅한 모양이다
시험장의 트랙을 둘러 보았다 연습하든 곳과 틀리지 않아 대충 코스를 눈여겨 보았다 지게차는 주행뿐이기 때문에 4분안에 주어진 코스를 돌기만 하면 된다
인력공단에서 나온 감독관의 설명을 듣고 난 뒤 조교의 주행시범이 있었다 별로 어려운 것 없이 천천히 긴장만 하지 않으면 통과될 수준이다 추첨으로 번호를 배정받았는데 나는 9번을 빼들었다
시험이 시작되었다 앞에서 하는 사람의 주행을 눈여겨보며 무엇이 잘 되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를 체크해 보았다
드디어 내차례다 한차례 심호흡을 하고 감독관의 호출에 따라 지게차에 올랐다
출발을 알리는 호르라기 소리와 함께 4분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나는 출발하겠다는 신호로 오른손을 든 뒤 감독관의 확인을 받고 지게차를 출발시켰다
부르릉 !! 배운대로 조심스럽게 지게차를 전진시켰다 날씨도 좋고 기분도 상쾌해 조짐이 좋다
휘리릭~~~ 갑자기 호르라기 휘슬이 분다
"실격입니다" "아니 이게 무슨 귀신 씬나락 까먹는 소리야"
감독관은 단호한 목소리로 실격을 외치고 있었다 알고보니 지게차의 다리를 들고 출발해야 하는데 일반 승용차 처럼 생각하고 그냥 출발한게 화근이었다
참으로 어이없는 실격이다 연습할때 그렇게 잘 되었고 오히려 속도를 너무 낸다고 핀잔을 받았는데 출발하자마자 10초도 되지 않아 실격을 당하고 말았으니 어이없음을 떠나 맨붕상태로 멍하니 뒷걸음치고 말았다
나이가 드니 자율신경이 잘 듣지 않고 순발력이 떨어진다 내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결과는 동작이 둔하다 입력과 출력이 비례하지 않는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노인네의 대열에 이미 합류했음을 자각해야 할 때인 것 같다 보고 또 보고 연습하고 또 연습해야 겨우 목적하는바를 이룰 수 있다는걸 깨달아야 한다 서암의 말대로 스스로 깨달을때 까지 반복 또 반복하는 수밖에 없다
비록 내가 잘못 했지만 부아가 머리끝까지 치민다 새벽같이 그것도 멀리 천안까지 와서 시험 보는데 10초만에 나가 떨어졌으니 이 어찌 통탄할 일이 아닌가
나는 평소에도 운전 하나만큼은 자신있고 나름 운동 신경이 있다고 자부해 왔는데 지게차 시험에 낙방하고 나니 부끄러움을 넘어 신체리듬의 이상에 대해 참담한 생각마져 든다
36년전 자동차 운전면허 시험 볼때도 학원 안 다니고 몇시간만 연습해서 가볍게 한번에 붙었는데 4시간을 연습하고도 10초만에 출발요령을 숙지하지 못해 지게차 시험에 떨어진걸 보니 나도 이제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사람이 되어 간다고 생각하니 서글프기 짝이 없다
남이 운전하고 있는 지게차를 우습게 본 죄가 얼마나 큰지 오늘 제대로 깨달았다
쉽게 지게차 자격증을 따려다가 등짝을 지게작대기로 얻어 맞은 것 처럼 멍하기만 하다 |
첫댓글 재밌네요.
세월을 이길수는 없드라고요.
아~ 예날이여. . .
힘내세요 다음기회가 또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