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투자와 연관된 말에는 우난히 色이 많아 들어간다,
포화상태에 이르러 출혈 경쟁이 불가피한 시장이 레드옥션(red ocean)이라면,
발상을 바꿔 창출한 전혀 새로운 시장이 블루오션(blue ocean)이다.
조금은 낯선 퍼플(purple)오션은 둘의 장점만을 취한 제3의 방식이다.
기존의 익숙한 시장에 터를 잡되 차별화된 아이디어.기술로 독자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다.
비닐봉지에나 담아 팔던 두부를 밀폐포장된 형태로 탈바꿈시킨 사례가 꼽힌다.
텅 빈 부지에 공장을 직접 세우는 전 그린필드(green field) 투자다.
반면 값이 헐한 기업을 사들인 뒤 투자 목적에 따라 개조해 신설 효과를 얻는 방식이 브라운필드(brown field)다.
원래 녹지나 미개발지를 뜻하는 그린필드, 버려진 산업용지를 지칭하던 브라운필드를 투자 용어로 차용했다.
대개 호황기에는 그린필드형, 불황기엔 브라운필드형 투자가 늘어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엔 후자가 대세다.
요즘엔 '그레이존(gray zone)'이 투자. 규제 영역에서 회자된다.
19일 정부가 내놓은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에는 '그레이존 해소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새로운 기술로 투자하려는 기업에 규제 적용 여부를 신속하게 알려주는 행정 서비스다.
'그레이존'의; 발상지는 일본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두 얼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기도 하다.
아베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여론환기용으로 '그레이존 사태' 대응론을 들고 나왔다.
국제정치 용어로 그레이존은 평시.전시 여부를 팜별하기 어려은 회색지대라는 뜻이다.
경찰력으로 충분한지, 자위대가 충돌해야 하는지 논란의 영역이다.
아베는 비슷한 시기에 성장 전략의 '세 번째 화살'로 규제개혁을 표방하고,
그 구체적 카드의 하나로 '그레이존 해소'를 제시했다.
지난 1월 산업경쟁력강화법에 포함된 후 닛산자동차가 운전자의 심장마비 등 긴급상황 때
차를 멈추게 하는 자동장치를 신속히 상용화 하는 데 기여했다.
최경환 경제팀 출범 후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발표된 경제활성화 정책들을 작동시킬 숱한 법안들은 여의도에 갇혀 있다.
그레이존 해제 등이 담긴 반규제 법안에도 국회는 '입법권 침해'를 들어 반대 기류다.
기업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가 정책 집행의 불확실성이다.
그레이존이 바로 종잡을 구 없는 안갯속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국회야말로 대한민국의 그레이존 아니겠는가. 김희평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