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저는 병원에서 안 죽어요. 그러니 정신을 잃더라도 큰 병원으로 보내지 마세요." 겨우 말을 내뱉고는 이내 책상에 머리를 파묻는다. 하얗게 센 머리털 사이로 식은땀이 흘러 뚝뚝 떨어진다. 잠시 후, 힘겹게 고개를 쳐들더니 나를 빤히 쳐다본다. 숨이 차서 헐떡이면서도 간구(干求)하는 눈빛만은 강렬하다. 나는 할머니의 차트에서 나이를 재차 확인하며 눈물이 그렁그렁한 그 눈을 본다. 선(善)하고 투명하다. '진심이구나.' 거칠고 물기 없는 할머니의 손을 잡았다. "걱정 마세요. 가족들과 상의해서 원하는 대로 해드리겠습니다."
할머니는 92세다. 기관지 천식, 심부전, 만성위장병과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다. 가족으로는 슬하에 2남 2녀가 있는데, 6·25전쟁 때에 남편을 여의고 홀로 4남매를 키웠다. 단 한 번의 흐트러짐도 없이 반듯하고 야무지게 사셨다. 자식들에게는 자상하면서도 엄격했는데, 그 가르침 덕분인지 자식들이 모두 효자다. 큰아들만 1970년대 서독에 광부로 파견되어 그곳에 정착해 있을 뿐 나머지 자식들은 할머니 집 근처에 있다. 할머니가 연로해지자 자식들이 서로 모신다고 했지만 자식들에게 폐 끼친다고 당신께선 지금까지 따로 살고 있다. 할머니 인품이라면 그럴 만했다. 내 병원에서 당신 차례가 되었는데도 급하거나 바쁜 환자가 있으면 먼저 진료받기를 권했다. 당신 진료 중에도 밖에 대기 환자가 많아 소란스러우면 서둘러 나가시곤 했다.
자식들이 찾아왔다. 어머니 상태가 나빠져 식사도 못하고 정신이 흐려지곤 하는데 얼마 전에 다녀간 큰아들 얘기만 하신다고 했다. 할머니는 평소 가난 때문에 큰아들을 외국으로 보낸 게 평생 한(恨)이었는데, 죽기 전에 밥 한 끼 해 먹이고 자는 모습이라도 한 번 봐야겠다고 하셨단다. 비행기 삯이 없어 못 올지 모르니 독일로 돈을 부치라고 채근하시곤 했다. 할머니 눈에는 독일에 자리잡고 잘사는 큰아들이 아직도 가난하게 느껴졌나 보다. 큰아들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왔다. 꿈에 어머니가 자주 나타나 귀국하려 했는데 마침 동생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큰아들과 함께 지내는 2주 동안 할머니는 초인(超人)적인 힘으로 죽음을 이겨냈다. 할머니가 자는 아들을 쳐다보며 볼에 뺨을 비볐는지는 알 수 없다. 누가 누구를 챙긴 건지 모르지만 다가오는 이별에 대한 완벽한 준비 시간이었으리라. 그 후 할머니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며칠을 동네 요양원에 계시다가 자식들의 눈물어린 이별 인사를 받으며 생(生)을 마감했다. 인자하고 편안한 모습이었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가족들에게는 축복의 시간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의학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숨이 멈추면 인공호흡기로 숨 쉬게 하고, 심장이 멈추면 심폐소생술로 뛰게 한다. 소변이 안 나오면 투석하여 노폐물을 거르고, 음식을 먹지 못하면 혈관주사로 칼로리를 보충한다. 이렇게 해서 연명(延命)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여 자연스럽게 스러지고 싶은 사람에게는 연명 치료가 또 다른 부담이 되었다.
그렇다고 어차피 죽을 사람이라는 이유로 의사가 환자를 거부하거나 방치할 수 있을까? 그것은 의사의 숙명을 저버리는 일일뿐더러 현행법으로도 불법이다. 보호자가 치료 중지를 결정하는 것도 악용의 소지가 있어서 원칙적으로는 용납이 안 된다. 그러면 연명 치료가 싫다고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집에서 견뎌야 할까? 통증은 치료하되 심폐소생술·인공호흡기·인공투석은 안 할 수 없을까?
/일러스트=정인성 기자
현행법은 오로지 환자 본인의 의사(意思)만 존중된다. 의식이 명료할 때 뜻을 밝히면 되고, 이왕이면 문서로 하는 게 좋다. '사전의료 의향서(意向書)'에 서명하면 된다. 이는 죽음에 임박했을 때 어떤 치료는 받고 어떤 치료는 하지 말라는 자신의 뜻을 밝히는 서류다.
최근 들어 연명 치료를 반대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사람은 언젠가 죽기 때문에 생명 연장은 의미가 없으며 가족에게 경제적 부담만 줄 뿐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중환자실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하고 싶지 않고, 연명 환자에게 장착된 최신 기계와 최고의 의료진을 좀 더 적극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곳에 집중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에 관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게 과연 있을까? 그 시기나 방법을 미리 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거기까지 도달하는 과정은 우리가 선택해도 되지 않을까. 마냥 두려워만 하지 말고 천상병 시인의 시 '귀천(歸天)'에 나오는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을 차분하게 받아들이며 준비하는 것도 인생을 새롭게 음미하는 게 아닐까 싶다. 죽음은 우리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아닌가. 그 순간을 멋지게 보내야 되지 않겠는가 말이다.
병상에 계시는 분들을 볼 때
병원에 가끔 들를 때가 있다. 어린이가 크레용으로 검은색, 붉은색 잡히는 대로 온 벽에 괴발개발 그려 놓은 듯한 색깔들로 병원은 뒤범벅이 되어있다. 어두워졌다 밝아졌다 하는 가운데, 사람들의 한 생애가 시작되고 마치고 한다.
사람이 병원에 머무는 것은, 한 순간 삶이란 굴레에서 벗어나 고요히 생각해 보라는, 하늘이 주는 ‘그 마음’을 건져 보라고 하는, 그분의 뜻이 담겨 있는 것.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 보고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 왔는가를,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해 보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것을 발견하면 절대의 기쁨이 있다.
초광력超光力은 당신을 밝은 빛viit으로 이끌어 주는 지팡이와도 같다.
빛viit의 책 1권 ‘빛viit으로 오는 우주의 힘 초광력超光力’ P. 52
태어날 때 받고 나오는 세 가지의 사실
매년 한 차례씩 이맘때가 되면 공동묘지를 찾아 망자들의 안식과 명복을 비는 기도를 하고, 생전에 고인들이 살아온 삶을 회상하기도 한다. 새로 생긴 어느 묘지에서는 통곡 소리로 애간장을 짜기도 하고, 한탄과 비애의 독백으로 심금을 울리기도 한다. 매년 이곳에 올 때마다 못 보던 새 묘지가 이 골짝 저 골짝을 가득 채워 가고 있다.
여기 참배를 온 이 숱한 사람들 중에서도 내년엔 이곳에서 볼 수 없는 사람이 끼여 있을지 모른다. 작년까지만 해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분명히 곁에서 죽은 이를 아쉬워하며 기도했던 어느 아주머니가 금년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라도 성해 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와 봐야지”라고 했던 그 할머니도 올해에는 보이지 않았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가장 확실하고 어김없이 받고 나오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 이 세 가지에는 세상의 어떤 힘도 감히 근접하지 못한다.
첫째, 죽는다는 사실이다.
둘째,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셋째, 반드시 빈손으로 간다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온 지난날을 돌이켜 보고, 어떻게 사는 삶이 가장 깊고 의미 있는 삶인가를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안쓰러운 마음으로 이 글이 마음의 작은 빛viit이라도 되어 주길 바란다.
정경헌 서울정내과의원 원장님의 귀한 글을 읽으며 삶의 마지막 순간에 어떻게 가벼운 마음으로 빛의 세상으로 갈 수 있는지에 대하여 늘 안내해주시는 학회장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귀한 빛의 책 내용과 함께 삶의 끝을 잘 마무리하는 방법에대한 이야기~ 감사합니다. 좋은 글을 찾아서 열심히 빛카페에 올려주시는 서유종님 감사드립니다. 빛과 함께 늘 행복하세요.
첫댓글 출생과 함께 따라오는 세가지 !! 분명히 죽게 되고 언제 죽을지 모르면서 누구나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사실 앞에서 자신의
삶을 그분의 뜻에 맞게 후회없는 생이되어야 겠 습니다.
살아 있을떼 근원의 뜻에 따라 살며 삶을 잘 마무리 할 수있게 되기를 마음으로 기원해봅니다. 종말은 죽는다는 학회장님의 말씀과 세가지의 사실에 대하여 다시 생각합니다.
살아서 빛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우주마음과 학회장님께 감사의 시간을 가져봅니다. 감사합니다. 서유종님 빛과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깊고 의미있는 삶인지 생각해보는 하루를 열어봅니다.
피할 수 없이 빈손으로 돌아가는 삶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유종님!
첫째, 죽는다는 사실, 둘째,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것, 셋째, 반드시 빈손으로 간다는 것~
세가지 내용, 생활 중에서도 늘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위해 오늘도 새로운 마음으로 마음에 담습니다. 고맙습니다.
태여나면서 어김없이 받고 나오는것 세가지 마음에 잘 세겨갑니다. 귀한 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태어날 때 받고 나오는 세 가지의 사실, <첫째, 죽는다는 사실> <둘째,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것> <셋째, 반드시 빈손으로 간다는 것>을 늘 마음에 담고 살아야겠습니다.
서유종 님, 귀한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구에게나 나의인생에 있어 피해갈수없는 죽음...나의마음이 돌아가는그곳이 빛의세상이되려면...후회없는 삶이 되야겠습니다...서유종님 감사합니다.
태어날때 3가지 사실 마음에 잘 새겨집니다.귀한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유종 님, 귀한 글 감사드립니다.태어날 때 받고 나오는 세 가지의 사실,죽는다,,언제 죽을지 모른다,빈손으로 간다.
그렇지요 누구나 한번은 꼭 겪어야하는 죽음이라면 인위적인 생명연장은 필요없다고 는생각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서유종님, 귀한빛글. 중에서도 태어날때3가지를 타고나온다는글 을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들도 후회엊ㅅ는삶이 되도록노력하겠습니다. 서유종님 항상빛과함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죽음의 의미에 대해 깊게 생각해 봅니다. 서유종님 감사합니다.
빛과 함께 마지막에 후회없는 삶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서유종님 귀한 글 감사합니다
생의 마지막은 준비된 마음으로 편안하게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매번 좋은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죽음은 항상 내 옆에 있는데 모르고 살아갑니다
웃으며 갈 수 있도록 잘 살아야겠습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진정한 웰다잉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빛viit을 알고 죽음에 관한 얘기를 학회장님께 들어면서 누구도 거부할수없는 공평한 3가지중에 하나라는 생각에 잠시 침묵해봅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다시 한번 생각하는 귀한글 감사합니다.
귀한글 감사합니다.
정경헌 서울정내과의원 원장님의 귀한 글을 읽으며 삶의 마지막 순간에 어떻게 가벼운 마음으로 빛의 세상으로 갈 수 있는지에 대하여 늘 안내해주시는 학회장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귀한 빛의 책 내용과 함께 삶의 끝을 잘 마무리하는 방법에대한 이야기~ 감사합니다. 좋은 글을 찾아서 열심히 빛카페에 올려주시는 서유종님 감사드립니다. 빛과 함께 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