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집회빼밀리들과 대학로에서 길거리 전단 홍보를 하기로 되있어서
동네 전철역(상계역)으로 황급히 향하는데,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드니...
은도금의 누런이가 눈부시던 50대의 아저씨가
지문을 묻히며 반갑게 저를 불러 세우시더니,
손에 든 부채꼴 모양의 만원권 지폐 5장을 열라 10장처럼 흔들어대면서...
신문 좀 보라는겁니다.
돗자릴 깔때가 온거신가요...
말안해도 알겠습디다.
어디 신문인지....
미간은 이미 천년지기 원수를 만난것 마냥 빨래판이 되어가는걸 느낄수 있었으나,
분연히 빛의 속도로 마음을 다잡고!
먼...옛날 유치원 학예회때 해본 연기력을 총동원;
꾸깃해진 미간을 한두줄씩 펴나가며 가식미소를 띄어 보았습니다.
나; 어디...신문이신데요? (이미, 눈은 아저씨의 손에 든 중앙일보 수첩을 발견)
아저씨; (급환하게 웃으며) 응? 뭐 보고싶어? 다 있어. 다! 말만해.
나; 중앙일보에서 나오셨어요?
아저씨; (손사래) 아이... 말만하라니까!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다 있어! 다! 뭐 보실래?
나; (순간 나도 모르게 울컥) 아니 아저씨 요즘 누가 찌라시 조중동을 본다고~(하는데)
아저씨; (한두번 듣는 노래가 아닌가요...빛의 속도로 분연히 돈다발을 제 코앞에 들이밀며)
에이 ... 요즘 얘네도 많이 달라졌어.(달라지긴 개코나...)함 봐바. 진짜야! 응?
언제까지 무료구독해주까? 6개월? 8개월? 아따! 말만 하라니까...(말할 틈이나 주시덩가)
8개월? (그간 많이 외로우셨나봅니다...혼잣말이 속사폽니다) 그래그래! 내 이 돈 주고도,
8개월까지 해준다!!! (8개월 무료구독...헐) 어때 좋치? 좋잖아?
나; (좋아야될것 같은 분위기에, 어색하게 좋아하며... 증거포착 '위장구독' 맘먹었습니다)
네...뭐...그러시덩가;;
아저씨; (원래부터 내돈인것처럼 돈다발을 덥썩 내 손에 쥐어주며) 자, 그럼 이거 먼저 받고!
나; (당황하며 봉투에 반라로 펼쳐진 만원권 지폐를 바라보니 다섯장!!!) 이걸....진짜로...
저 주시는건가요?
아저씨; (신나서 구독신청 수첩을 펼쳐들며) 암, 진짜로 주는거지! 가져! 가져! 아, 그리고...
혹시 집에 애키우나?
나; (순간, 다요트 결심 또 빡섭니다-_-) 아..아뇨....(미혼인데; 신발!)
아저씨; (안타까운듯) 아...그래? 하아....
나; (먼가 또있나보다 싶어) 왜요?
아저씨; 아, 집에 애키우면 문제집도 매달 넣어줄라고 했지. 것도 무룐데! 에이....
아, 진짜 읍써? (이 아쟈씨가...!!)
나; (치밀어 분노를 어색연기로 누르며-_-) 아...마 마따...집에 조...조카가 있는걸 깜빡했네....
이... 있어요. 집에 조카가 하나?(하는데)
아저씨; (거봐하는 얼굴로) 아, 그치? 몇살? 초등학생이야? (-_-;)
나; (눈빛과 말투가 초등학생이어야할것 같아, 또 초등학생 조카를 울집에 '위장전입'시킵니다...)
네? 아, 뭐...네....
아저씨; (순간, 울나라에서 제일 잘나가는 약장수모드로 업글하십니다) 아....진짜....이거...
딴데선 이렇게 안해주는데....내가 '맛있는 한자'라고 초등학생들 한자 문제집도 보내준다!
이것도 꽁짜야, 꽁짜! 이거, 딴데선 돈받고 파는거야! 아주 기똥차!(그럼 걍 돈받고 파세요)
요즘 애들 한자도 몇급, 몇급, 자격증 따는거 있는거 알지?
나; (속으로... 조중동이 가지가지하는건 알고 잇어요.) 네...
아저씨; 그럼, 이달부턴 무료로 보고...무료구독 8개월이니까...(손가락으로 세아리기 시작하더니)
내년 2월부터 돈내고 보면돼! 2월 28일부터! (8개월이라더니, 7개월인가요??) 자...자,
(수첩을 드밀며) 여기에 전화번호랑 집주소 적어. 그럼 낼부터 조선일보랑 한자 문제집,
8개월동안 공짜로 받아보는거야.
나; (아 좃선...낼 당장 신고할 작정하고, 눈 질끈감고, 떨리는 손으로 펜하고 수첩받아 적습니다)
아저씨; (그런 제 모양을 흡족한듯 바라보시다가) 엥? 뭐야? 주소가... 여기 임대아파트아냐?
나; (울집엔 이미 한겨레를 보기때문에, 힘들게 배달해주시는 한겨레지국분 사기꺽고 싶지도 않았 고... 부모님의 뭔 뻘짓이냐 호통도 염려돼, 같은 동네 사는 절친의 주소로 적고 있었습니다;)
맞는데...왜요?
아저씨; (링클프리 페이쑤가, 급!링클 쭈글쭈글 되십니다) 아, 여긴 안되는데!
나; (빠직) 뭐가, 왜, 안된단 말씀이세요?
아저씨; (급 거만해지십니다)아, 임대아파트는 우리가 잘 안넣는데...게다가 무료로 8개월은....좀.
나; (좃선일보 답습니다....어이 확 없어지는) 그래서요?
아저씨; (느끼신) 아..뭐 그래도 기왕 적은거니까..그래....인심썼다! 그럼 이거 한장만 빼자! (제 손에 든 봉투에서 만원권 한장을 치사하고 야박하게 빼가십니다. 허허. -_-)
나; (그 아쟈씨 모노하는 꼬라지 마냥 신기하고 어이없는듯 멍때리며 바라보는데)
아저씨; (큰 선심 베푸신듯 어깨에 힘을 빡주고 주위를 둘러보더니) 혹시 본사나 지국에서 전화가면, 4만원 받았다고 하지말고 3만원 받았다고 해. 알았지? 만원은 내가 더 준거니까 꼭 3만원 받았다구 하라구.(주구장창 반말에...줬다 뺐는것도 기분드러운데 이때 내등까지 두드리십니다)알았지?
나; (마음속 큰뜻을 미친듯이 상기하며 이를 악물고....) 네에...
그리고 돌아서서 미친듯이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태를 알리고 상의했습니다.
(두달전에도 동네 같은 장소에서 어떤 아주머니의 조선일보구독 현금삐기를 발견,
그 아주머니와 열라 입씨름만하다 아고라에 성토의 글을 올린적이 있었는데...
당시 주위분들과 아고라인들의 반응들이
거 증거삼아 받아오고 사진이라도 찍어 신고하지 그랬냐는 안타까운 충고의 말씀들이 있어,
정말 단 하루라도.. 더구나 제 절친에게... 좃선일보를 받아보게 하는짓은 죽기보다 싫엇지만...
이 나라의 올바른 언론풍토와 신문문화를 수호해낸다는 강철같은 각오로,
두눈 질끈감고 위장구독신청을 하고 명함과 돈, 영수증을 받아낸거거든요;)
역시나 지인들 대부분 그때처럼 광분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라,
또 한쪽에선 그쪽도 소용없다고-_-
'언론개혁시민연대'란 곳에 신고해보라고도 하고 잠시 난리가 낫었는데요.
아....
말을 듣고보니 또 그런듯도 하기도하고,
대학로서 전단 홍보하느라 시간도 늦기도 늦어
아직 미신고상태인데요.
정말 고민입니다.
전 정말 신고할 작정으로 돈이며 명함이며 영수증이며 다 받아놓긴 햇는데,
어디에 신고를 해야할지...
(디카가 밧데리가 없어 충전중입니다...낼 돈봉투와 그 아저씨의 좃선일보 지국 명함 사진 첨부해올릴께요;)
정말 공정거래위원회엔 소용이 없는것인지...
또 당장 오늘부터 정말 좃선일보가 제 친구집에 배달될지도 모르는데(물론 양해는 구해둿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어여 좃선일보와 드런 연을 정리하고 싶거든요.
우리 현명한 언소주분들이시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리고...
이 노무 막장 돈질 찌라시 조중동은 또 어쩌면 좋겟습니까?
듣기로 곳곳에서 이런지 한참 됐다는데..
도당췌 왜 단속이나 시정이 되지 않는겁니까?
아....
정말 이 나라의 하나하나가 다 답답하고 머리아파 잠도 오지않는 새벽이네요.
도와주세요.
첫댓글 일주일 안에 취소하면 되구요, 언론노조에 전화하시면 도움 받을 수 있을겁니다. 저에게는 10개월 무료+신세계상품권5만원+어린이 신문(매월5천원)을 조선찌라시 그만 볼 때까징 무료로 준다더군요. 조선일보...쉰냄새가 지독합니다!
한가한 검찰 나리들은 이런건 수사 안하는지?
저는 울 카페의 '조중동 쉽게 끊기'를 참고해 가며 지난 3개월 동안 모두 16명을 바꿔 놓았습니다. 님께서도 참조하셨으면 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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