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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차량 게시판에 제가 개인블로그에 작성한 글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왔더군요.
(http://cafe.daum.net/kicha/ANn/10622)
조금 늦었지만, 늦게나마 해명글을 올립니다.
메일이나 기타 연락망으로 연락을 주셨으면, 조금 더 회신이 빨랐을텐데.. 이곳 동호회 게시판에 관련한 이야기를 이곳에 풀어봅니다.
말씀하신 제 글의 주소부터 링크합니다. (2부로 나누어 올렸습니다.)
http://blog.naver.com/korail5148/50141033823
http://blog.naver.com/korail5148/50141962367
먼저, 해당 포스팅은 블로그에 올리기 이전에 2012년 7월에 발행된 철도전문매거진 (Railers) Vol.07에 18페이지 분량 기사로 기사화 되었던 내용에 살을 붙여 올렸던 것 이었습니다.
레일러 편집부에서 객원기자들이 쓰는 각개의 기사들에는 기자 개인의 사견이 반영되어 정확성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출판 이전에 전문기관의 자문위원을 통해 최소 2회 이상의 검토를 받는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 기사의 경우에도 2회의 검토를 받았고 그 중 첫번째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고속철도기술개발본부의 연구 단장님께서 직접 기사를 검토해 주셨습니다.
(1995년부터 2006년까지 G7 차량 기술개발과 관련하여 사업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모든 연구개발을 총괄하셨던 분입니다. 지금은 차세대고속철도기술개발사업을 선두에서 지휘하고 계십니다.)
2차로는 레일러 자문위원단 으로부터 검토를 받은 후 편집부에서 최종 편집및 개정을 거쳐 책이 나갔습니다.
기사 작성 이전에도 레일러 사측의 임원진과 함께 철도기술연구원에 방문, 1시간 가량 질의 시간을 가지며 제가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부분이나 수차례에 걸쳐 차량을 관찰하면서 가지게 된 의문점에 대해 물음을 주고 받는 시간을 가졌고 이러한 절차에 의해 쓰여진 기사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에서 G7 차량 기술개발과 관련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시고 직접 차량을 설계하신 박사님께 직접 전문에 대해 감수 및 검토를 받았던 기사이기에 내용의 정확성에 관련해서는 다른 글 보다는 자신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족이지만,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아서 수개월간 온 집념을 다해 신경을 썼던 차량이기도 했구요.
1. 차량 기술개발 및 제작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
GE C44-9님께서 링크해주신 문서를 받아서 보았습니다.
http://library.krri.re.kr/own/rail_treatise/2002fail/20030707/8284_file_011.pdf
제가 본문에 언급했던, 개발 및 제작과 관련된 부분의 이야기는. 우리나라 기업에서 차량의 핵심 부품들을 직접 만들어 냈다는 이야기 였습니다.
우리나라 로선, 처음 시도하는 일인데 백지상태에서부터 맨땅에 헤딩할 수 있겠습니까.
이미 어느정도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외국의 기업으로 부터 차량 설계 및 제작 단계에서 설계 검토, 기술자문 등의 방법으로 지원을 받았다는 내용으로 보여지며
어디에도 저들 외국 기업이 핵심 부품을 제작하는데 직접적인 도움을 주었다는 내용은 보이지 않는듯 합니다.
괜히 HSR350X를 홍보할때, 정부와 철기연 그리고 로템이 92% 국산화를 그렇게나 내세웠던것이 아닙니다.
핵심 부품은 모두 국산 기술로 개발 가능한 경지에 올랐습니다.
당시 사업에 참여했던 국내 기업들 대부분이 각자 맡았던 품목과 관련해서는 많은 기술력을 확보했습니다. 특히 견인전동기및 추진제어쪽 기술은 로템이 아주 빠삭하게 익혀서 왠만한 고출력 전동기도 우리손으로 척척 만들어 내고 있고, 제동 및 다른 계통의 부품. 예를들자면 제동 및 팬터그래프 쪽은 유진기공, 제어시스템 쪽은 LS 산전, 감속기어쪽은 현대 다이모스 등으로 나누어 각개 분야의 전문성을 어느정도 확보하고 계속해서 기술력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남은 8%는 현가장치에 쓰이는 코일스프링이나 오일댐퍼등의 부품으로서 자잘한 부품들을 우리가 직접 개발하는것 보다는 이미 검증되고 다년간의 노하우에 의해 기술력이 확보된, 외산 자재를 구해 쓰는것이 경제적으로나 효율성면에서 보나 이득이라고 판단해 그리 한것입니다. 그 8%안에는 차량내 곳곳을 모니터링하고 계측하는 검측장비 또한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문서를 보니 낯익은 제조사들이 눈에 띕니다.
봄바르디어, 지멘스, ADTRAINZ는 과거 ICE시리즈 (ICE3도, ICE-T, ICE-TD 까지)를 제작해 직접적인 고속철도차량 제조 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봄바르디어와 지멘스는 지금도 유럽 및 전세계 철도차량 제작시장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을 정도로 대단한 기업들입니다. (기술력및 수주 능력으로 본다면)
1단계 1차년도. 즉, 사업개발 초기부터 해외 기관으로 부터의 연구개발 협력이 이루어졌다는 내용이군요.
세부 항목들을 훑어보니.. (해당 문서로 부터 일부 내용을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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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편성안 도출 및 성능 비교/검토
-공력관련 기술자문
-제동 및 대차분야/공력 관련 자문
-TCN 관련 기술자문
-판토그라프 가선 접촉력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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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대단한 기업들이 도움을 준것은 사실이지만, 도움을 준 범위가 설계 검토 및 기술 자문 정도라는 것 입니다.
기술자문을 해주는것이 별다른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부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이들 회사의 도움을 받아 하나부터 열까지 이건 이렇게 하고 저건 저렇게 하는 수준으로 도움을 받았다는게 아니라, 차량의 부품은 우리가 만들고, 이 차의 주요 부품이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설계 단계에서 착오없이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우리보다 앞선 기술을 가진 국외 기업에게 검증을 받았다는 겁니다.
자동차 산업으로 예를 들자면, 쌍용자동차의 체어맨 시리즈는 개발 초기 단계에서 부터 메르세데스 벤츠의 기술력을 사들여와 벤츠의 기술로서 차를 만들어 냈기로 유명하죠. 현대의 플래그쉽 모델인 에쿠스도 미쯔비시와 함께 개발해 내다가, 나중에 현대가 독보적으로 에쿠스 라인업을 밀고 나가 오늘날 현대만의 독보적인 아이덴티티를 가졌다고 볼 수있는 경지에 이르렀죠.
이런것과는 확실히 다른 부분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도 새로운 차종을 개발할때에, 국외 기관과의 협력은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최신예 차량을 예로 들자면, 조금 있으면 모습을 드러낼 ITX-새마을 차량도 제작은 로템에서 했지만. 차량의 설계 검증을 의뢰받은 철기연에서 일부 부품의 시험성적서와 샘플을 들고 독일과 스웨덴 회사로 직접 찾아가 검증을 받고 오기도 했습니다. 8500호대도 그랬고 심지어 HEMU-430X도 국외 기업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사족으로 예를 들자면, 96년 철기연이 출범한 뒤 얼마뒤 대기업 철도차량제작사 3사 합병이 이루어지고 그 이후부터 국내에서 제작되는 차량의 95%를 로템이 만들고는 있지만, 로템이 직접 개발하고 만든 차량들 모두를 철기연에 의뢰해 차량의 성능검증을 거칩니다. 현차 시운전 단계에서도 차량이 본선에 투입되기 전 까지 수개월간 기술연구원이 협력해 기술자문을 해 주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차량 모두에 철도기술연구원이 로템과 함께 만들었다 라고 해야하는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력변환장치와 관련해서 덧붙이겠습니다.
G7내 전장품중 가장 핵심이 되는 부품인 추진제어장치의 개발은 두개 회사에서 나누어 개발했습니다.
현대로템과 현대중공업이 각각 별도로 부품을 개발했고, 7량 편성의 시제차중 서울방향의 동력제어차와 동력객차에는 현대정공에서 개발한 제품이 탑재, 부산방면의 제어차와 객차에는 현대중공업 개발품이 탑재 되었습니다.
여기에 있어, 주전력변환장치의 주요 구성품중 전력변환소자 (IGCT)는 ABB사의 제품을 직접 수입했으나, 거대한 전력변환장치 일체는 각개 회사에서 직접 회로를 설계하고 제작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는 제가 InnoTrans 2012 박람회장 내에서 얻은 정보로는 자국 기술력으로 만들었다는 CRH380A에 들어가는 추진제어설비품은 독일계 회사의 부품을 그대로 사다 썼다는 이야길 들었습니다.
추진제어장치의 설계는 현대로템과 현대중공업이 독자적으로 개발해 내었고, 최종 테스트에서 현대중공업의 제품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아 실제 양산차량인 KTX-산천에 들어가는 전력변환장치의 제작은 현대중공업에서 맡았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제어소자만을 수입해 쓰고 그 외의 회로 설계는 우리나라에서 도맡아 했습니다.
IGBT, IGCT를 국산화 했다 라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전력변환장치를 국산화 했다라는 것은 맞는 말이 됩니다.
오죽하면 HEMU-430X에도 IGBT는 인피니온사 제품(6,500V급)을 사다 썼습니다.
2. 차량모델선정 및 차량의 기술이전문제 그리고 알스톰에 대한 부정적 견해에 관련한 내용에 대해.
외규장각 이야기는 제가 꺼낸적이 없으니 논외로 하고 차량 모델과 기술이전 부분에 대해 해명아닌 해명을 하겠습니다.
알스톰이 우리나라와 계약한 모델은 88년 말에 개발완료되어 93년도까지 도입된 TGV-A 모델 이었습니다.
92년부터 TGV-A의 후속 차량인 TGV-R 차량이 개발되었고 TGV-A 와 TGV-R 은 외관적으로는 비슷하나, 내장면에서 특히 동력제어차 파트에 대해서는 국소한 차이가 많습니다.
TGV 차량을 동력제어차와 동력객차 파트로만 묶어 크게 1~4세대로 구분하는데, 1세대가 TGV-PSE. 2세대가 TGV-A 이고 TGV-R 을 2.5세대 혹은 3세대의 프로로 타입으로 보곤 합니다.
TGV-R 이후에 나온 TGV-Duplex의 1차분 차량이 3세대이고 2006년 개발된 TGV-Duplex의 2기형 차량인 TGV-Dayse와 TGV-POS, 2011년부터 제조되어 2015년까지 95개편성이 도입 예정인 TGV-Euroduplex (TGV 2N2; 3기형 Duplex로 분류)가 4세대 TGV 차량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인도된 TGV-K 모델은 2세대 차량인 TGV-A를 기반으로 계약이 이루어 졌습니다.
우리 기술진이 알스톰 현지 공장에 파견나가 있던 시절에 알스톰은 이미 TGV-R형 동력차량을 마구 제작해 내고 있었고, 3세대 차량으로 분류되어지는 TGV-Duplex 차량 역시도 양산 직전 단계에서 동력제어차 까지는 만들어져 시용을 거치고 있었습니다.
차량 기술에 얼마나 차이가 있건 아니건간에 우리가 최종 기술도입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던 93년 말에 이미 TGV-A의 후속 모델인 TGV-R 차량은 92년부터 상업운행을 시작하고 있었기에 구형 모델을 준것이 아니다 라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리고 기술이전 부분입니다.
93년 계약당시 프랑스 ALSTOM 과의 계약서 내용에 '향후 한국내에서 차량을 제작 조달 해야하기에, 차량의 핵심 기술력의 50% 이상을 이전해야 하며 그 기술력을 이전하는 방법으로는 1차로 서류를 통한 기술 이전. 2차로 직접 우리측 기술진이 프랑스에 파견되어 현지 공장에서 교육을 받으며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라는 내용으로 약속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50%라는 조건에 미달될 경우에는 일정 비율로 배상금을 물어낼 것으로 합의가 되어 있었습니다.
류기윤님께서 말씀하신 것 처럼 문서로는 핵심 기술이 완벽하게 이전 되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것이 34개 편성은 국내 조립을 이루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아주 세밀한 설계도면 에서부터 시작해 내부 부품의 도면까지도 제공을 받아야만 했으며, 알스톰과의 계약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KTX차량을 도입한 이후로 30년간 차량을 유지보수 해야하며 고장, 사고 등의 유사 상황이 발생할 경우 자국 기술력으로 차량을 완벽하게 복구하여 운행할 수 있는 기술기반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서화된 각종 자료들의 제공이 필연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이에 대해, 알스톰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은 부분이라면 위에 언급한 2차에 해당하는 부분인 직접 맨투맨으로 이루어 져야 하는 기술이전의 부분 이었는데. 여기에 대해 알스톰측에서 아주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어떤 차량이건 신차가 나오면 차량이 출고되기 이전에 운용주체에서 차량제작사로 직원들을 보내어 해당 철도차량을 운전, 정비 하기위해 필요한 교육을 받게 됩니다. 물론, 차량 정비를 위해 해당 차량과 관련된 각종 도면이나 기술사양에 대해서는 문서로 제공받게 되지만. 책으로서 배우는것과 직접 차량을 보며 혹은 차량을 제작한 기업측으로 부터 배우는 것이 같다고 보기는 어렵겠죠.
연구진분의 입장을 살짝 빌려오자면. 우리는 TGV 차량 기술을 배우며 알스톰으로 부터 고기를 잡는법을 조금이나마 배우고 싶었던 것 인데, 알스톰은 다 잡아놓은 고기를 건네주는 것만 완벽하게 해 주고 잡는 방법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고 합니다.
개발사 입장에선 기술력 보호를 위해 당연한 처사를 했다 하겠지만, 우리 입장에선 속이 타지 않을래야 않을수가 없었겠죠.
설계도면을 그대로 넘겨주면, KTX차량에 대해서는 아주 똑같게 정말 어떤 방법으로건 카피를 뜰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언젠가 KTX가 폐차되는 시기가 도래할 즈음에 우리가 이를 대체할 새로운 차량을 도입하려 한다면 우리가 가진 기술력이라고는 KTX차량 그 자체를 만들 수 있는 것 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가 G7사업을 기획했던것 이었구요. 이건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경부고속철도 이야기는 80년대부터 준비가 되어왔지만, 정작 한국형 고속철도사업은 고속철도 도입계약이 체결된 후에 95년경 정도에 갑자기 불이 붙었습니다.
94년부터 우리 기술진이 현지로 나가 교육을 받고 있을때,
SNCF는 95년부터 영업에 투입하기 위해 Duplex 차량을 찍어내기 시작하고 있었고.
우리 기술진이 Duplex 차량 제작 라인에 가까이 가는것도 엄하게 막아냈다고 합니다.
우리쪽에선 TGV-A를 기반으로 한 차량을 30년동안 써야만 하는데, 프랑스는 우리나라에 차량을 넘겨줄 당시에 바로 새로운 모델을 준비하고 있었던것이 우리나라 기술진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게 되었던 겁니다.
이 내용은 현업분들께 지나가는 이야기로 숱하게 들었지만, KBS 신화창조의 비밀-한국형고속철도 편에도 일화가 나오고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프랑스측(알스톰이건 SNCF건)은 기술공개와 관련하여 상당히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부분과 관련해서는 신형전기기관차 (ES64F) 기술을 로템에 넘겨준 SIEMENS등과는 확실히 대조적입니다.
KTX 계약 이후 코레일에서는 주기적으로 ALSTOM, SNCF의 제조공장 및 차량 유지보수 공장에 방문해 차량 정비 기술등을 교육받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우리나라에 공개할 수 있는 기술력의 범위는 아직까지도 TGV-A, TGV-R 차량 등에 한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지인분중 수도권고속철도차량정비단 소속 기술진분께서 지금 SNCF 현지 공장에 한달여간(~6월 말 까지) 파견교육을 나가 계시는데, 여전히 기술력 공개와 관련한 부분에 상당히 비 협조적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정 알고싶으면 돈을 주고 자료를 사라는 식으로 나온다고 하네요.
코레일과 아직은 기술적으로 협력을 해 주어야 하는 부분이 있어 도움을 주긴 준다는데, 어디까지나 우리나라 KTX의 아종인 TGV-A~TGV-R. 그 이상의 범위를 넘지 않는다 합니다.
그리고 알스톰은, TGV-K 기술력을 넘겨준 이후에도 우리나라에 무수히도 태클을 걸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주 잘 알려진 사례로 몇년전 까지만 해도 KTX의 역방향 좌석 개조 문제와 관련해서도 라이센스를 들먹이던 알스톰 이었는데. 더 이상 TGV-K 가 아니라, 우리의 방식으로 새롭게 만들고 있는 고속철과 관련해서까지 이것 저것 못하게 막으려 별의 별 수를 다 썼다고 합니다.
얼마전 고속철도 2단계 구간에서 HEMU-430X와 KTX 차량이 동시에 주행하는 시운전이 거쳐졌죠.
유투브에 영상도 올라 있습니다.
G7 개발 당시에도 고속철 1단계 구간에서 HSR350X과 KTX를 동시에 주행하는 시운전을 기획했습니다.
그런데, 그 단계에서 ALSTOM이 태클을 걸어왔습니다.
아직, 시제차 단계에서 시험하고 있는 차량인 HSR350X와 KTX차량을 동시 주행하여 TGV의 아종인 TGV-K차량의 성능보다 우수한 결과가 도출될 것을 예측하고 있었기에 이 시험이 적잖이 아니꼬왔던 모양입니다.
그쪽에서는, HSR350X차량을 믿을 수 없어 자칫 이 시험을 진행할 때에,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차량을 움직일 때 HSR350X차량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전자기파 등의 영향으로 KTX차량의 성능에 영향을 미쳐 차량에 이상이 생길 경우 자기쪽에선 그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해 보증할 수 없다는 내용 이었습니다.
이것이 과연 상식적으로 이해를 할 수 있는 범위내의 이야기 인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철도차량을 신규로 제작할 때에. 해당 차량내 전장품의 전자기적 특성에 따른 영향이 해당 구간에서 운행할 수 있는 모든 철도차량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있는지 그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 보아야만 인정이 되는 부분인건지.
이에 우리측 기술진이 몇차례에 걸쳐 그런 내용에 대해 각서를 쓰고 합의를 하고 서명을 한 후에야 정상적으로 시험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결과는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겠지만, HSR350X의 압승이었죠.
한가지 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 사진은 HSR350X의 T3-MT2 차량(5호차-6호차) 사이에 연결된 관절 대차의 모습입니다.
HSR350X에는 총 6개의 비관절식 대차와 4개의 관절대차를 채용하고 있습니다. 유독 위 사진에 있는 대차만이 다른 대차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KTX, HSR350X의 관절대차는 기본적으로 양단객차와 대차간을 링크할때, 갱웨이와 함께 양쪽으로 2개의 공기스프링에 의해 2점 지지가 이루어지는데 위 사진속의 대차는 각 객차당 개별적인 공기스프링을 통해 총 4점에서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대차 사이드프레임의 형상, 축상의 형상마저도 기존 대차의 형상과는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HSR350X는 2002년도에 개발 완료되어 출고되었는데, 위 대차는 2006년에 따로 제작되어 4년전에 만들어져 있던 관절대차 1조를 버리고 대체하여 얹혀진 것 입니다.
이것을 왜 만들게 되었느냐면. HSR350X가 2004년 352.4km/h을 기록하고 계속해서 안정화 시험을 거치고 있을때, 우리측에서 양산형 모델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들은 Alstom 사가 강하게 항의를 해 왔다고 합니다.
다른것은 그렇다 치는데, 대차장치 자체는 자신들이 설계 특허를 갖고 있기에 너희들 마음대로 일부만 설계를 변경해 양산차에 쓸 수 없다 라고 밀어부쳐 왔다고 합니다.
이들 대차의 설계 구조는 기존 KTX 차량으로 부터 이전받은 대차장치와 모양새는 거의 동일합니다. 다만, 각개 부품들에 대해 (프레임의 규격이라던가, 브라켓의 취부형상 이라던가) 설계 구조 자체는 조금씩 다르게 만들어졌습니다.
이에, 철기연과 로템측이 "우리도 대차 만들 수 있다!" 라고 이야기 하기 위해 독보적인 방법으로 설계를 변경해 만들어 낸게 위 사진의 대차라고 합니다. 후문으론 기존의 관절대차와 비교할때, 눈에 띄는 성능향상은 없었고 도리어 유지보수 개소가 많아져 양산차량에 채택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알스톰에서 더 이상 관절대차 문제로 찍소리 하지 못 하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하네요.
여담 이지만, 제가 작년 가을에 InnoTrans에 다녀왔을때, 기자 자격으로 내로라하는 전세계 유수의 철도차량 제조기업들을 쏘다니며 홍보직원들을 붙잡고 많고 많은 질의를 했습니다.
지멘스, 봄바르디어, 호이트, 보슬로, DB, SNCF 등..
독일쪽 제작사쪽엔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신차에 대한 문의도 하곤 했는데, 단례로 지멘스와 DB AG측 공식 부스에 찾아가 올해 안으로 상업운전을 시작할 DB의 신형 ICE 차량인 ICE3 Velaro D (BR 407) 차량에 대해 참 많이도 물어봤습니다.
Velaro D의 경우. 당시로 계속해서 시험을 진행중이던 차량 이었고, 지멘스 측에서는 2000년대 초 까지 ICE3 (BR403, BR406), ICE-T(BR 411, BR415), ICE-TD (BR605)를 제작할 시절만 해도 봄바르디어와 AD TRAINZ와 함께 합작으로 ICE차량을 만들던 것을 BR407 부터 완전히 기술적으로 독립해 Siemens 로고만 딱 박을 수 있을 정도로 자사의 최신 기술력이 총집약된 차량에 대해서도 정말 세세한 부분까지 거침없이 알려 주었습니다.
나중에는 비 공개용 자료라며 Velaro D 차량과 관련한 핵심 전장품의 스펙이 포함된 자료를 메일로 제공해 주기까지 했습니다. (내용이 전부 독일어라 읽을래야 읽을 수 없는게 문제지만..)
반면 프랑스 국영 철도. SNCF 부스에 찾아가 2011년 운행을 시작한 4세대형 TGV 차량인 TGV Euroduplex에 대해 TGV Dayse, TGV Duplex 차량과 비교해 어떤 부분에 대해 차이가 있는지 직접적으로 집어서 물어 보았을때, 정말 개괄적이고 간단한 대답만을 해 주었고, 보안상 이야기 해줄 수 없다는 말만 계속 했습니다.
제가 기업체 관계자 신분도 아니고 일반인 신분으로 그저 기자 목걸이만 내걸고 찾아갔음에도 자사의 바이어를 대하듯 친절하게 응대하며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었던 독일계 회사들과는 달리 프랑스쪽 기업체의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단지 호기심에 자사의 제품에 대해 문의를 해 오는 개인에게도 이렇게 반응하는데. 기업체에 대해서는 양국 제조사의 반응이 더욱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으며 이에 대해선 실제 현업에 계신 연구원들 및 제작회사 직원분들께서 반증해 주시고 있습니다.
KTX가 프랑스 Alstom 사로부터 들여왔고 그 기술력을 이전받아 국산화를 했던것 처럼
신형전기기관차 8100, 8200호대는 독일 Siemens 의 ES64F모델을 기반으로 들여와 우리쪽 사정에 맞게 개량했습니다.
똑같이 차량과 함께 차량의 라이센스를 들여왔는데, 독일측과 프랑스측의 태도 자체가 너무도 상이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초기에 지멘스로부터 라이센스 제작한 8100호대를 운용하면서, 2003년에는 원형모델로 부터 부분적으로 많은 부분에 손을 댄 8200호대를 만들어 낼 때도 우리식으로 뜯어 고치는데 별다른 무리가 없었습니다.
이후에도 8200호대가 코레일의 주력 차량으로 자리매김해 나가면서 기관차 성능향상을 위해 단계적으로 부품의 국산화 비율을 높이고 이제는 아예 전력변환장치내 소자까지 IGBT로 바꾸려 하고 있는데. 지멘스에서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기에 어렵지 않게 코레일과 로템이 뜻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 상업운전에 투입된 최신예 신형전기기관차 8500호대는 핵심 전장품과 관련하여 종래의 Siemens 사 제품을 모조리 갖다 버리고 도시바 제품으로 갈아 엎었음에도 독일측에서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었던 겁니다. (우리가 HSR350X를 만들때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던 회사중 하나가 지멘스 였습니다. 위의 자료에도 아주 잘 나와 있네요.)
제가 글의 전개를 그렇게 끌어갔던 부분은. 확실한건 프랑스측에서 약속한 부분에 대해 능동적으로 우리나라가 고속철도차량 기술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기에 찝찝한 부분이 많고 또. 그러한 연유 때문에 우리나라가 95년말에 고속철도차량 기술자립을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는 내용을 끌어내기 위함이었습니다.
차량제작사 측에서 어찌나 우리나라의 고속철 기술자립을 배아파 했으면. 외규장각이니 뭐니는 덮어 두더라도, 우리나라측이 TGV 차량을 선정한 이후에 얼마나 많은 고초를 겪어야만 했고 고속철도차량과 관련된 사업을 진행했을 때에 우리나라 연구원들이 KTX-산천을 만들어 내고 HEMU-430X를 만들어 내기 까지 원 제작업체의 비협조적인 대응태도로 인해 얼마나 많은 후폭풍을 감당했어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댓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겟지만 알스톰의 횡포덕에 우리나라가 정신차리고 이렇게 한국 고속철도를 개발할수 있었던듯 합니다. 오히려 굴하지 않고 차량을 국산화에 성공한 우리나라가 어찌보면 대단하고 자랑스럽기도 하지요 ㅎㅎ
프랑스측의 반응이 이해가 갑니다. 그들이 쌩고생해서 얻은 결과를 그냥 넘겨주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독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멘스사에 대해 좀 긍정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지만, 그들도 알스톰사와 다를바 없습니다. 제품을 사겠다면 매우 친절하지만 기술 넘겨달라하면... 반응은 알아서 생각해보시기를...
죄송합니다만 레일러는 언제 나오나요?ㅠㅠ
최연수님이 직접 오셔서 답을 주셨군요. 고시공부때문에 별로 여유가 없어서 저도 확인이 좀 늦었습니다. 글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알스톰은 계약서에 나온 내용만큼은 잘 지킨 셈이군요. +a를 바란 이쪽 입장에서는 서운할지도 모르지만 그들에게도 영업 관계상 자신들의 핵심 기술을 그냥 넘길순 없고, 경부고속철도 입찰당시 프랑스 내부에서도 조건이 너무 후하다며 논란을 겪었기에 알스톰 또한 어느정도 이해는 갑니다. (지멘스는 굳이 우리나라의 외에도 러시아나 미국 등 현지 공장에서 견인전동기 같은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등 속은 모르지만 일단 겉으로는 보다 개방적인 행보를 보여주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