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명소에는 사람들이 줄지어 너도나도 사진 찍고 싶어 하는 일명 ‘포토 스폿’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주변에 아무런 조형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장소에서 똑같은 포즈로 사진을 남기는 이들이 있는데요. ‘아는 사람들만 아는 포토존’에 몇몇 사람들은 대체 왜 그곳에서 사진을 찍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보이곤 하죠.
흔히 ‘동화 속 한 장면’이라는 말은 가 보고 싶은 공간에 대한 열망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영화나 드라마 속 아름답고 낭만적인 배경지에 대한 궁금증을 품게 되는데요. 그곳이 세트장이 아닌 실존하는 곳이라면 해당 장소가 인기 여행지로 급부상하는 경우도 적지 않죠. 그래서 오늘은 방송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특히 한국인들에게 더욱 많은 사랑을 받은 여행지를 알아보았습니다.
‘도깨비 앓이’ 여행의 핵심 - 빨간 목도리와 빨간 문
2017년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20.5%를 기록한 tvN 드라마 <도깨비>는 그 촬영지에 대한 관심이 국내부터 해외까지 다양하게 나타났습니다. 명장면 배경지로 꼽히는 국내 명소는 바로 강릉 주문진항인데요. 주인공들이 마주 보고 서 있던 주문진 방사제는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랑받는 포토존입니다. 드라마 속 배우 김고은이 당시 착용한 빨간색 목도리가 핵심이라며 이를 소품으로 챙겨온 사람들도 많았죠.
캐나다 퀘벡은 북미 유일의 성곽 도시로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퀘벡은 ‘작은 프랑스’라고도 불리는데요. 다양한 색감의 아기자기한 ‘쁘띠 샹플랭 거리’가 프랑스의 정취를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도깨비>에서 주인공들이 캐나다로 들어오는 게이트웨이의 빨간색 문이 바로 이곳에 있죠. 때문에 이 거리의 빨간 문은 어느새 퀘벡을 찾은 시청자들의 인증샷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불시착’하고 싶은 여행지 - 스위스 이젤발트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는 올해 초 종영 후에도 시청자들의 관심이 식지 않았는데요. 바로 후반부에 자주 등장한 배경지 스위스의 ‘이젤발트’ 가 그 이유의 한몫을 차지했습니다. 배우 현빈이 이젤발트 호숫가에서 피아노를 치는 모습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죠. 종영 직후 스위스를 여행 중이던 일부 여행객들은 드라마 속 피아노가 자리하던 위치에서 인증샷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젤발트는 스위스 인터라켄 사이에 위치한 브리엔츠 호수 근처의 ‘호수마을’입니다. 에메랄드빛의 호수가 특히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이곳은 마을 전체가 스위스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죠. 한편 인터라켄은 스위스 교통 중심지로 꼽히며 유럽 여행 필수 코스로 자리 잡힌 곳인데요. 이젤발트는 인터라켄에서 버스로 약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스위스 여행을 꿈꾸는 이들의 방문 욕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방파제에서 보는 노을 - 쿠바의 해변가
박보검, 송혜교 주연의 tvN 드라마 <남자친구>의 배경지는 포스터와 예고편부터 화제를 모았습니다. 배경지의 정체는 캐리비안에서 가장 큰 도시인 쿠바의 수도, 아바나인데요. 클래식카와 화려한 색감이 어우러져 이색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곳입니다. 쿠바는 국내 드라마 최초로 등장한 배경지였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더욱 자아냈죠.
그중에서도 말레콘비치와 바라데로 해변이 가장 주목을 받았습니다. 말레콘비치는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여행객들에게도 명소지만 현지인들도 선호하는 휴식처로 알려졌습니다. 바라데로 해변은 쿠바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변으로 방파제의 길이가 무려 8km나 되는데요.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만남이 이루어진 곳이 바로 이 두 해변이죠. 때문에 많은 이들이 ‘낭만 가득한 해변의 방파제에 앉아 인증샷을 남기고 싶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여행의 시대 만든 예능 프로그램
여행을 주 목적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들은 시청자의 여행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데에 큰 기여를 했죠.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를 배경으로 한 <꽃보다 누나>는 2014년 초 방영 이후 그곳을 찾은 실제 한국인 관광객 수가 급증했습니다. 그 수는 2014년 기준 2012년 대비 5배에 달한 25만 2천 명이었습니다. 크로아티아 국가 관광국 이비치 국장은 ‘한국 TV 프로그램은 크로아티아를 알리고 지식을 제고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기도 했죠.
스페인의 가라치코는 <윤 식당 2>의 촬영지로 지역 관광의 활기를 맞았습니다. 한식을 소재로 한 해당 프로그램은 가라치코에 한국인을 불러들인 효과뿐만 아니라 한국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을 증가시키기도 했는데요. ‘2018년 가라치코 한국 문화주간’ 개최와 현지 식당 곳곳에서 한글 번역 메뉴판이 등장하는 등 양국 간에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나타내기도 했죠. 이처럼 자유여행 트렌드에 미디어의 영향이 더해져 더 많은 한국인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