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무역적자 230억 달러…70일 만에 작년치 절반
[ 시민언론민들레 | 유상규 에디터 skrhew@mindlenews.com] 2023.03.13 18:03
3월 1~10일 수출 16%↓…반도체 41%↓ 대중 수출 35%↓
수입 2.7% 늘어…이달 들어 열흘새 적자 50억 달러 육박
추 부총리 수출대책회의 주재 "무역금융 2조원 추가 지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1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수출 활성화를 위한 분야별 추가 지원 방안 및 주요 품목별 수출·투자 이행 등을 점검하는 수출투자책임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3.13 연합뉴스
올해 무역적자가 벌써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의 절반에 가까운 23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반도체와 대 중국 수출 급감이 주 원인이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3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57억 91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2% 감소했다. 전체 수출액이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감소했고, 이런 흐름이 이달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수입액은 3월 1~10일 207억 8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2억 3100만 달러 대비 2.7% 증가했다. 수입 증가 폭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수출이 큰 폭의 마이너스를 보여 무역수지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올들어 3월 10일까지 무역적자는 227억 7500만 달러였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무역적자(478억 달러)의 48%에 해당하는 적자를 올들어 70일 만에 기록한 것이다. 더구나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가 200억 달러를 넘어선 시점이 8월 이후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무역적자는 지난해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달 1∼10일 무역수지는 49억 95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49억 3300만 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늘었다. 무역수지는 작년 3월부터 12개월 연속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1년 이상 무역적자가 이어진 것은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3월 들어 10일까지 반도체 수출이 41%나 감소하고, 대중국 수출도 35%가 감소한 영향으로 연간 기준 무역적자가 230억 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은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서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2023.3.1. 연합뉴스
조업일수 많았는데 수출 감소…일평균 수출액 27.4%나 줄어
3월 들어 10일까지 조업일수(7.5일)가 지난해 같은 기간(6.5일)보다 하루 더 많았는데도 전체 수출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7.4% 줄어 감소 폭이 더 컸다. 품목별로 보면 전체 반도체 수출액이 1년 전보다 41.2% 줄었다. 우리나라 수출의 주력 품목인 반도체는 지난달까지 월간 기준 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석유제품(-21.6%), 무선통신기기(-31.9%), 정밀기기(-23.9%) 등의 수출액도 1년 전보다 줄었다. 반면 승용차(133.7%) 등은 늘었다.
국가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35.3% 감소했다. 대중(對中) 수출의 감소세는 지난달까지 9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유럽연합(EU·-6.2%), 베트남(-16.4%), 일본(-7.3%) 등도 줄었다. 반면 미국(5.6%), 인도(5.5%) 등으로의 수출은 증가했다.
원유, 가스 수입 감소에도 석탄 큰 폭 증가로 에너지 수입 소폭 늘어
수입을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1.5%), 기계류(11.8%), 석탄(31.9%), 승용차(11.8%) 등은 늘고 원유(-3.1%), 가스(-1.9%), 석유제품(-13.5%) 등은 줄었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25억 1400만 달러), 가스(17억 3300만 달러), 석탄(7억 9500만 달러)의 합계 수입액은 50억 4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9억 6300만달러)보다 1.6%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10.1%), 미국(4.3%), 대만(27.6%), 사우디아라비아(1.6%) 등으로부터의 수입이 늘고, EU(-8.8%), 일본(-5.4%), 호주(-9.7%), 러시아(-25.8%) 등은 줄었다. 이달 1∼10일 중국과의 무역수지는 14억 3600만달러 적자였다. 대중 무역적자는 작년 10월부터 5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관세청 제공
정부는 불어나는 무역적자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는 무역금융 규모를 2조 원 더 늘리고, 미래차 핵심기술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세종청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수출투자책임관 회의를 열고 '수출 활성화를 위한 현장애로 해소 및 추가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수출기업의 자금 조달 어려움을 풀어주기 위해 올해 최대 362조 5000억 원으로 계획한 무역금융을 2조원 더 늘려 364조 5000억 원 공급하기로 했다. 늘어나는 2조 원은 이달 중 일정 요건을 만족하는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최대 0.6%포인트 금리를 우대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해 산업은행이 공급할 예정이다. 추 부총리는 "수출은 위기 돌파의 핵심 동력"이라며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수출기업들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장 체감도 높은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개선함으로써 현장의 어려움을 신속히 해결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