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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 / 125분>
안무 : 유리 그리고로비치 / 레프 이바노프 / 에치오 프리제리오 연출
오데트 / 오딜.......................스베틀라나 자하로바
지그프리드 왕자...................데니스 로드킨
왕비(지그프리트의 어머니).....예카테리나 바리키나
로트바르트...........................아르테미 벨랴코프
볼프강(왕자의 시종)..............알렉세이 로파레비치
볼쇼이 극장 오케스트라 연주 / 파벨 소로킨 지휘
=== 프로덕션 노트 ===
볼쇼이의 차이코프스키 3대 발레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
볼쇼이의 새로운 발레의 역사의 시작
2006년부터 2011년 사이 9천억에 가까운 비용을 들여 리모델링을 마친 볼쇼이 극장. 지반과 외관을 새로 다지는 한편 차르 시대의 장식과 구조를 복원, 전체적으로 어쿠스틱 또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무대시설도 최첨단으로 개선하며 21세기의 가장 위대한 오페라 하우스로 재탄생했다. 이에 맞추어 새로 공연된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전설적인 차이콥스키 3대 발레 프로덕션이 HD급 고화질로 새롭게 촬영되어 그 화질과 음질, 환상적인 카메라 워크 모두에 있어서 이전 영상물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혁신적인 퀄리티를 자랑한다. 볼쇼이의 대표 프리마 발레리나인 자하로바와 캅소바가 등장하는 <백조의 호수>와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은 볼쇼이 발레단이 왜 세계 최고인가를 다시 생각케 하는 결정적인 자료라고 말할 수 있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는 서정적인 음악 속에 공주 오데트와 왕자 지그프리트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로 가장 로맨틱한 고전 발레이자, 볼쇼이 발레단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이다. 러시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 세계 최고의 무용수와 무대, 의상의 정수를 보여주는 볼쇼이 발레단. 창단 이후 전성기를 지나 잠시 주춤했던 때 볼쇼이 발레단은 수석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단장을 맡으며 다시 큰 인기를 얻게 되었으며, 이들은 민족적인 색채와 드라마틱한 작풍으로 자신들만의 뛰어난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2003년부터 볼쇼이 발레단 수석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는 스베틀라나 자하로바는 오늘날 가장 아름다운 오데트이자 오딜로 황홀하고 섬세한 춤이 한 마리 백조 그 자체이다. 숨막히는 백조의 군무, 백조의 몸짓을 묘사하는 섬세한 발레리나의 연기, 애절한 드라마는 누구나 한 번은 꼭 감상해야 할 걸작이다.
=== 줄거리 ===
1막
1장 - 왕자의 생일날
왕자의 생일날, 오래된 독일의 한 성에서 왕자 지그프리트의 생일파티가 벌어지고 있다. 오늘은 그가 20세 성년이 되는 날. 그는 어머니와 친구들, 귀족들로부터 축하를 받는다. 의식에 의해 왕자에게 기사(knight) 작위가 수여되고 그 증표로 칼을 받는다. 마지막 축배의 춤을 출 때 젊은 여인들은 왕자의 관심을 끌려고 노력하지만 왕자는 관심이 없다. 순수하고 이상적인 사랑에 대한 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잔치가 끝나고 친구들과 귀족들이 떠난 후 홀로 있게 된 왕자는 자신을 따라다니는 어떤 그림자의 존재를 의식한다. 마치 어떤 이상한 힘이 자꾸만 그를 부르는 것 같았는데 그것은 천재적인 악마였다. 운명 그 자체, 그는 끊임없이 왕자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해오던 존재였다. 보이지는 않지만 항상 자신과 동행하는 어떤 강력하고 불길한 이끌림에 의해 지그프리트는 환상의 세계로 굴복하듯이 빠져든다.
[감상 포인트] 왕자의 성인식을 축하하는 왈츠와 축배의 춤이 볼만하다. 무용수들의 대열을 디귿(ㄷ)자 대열, 대각선 대열, 방사선 대열 등으로 자유자재로 바꾸며 입체적으로 안무함으로써 탁월한 군무 활용력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광대의 36회전을 통해 화려한 남성 춤을 감상할 수 있다. 후반에 등장하여 왕자의 의식세계를 조정하는 악마의 역할을 주의 깊게 보자. 악마가 왕자와 함께 동행하며 추는 '그림자 춤(The shadow dance)'은 악마와 왕자가 서로 대등한 위치에서 이 발레를 이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막 2장 - 백조의 호숫가
천재적인 악마에 이끌려 지그프리트가 다다른 곳은 어느 이상한 호숫가. 호수 위에 달빛이 비치는 가운데 마법에 걸린 백조 여인들이 나타난다. 지그프리트는 그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인 오데트를 발견한다. 그는 마치 마술에 걸린 듯 그녀의 아름다움에 매혹 당하고 만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자신이 꿈꾸던 사랑을 만나게 된 것이다. 오데트는 천재적인 악마의 저주에 의해 낮에는 백조, 밤에는 사람으로 변하는 자신의 신세를 하소연하면서 이 저주에서 풀리려면 한 사람의 변치 않는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지그프리트는 오데트에게 영원히 그녀만을 사랑할 것을 맹세하면서 다음날 왕궁 무도회에서 그녀와의 결혼을 발표할 것을 맹세한다.
[감상 포인트] 이 호숫가 장면은 원안무가 레프 이바노프의 원작을 거의 그대로 살렸다. <백조의 호수>하면 차이코프스키의 그 유명한 음악과 함께 연상되는 바로 그 장면으로서 백조를 관찰한 후 그 움직임을 그대로 발레로 표현한 이바노프의 천재성을 확인할 수 있다. 지그프리트와 오데트가 처음 만나 추는 유명한 아다지오, 앙증맞은 네 마리 백조의 춤, 아름답고 시원한 세 마리 백조, 발레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인 백조 군무 등이 압권이다.
2막
1장 - 왕궁 무도회
여왕의 초청으로 헝가리, 러시아, 스페인, 나폴리, 폴란드의 공주들이 성에 도착한다. 지그프리트 왕자는 그들 중의 한 명을 자신의 신부로 선택해야 한다. 초대받은 공주들은 화려한 춤으로 자신들의 매력을 뽐내지만 지그프리트는 오직 오데트 생각뿐이다. 그때 갑자기 나팔소리와 함께 신비스러운 기사(knight)가 검은 의상을 입은 아름다운 소녀와 함께 무도회장에 입장한다. 바로 천재적인 악마 로트바르트와 흑조 오딜이다. 왕자는 오데트와 똑같이 닮은 오딜에게 놀라서 그녀에게로 황급히 다가간다. 이제부터 천재적인 악마가 왕자의 심리를 테스트하기 시작한다. 지그프리트는 오딜의 존재가 미덥지 않지만 고혹적인 춤으로 자신을 유혹하는 오딜을 당해내지 못한다. 그녀에게 완전히 매혹된 지그프리트는 오딜을 자신의 신부로 공표한다. 그 순간, 무도회장에 어둠이 깔리면서 아름다운 오데트의 환영이 나타난다. 지그프리트는 운명의 장난에 속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자신의 배신을 속죄하기 위해 서둘러 백조들의 호숫가로 달려간다.
[감상 포인트] 각 나라의 공주들이 추는 헝가리 춤, 러시아 춤, 스페인 춤, 나폴리 춤, 폴란드 춤 등 민속무용의 재미가 쏠쏠하다. (러시아 춤이 삽입되는 경우도 있고) 공주들의 춤이 다른 버전보다 더 비중 있게 안무되어 있다. 악마-왕자-오딜의 3인무도 삽입되는 경우도 있다. 흑조 오딜과 왕자의 2인무는 프티파 버전을 그대로 사용하는데 마지막에 발레리나의 기술 중 최고라는 32회전의 푸에테(fouette)가 나온다.
2막 2장 - 백조의 호숫가
밤늦은 호숫가. 음울한 기운이 호수를 감싸고 있는 가운데 오데트가 백조들에게 왕자가 그녀에게 한 맹세를 어겨서 영원히 백조로 살게 되었다는 슬픈 소식을 전한다. 그때 오데트에게 용서를 구하려고 지그프리트가 달려온다. 그러나 천재적인 악마는 둘을 갈라놓기 위해 계속 방해를 한다. 지그프리트는 운명에 맞서 싸우지만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악마를 당해낼 수가 없다. 악마가 왕자를 처치하려는 순간 오데트가 온 몸으로 막아 지그프리트를 보호한다. 그 순간 그들의 사랑이 악마의 악한 힘을 이겨내 결국 악마는 쓰러지고 만다.
[감상 포인트] 같은 <백조의 호수> 테마지만 1막에 비해 음악이 다급하게 흐르면서 위급상황을 알린다. 이 속에서 추는 악마와 왕자의 싸움이 볼만하다. 버전에 따라 '사랑이 운명을 이긴다'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기도 하고, 비극 버전에서는 오데트가 절망하여 호수에 빠져 죽자 왕자도 따라서 죽는 것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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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 <출처 : 2010년 12월 21일자 네이버캐스트 / 류태형 글>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Swan Lake op.20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더불어 차이콥스키 3대 발레 작품
1876년에 작곡 완성, 1877년 2월에 볼쇼이 극장에서 초연
[백조의 호수]는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더불어 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음악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차이콥스키 당대에는 그 진가를 인정받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여성 무용수의 각선미와 우아한 포즈를 살리는 것에 안무가 치중되어 있어 단순한 춤곡 반주, 그 위에 장대한 나열 형식 등의 발레 작품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들에게 차이콥스키의 음악은 춤추기 위한 음악보다는 절대음악의 성격을 지닌 난해한 작품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처음 상연되었던 1877년, 평가가 얼마나 가혹했던지 차이콥스키는 두 번 다시 발레음악을 작곡하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맹세할 정도였다 한다. 그것은 시대를 앞서간 자의 고독과 시련이었다. 이 작품으로 차이콥스키는 발레음악의 지위를 격상시켰다. 100년간 안무가들에게 종속되어 있던 발레음악은 이 작품의 출현으로 인해 무용의 반주가 아닌 무용과 대등하게 가까운 지위로 올랐다.
'백조 = 발레리나'의 공식을 세운 발레음악의 절대강자
19세기 후반 러시아 발레의 유산인 [백조의 호수]는 차이콥스키의 음악에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로 러시아에서 초연됐다. 원래 이 백조 이야기는 러시아에 널리 알려진 전설을 재구성한 것이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여인으로 변해 호수에서 목욕하는 백조의 옷을 한 사냥꾼이 감춰 결혼했으나 몇 년 후 백조는 옷을 찾아 날아갔다는 것인데, 어쩐지 우리나라의 ‘나무꾼과 선녀’ 이야기와 비슷하다.
1875년 차이콥스키가 작곡가 림스키 코르사코프에게 보낸 편지에 보면 볼쇼이 극장의 베기체프에게 새로운 발레 작곡을 의뢰받았는데 발레 음악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승낙했다고 나와 있다. 이 발레의 주제를 누가 제안했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차이콥스키 자신이 발레의 제재를 내놓았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다. 차이콥스키는 이 작품의 작곡 의뢰를 받기 4년 전에 우크라이나 카멘카에 살고 있는 조카들, 자세히 말해 동생 알렉산드라의 아이들을 위해 백조 목각 장난감을 만들어 미니 공연을 해 주었다 한다. 거기에 쓴 음악은 독일 작가 무제우스의 메르헨(동화)을 바탕으로 작곡한 것이다. 이 소품의 내용은 3막과 비슷한데 자신의 [교향곡 3번]을 완성한 직후였던 차이콥스키는 이 구상을 토대로 살을 붙였다. 즉 이 소품에서 몇 곡을 차용해 2막을 2주 만에 완성하고 1876년 4월20일 49곡 전곡을 탈고했다. 대본은 볼쇼이 극장의 총감독 겔체르와 베기체프가 공동으로 집필해 전4막의 대규모 낭만 발레로 발전시켰다.
형편없는 안무와 무대로 대실패한 초연
[백조의 호수] 초연은 1877년 2월20일 벤젤 라인징거의 안무로 볼쇼이 극장에서 펼쳐졌다. 안나 소베슈찬스카야가 주역을 맡은 이 공연은 성공하지 못했다. 형편없는 안무, 형편없는 무대 배경과 무대 의상, 오케스트라의 보잘 것 없는 연주를 고려하면 당연했다. 게다가 1880년 벨기에 안무가 조셉 한센의 안무로 볼쇼이에서 공연한 버전은 초연보다 더욱 참담한 실패로 기록됐다. 앞서 언급했듯 절대음악적인 분위기, 빈약한 의상과 무대 장치가 한 몫 했다. 오데트를 춤춘 발레리나 소베슈찬스카야 역시 전성기가 지난 발레리나였다.
요즘 공연되는 [백조의 호수] 버전은 따로 있다. 1895년 상트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된 마리우스 프티파와 레프 이바노프가 주연하고 프티파가 안무를 담당한 악보다. 프티파는 차이콥스키가 1893년 사망한 뒤 볼쇼이 극장에서 [백조의 호수]를 발견했다. 그는 총보를 검토한 뒤 음악과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임을 발견하고 마린스키 극장 지배인에게 이 발레를 차이콥스키 추도공연의 레퍼토리로 공연할 계획을 세웠다. 일은 진행되어 차이콥스키의 막내 동생인 모데스트가 대본의 일부를 수정하고 작곡가 드리고가 곡의 일부를 변경했으며 차이콥스키 만년의 피아노곡과 18개의 소품집에서 3곡을 선곡해 관현악으로 편곡해 넣었다. 처음에는 1894년 이바노프의 협력으로 추도공연으로 2막만을 공연했는데, 큰 호응을 얻었고 거기에 힘입어 다음해 1895년 1월 27일 무대에 올라갔는데, 레냐니가 주역을 맡은 이 공연은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 공연에서 프티파는 1막과 3막, 이바노프는 2막과 4막을 안무했지만 건강이 나빠진 프티파가 백조의 호수에 거의 과거와 같은 실력을 발휘할 수 없었기에 이바노프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는 오데트와 왕자가 마법을 깨고 결혼에 이르는데, 지금까지 대부분의 백조의 호수는 이들이 안무한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물론 남자 백조들이 나오는 매튜 본은 예외로 해 두자.
달빛이 비치는 호수, 백조와 인간의 신비한 사랑
[백조의 호수]는 그랑 파드되(2인무)나 파티장면의 디베르티스망(줄거리와 관계없이 무용수의 기교를 자랑하기 위한 춤) 에서 고전발레의 특징이 많이 나타나지만 어슴푸레한 달빛이 비치는 호수, 백조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비현실적 이야기는 낭만발레의 특징을 갖는다. 특히 의상에 있어서 라인징거 초연 시는 긴 의상이었으나 프티파-이바노프 판에서는 짧은 튀튀(발레복)로 바뀌면서 정확한 다리 동작을 강조해 백조의 신비함이 유연하게 나타난다.
백조가 깃털을 가지런히 하기 위해 목을 둥글게 돌리는 움직임, 접혀있는 날개처럼 양쪽으로 팔을 굽히는 동작, 날갯짓하는 가슴, 날개 끝이 파르르 떨리는 섬세한 움직임, 다리의 물방울을 톡톡 털어내는 모습 등 새의 동작을 딴 표현이 압권이다. 또한 우아하고 청초한 백조 오데트와 요염하고 강한 흑조 오딜 역을 한 발레리나가 스타급 발레리나의 연기와 테크닉을 모두 만끽할 수 있다는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전 4막의 이 작품은 세계적으로 볼쇼이 발레단(볼쇼이의 그리가로비치는 2막으로, 키로프는 3막으로 바꿔 공연하고 있다.)의 안무와 로열 발레단의 안무 두 가지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인정받고 있는데, 똑같은 곡에 맞춰 안무를 한 것이라도 내용이나 안무, 스타일도 많이 다르다.
가장 큰 특징을 꼽아보면, 로열 발레단의 것은 왕자와 오데트 공주가 함께 죽는 비극적 결말인데 비해 볼쇼이의 것은 사랑의 힘으로 악마를 물리치고 오데트가 마법에서 풀려나 인간으로 돌아온다는 결말을 취하고 있다. 로열 버전은 전체적으로 색채가 좀 화려한 편이고 주역 무용수 두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지는 반면, 볼쇼이 버전은 악마 로트바르트에게도 상당한 비중을 두어 볼만한 솔로를 추도록 안무했고 전체적인 색채가 로열에 비해 무채색에 가까운 편이다. (이 경향은 잠자는 숲 속의 미녀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특히 로트바르트에 관한 부분이 확실히 구분되는데, 로열의 경우 거의 움직임이 없이 마임만으로 존재감만을 표현하는데 반해 볼쇼이의 경우 로트바르트가 상당한 비중을 가지고 왕자와 함께 춤추며 치열한 대결구도를 보인다.
1막
성 안의 마을 왕자의 성년식 날. 왕자는 친구(광대인 경우도 많음)와 선생님과 함께 마을 축제에 나간다. 마을 처녀들과 즐겁게 춤을 추는 왕자와 친구. 이때 여왕이 등장해 왕자의 성인식을 치르고 선물로 화살을 준다. 백조가 날아가는 것을 본 지그프리트 왕자는 생일선물로 받은 화살을 들고 숲으로 사냥을 간다.
2막
숲속의 호숫가. 백조를 쫓아 숲으로 온 왕자는 호숫가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는 오데트 공주를 발견한다. 마법에 걸린 공주와 시녀들인 백조들은 해가 지자 호숫가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오데트 공주에게 반한 왕자는 그녀에게 청혼한다. 공주가 악마의 마법에서 풀리려면 한 사람의 변치 않는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은 왕자는 사랑의 맹세를 하고 다음날 있을 무도회에서 그녀와 결혼을 발표하기로 약속을 하고 헤어진다.
3막
궁전 무도회장. 왕자는 오데트가 오기 기다리면서 손님들을 맞는다. 왕자를 위해 초대된 각국의 공주들 가운데 신붓감을 고를 것을 종용받지만 왕자는 거절하고 여왕은 화를 낸다. 그때 악마 로트바르트가 오데트와 닮은 자기 딸 오딜을 데리고 등장한다. 악마가 데려온 흑조 오딜을 오데트로 착각한(혹은 오딜에게 반한) 왕자는 그녀와의 결혼을 발표하고 로트바르트의 요구에 따라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 이때 본색을 드러낸 악마와 오딜은 사라지고 왕자는 슬픔에 잠겨 숲으로 달려간다.
4막
숲 속. 왕자의 배신으로 영원히 백조로 살게 된 오데트. 용서를 빌기 위해 달려온 왕자와 오데트는 서로의 운명을 슬퍼하는데, 그들을 갈라놓기 위해 나타난 악마 로트바르트가 나타난다. 여기서부터 열린 결말. 로열 버전은 악마와 싸워 두 사람이 함께 죽든가, 왕자는 죽고 오데트는 백조가 되어서 날아가고, 볼쇼이는 사랑의 힘으로 악마를 물리친다. 두 사람이 호수에 빠져 죽지만 영원한 사랑의 상징으로 부활하는 경우(아메리칸 발레 시어터)도 있다.
글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전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 전 <객석> 편집장 역임. 옛 음반과 생생한 공연의 현장을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처럼 누비길 즐겨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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