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언론을 중심으로 22, 23일 주요 뉴스를 정리한다/편집자 주
◇ 오늘 우크라에선 - 23일 (최신 순)
- 러시아 국방부는 미국과 유럽이 제공한 군사장비들이 보관된 오데사 인근 군 비행장의 물류 창고를 공습, 파괴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우크라이나 탄약고 폭파 장면/동영상 캡처
-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영국 정보기관의 도움을 받아 부활절 전날에 '가짜 깃발' 작전을 펼 계획을 준비중이라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측이 주장한 키예프(키이우)인근의 '부착 학살 사건' 영상 촬영에 참여했던 매체가 루간스크주(州) 서부 '리시찬스크'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영국의 폭파 전문가 20명이 서부 리비우에 파견돼 우크라이나 특수요원들을 훈련시키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국방부는 또 미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했다고 비난하기 위해 '가짜 깃발' 작전 시나리오 3가지를 준비중이라고 했다. 이 작전은 원전 혹은 하르코프(하르키우) 소재 화학 및 생물학 연구 시설에서 실행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세르게이 키리옌코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 제1 부실장이 최근 도네츠크를 방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지도자들과 회담을 가졌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이 약속한 무기들을 우크라이나로 이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2월 24일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할당한 군사 지원 금액은 총 34억 달러, 2021년 1월부터는 40억 달러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중에는 스팅거 대공미사일 1천400개,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5천500개 이상과 다른 대전차 미사일 1만4,000개 이상, 155㎜ 곡사포 90문과 포탄 18만3,000발, 곡사포 견인 차량 72대, 장갑차량 200대, 피닉스 고스트 드론 12대 등이 포함됐다고 했다.
-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러시아와의 협상이 진행중이라는 언론 보도를 확인하면서 "일부 문서가 합의됐고 전후 국경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협상은 우크라이나 안보 보증 문제에 집중되고 있다고 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러-우크라 협상/사진출처:현지 매체 미르24 캡처
지난 2019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서 만난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과 푸틴 대통령/사진출처:크렘린.ru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8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쿨레바 외무장관과 만나 인도주의적 지원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26일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먼저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을 협의한다. 그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실무협의를 한 뒤 푸틴 대통령과 회동한다.
구테흐스 총장은 러시아 정교회 부활절을 맞아 나흘간의 '인도주의적 휴전'을 촉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군사작전이 유엔 헌장에 위배된다는 구테흐스 총장의 발언이 나온 이후, 아예 그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 러시아 산업통상부는 상품의 원천 제작사(특허및 상표권 보유자)의 허락없이도 해당 상품의 수입을 허락하는 소위 '병행 수입'(параллельный импорт) 품목을 확정했다. 이즈베스티야에따르면 허용 품목은 50개의 제품, 약 200개의 브랜드에 이른다고 한다.
◇ 우크라에선 - 22일
- 국제통화기금(IMF)는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가스 없이는 6개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드리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전 대통령)은 6개월이 아니라 1주일 정도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에너지 기업들이 대러 제재조치를 위반하지 않고 러시아 가스 대금을 지급할 수 있는 방안을 담은 서한을 회원국들에게 보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 서한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수정 제안한 '루블화 지불' 방안도 허용된다고 했다. 에너지 기업은 기존처럼 러시아의 '가스프롬방크'에 외화로 입금하되, 그 돈이 해당 기업의 루블화 계좌로 이전돼 러시아 가스프롬으로 전달되는 구조다.
영국 정부도 가스프롬방크의 영업 정지를 한달간 더 유예한 바 있다.
러시아 가스프롬의 가스전/사진출처: 가스프롬 VK
-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다연장 로켓 시스템(MLRS) 인도를 시작했다고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이 발표했다.
- 러시아 국방부는 흑해에서 침몰한 순양함 '모스크바'호의 피해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승무원 1명이 사망하고 27명이 실종됐으며, 나머지 승무원 396명은 세바스토폴로 이동했다.
- 러시아군은 하르코프(하리키우) 지역의 우크라이나군 탄약고를 장악했다고 밝혔다. 이 탄약소에는 아직 수천 톤의 탄약이 남아 있으며, 다연장 로켓에 사용되는 집속탄 탄두도 발견됐다고 했다.
- 크림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크림 연방지구가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 이후 다시 만들어질 수 있다고 크림 타타르 자치주측이 밝혔다. 크림 연방지구는 러시아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과 기존의 크림반도 등을 포괄하는 지역으로 보인다. 크림반도는 현재 남부 연방 지구에 편입돼 있다.
- 세계은행 회의에 참석한 G7 국가 대표들은 러시아 대표가 연설을 시작하자, 회의장을 떠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 러시아 최대 민간은행인 알파뱅크의 자회사인 암스테르담 상업은행(ATB, Амстердамский торговый банк)이 서방측의 제재로 파산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암스테르담 지방법원의 판결을 바탕으로 ATB의 파산을 결정했다. ATB의 개인 고객은 2만3,000명에 달하며, 1인당 최대 10만유로까지 보장할 것이라고 중앙은행 측은 밝혔다. ATB의 실질 소유자인 미하일 프리드만의 지분은 25%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뱅크의 네덜란드 자회사 암스테르담 상업은행, 파산/얀덱스 캡처
- 미 월스트리트 저널은 서방 국가들은 원산지를 숨기고 러시아산 석유를 계속 구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서방의 대러 제재 조치로 러시아 석유 산업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몇 주간 유럽행 원유 선적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전했다. 유조선 추적 사이트 '탱커트래커 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하루 130만 배럴로 떨어졌던 러시아 항구 출발 EU행 원유 수출은 이달 들어 하루 평균 160만 배럴로 반등했다.
영국 더 타임스지는 미국에선 유럽이 러시아 원유 수입을 금지하면 서방 경제가 마비되고, 나아가 푸틴 대통령을 돕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유럽은 중기적으로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낮춰야 하지만 원유 수입 전면 금지에는 신중해야 한다"며 "유가 급등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졌던 1970년대 오일쇼크를 되풀이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 원유 금수 조치 관련 EU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며, 독일의 사정을 감안하면, 연말까지도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서 유럽이 러시아 석유를 수입 금지하는 대신에 큰 폭의 관세 부과로 수입및 수요를 줄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 마리우폴의 아조프스탈 공장 지대를 봉쇄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군인들과 민간인들이 특정 지역에 백기를 게양할 경우, 인도주의적 안전 통로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 국제수영연맹(FINA)은 올림픽에서 두차례 금메달을 따낸 러시아 수영선수 예브게니 릴로프가 우크라이나 군사작전 지지 루즈니키 콘서트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연맹이 주관하는 대회에 9개월간 출전 금지 징계조치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