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집에서 티브를 없애는 가정의 얘기를 듣고 한 번 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윔블던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을 보면서 나에겐 정말 힘든 일이겠구나 싶다. 때마다 열리는 하계, 동계 올림픽과 축구월드컵, 각 종 세계 대회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스포츠 경기를 '티브를 통해서'만 재미를 보는 나에게 가능한 일이겠나???
그런데, 내가 즐기는 이 스포츠를 단순히 '보는' 즐거움으로 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실적 축구 안해본 한국남자 없을 것이고, 야구도 내세울 만한 정도는 안되니 나정도 안해 본 사람이 어디 있겠나. 또한 공 몇 번 만진 게 전부인 농구, 중고등학교 체육시간 때 조금 해봤던 배구와 핸드볼, 태어나서 지금까지 딱 한 번 만져본 테니스 라켓과 호주에서 살면서도 단 한 번도 골프장에 가 본적 없는데다가, 럭비와 크리켓과 호주축구(AFL)는 지금까지 숍에서 공만 만져 봤을 뿐이다. 그러나 티비를 통해선 이 많은 경기들을 다 즐기고 있다. 이것들만인가? 미식축구와 아이스하키, 탁구와 복싱까지. (이상하게도 경주를 하는 경기-육상, 카레이싱, 싸이클 등등-는 아직까지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나의 이 즐김의 업그레이드는 직접 해 보는 것에 있지 않고, 직접 경기를 관람하는 데 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최고의 경기를 한 번이라도 보고 싶을 뿐이다. 아직 월드컵 본선 경기(혹은 프리미어리그나 유럽챔스리그)를 직접 경기장에서 본 적이 없다. 농구의 꽃이라 불리우는 NBA도, 티브화면을 통해서도 충분히 피가 불끈불끈 솟는 아이스하키 올림픽 결승전도, 지금 보고 있는 윔블던(호주나 US,프랑스 오픈은 안됨) 테니스, PGA US Open, 파라마타 EELS의 NRL 그랜드 파이널, 마니 팍퀴아오의 세계타이틀 매치 등등
위에 열거된 경기들을 직접 보는 기회가 있을까? 아마도 그리 쉽게 되지는 않겠지만... 기회가 한 번 정도는 오리라 희망한다. (한가지... 2022년에 호주에서 월드컵이 열릴지도... 안 좋은 소식이 좀 있지만...) 그리고....현재는 화질 좋은 티브(HD)로 충분히, 아주 충분히 즐기고 있다.
*그냥저냥 생각나는대로 그적거린 얘기...그런데 막상 '확인'을 클릭하기가 망설여진다. 왠지......????
첫댓글 즐김의 최고 업그레이드는 과연 관람일까요? 직접 경기를 하는 게 아니구요? 저로서는 경기를 직접 안해 주는 게 고마울 따름이지만.ㅎㅎ
구한 말. 이완용이 총리대신인 시절. 어느 구라파의 공사가 이완용을 초청해 놓고 부부가 테니스 경기의 시범을 보였답니다.
경기 후 "각하 어떠십니까?' 하니까 이완용 왈. '재미는 있습니다만, 아래 것들이나 시키시고 보실 것이지. 공사께서 직접 하시 것이야....."했답니다. 스포츠에선 나도 이완용 수준.
티브를 없애는 가정의 얘기 ... 지난주에 나도 또 들었읍니다.
공부를 즐겨(?) 잘하게 된다고 ..... 다 그리되는 것이라면 ...
그리고 나이들어 알게되어 그런지 ...
호주인들이 좋아하는 그들만의 스포츠는 재미 없읍니다 ...
세상엔 스포츠경기를 관람하는 걸 즐기는 사람도 있고,
또 직접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둘 다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둘 다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