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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광양회(韜光養晦)
칼날의 빛을 칼집에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는 뜻으로, 자신의 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는 의미로, 1980년대 중국의 대외 정책을 일컫는 용어이다.
韜 : 감출 도(韋/10)
光 : 빛 광(儿/4)
養 : 기를 양(食/5)
晦 : 그믐 회(日/7)
(유의어)
도광(韜光)
빛을 감추고 밖에 비치지 않도록 한 뒤, 어둠 속에서 은밀히 힘을 기른다. 도광(韜光)이라고도 한다.
약자가 모욕을 참고 견디면서 힘을 갈고 닦음 또는 자신의 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는 뜻으로, 1980년대 중국의 대외 정책을 일컫는 용어이다.
나관중(羅貫中)의 소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서 유비(劉備)가 조조(曹操)의 식객 노릇을 할 때 살아 남기 위해 일부러 몸을 낮추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보이도록 하여 경계심을 풀도록 만들었던 계책이다.
또 제갈량(諸葛亮)이 천하 삼분지계(三分之計)를 써서 유비로 하여금 촉(蜀)을 취한 다음 힘을 기르도록 하여 위(魏), 오(吳)나라와 균형을 꾀하게 한 전략 역시 도광양회(韜光養晦) 전략이다.
그러나 도광양회가 널리 알려진 것은 이러한 고사 때문이 아니라, 1980년대부터 중국이 취한 대외 정책 때문이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출범한 이후 중국은 기미정책(羈縻政策)을 대외 정책의 근간으로 삼아왔다. 기미(羈縻)란 굴레를 씌워 얽맨다는 뜻으로, 주변국을 중국의 세력 범위 안에 묶어두고 통제하는 것을 일컫는다.
그러나 중국은 그동안 초강대국인 미국의 그늘에 가려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였다.
때문에 덩샤오핑(鄧小平)은 1980년대 개혁, 개방 정책을 취하면서 도광양회를 기미정책을 달성하기 위한 대외정책의 뼈대로 삼았다.
이는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경제력이나 국력이 생길 때까지는 침묵을 지키면서 강대국들의 눈치를 살피고, 전술적으로도 협력하는 외교정책을 말한다.
이후 20여년간 도광양회는 중국의 대외정책을 대표하였다. 그러나 2002년 11월 후진타오(胡錦濤)를 중심으로 한 제4세대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도광양회는 새로운 외교 노선으로 대체되었다. 그래서 나타난 것이 화평굴기(和平堀起), 유소작위(有所作爲), 부국강병(富國强兵) 등으로 이어지는 대외 전략이다.
사람의 생(生)은 유한(流汗)하다. 짧은 인생동안 인간은 보다 나은 명예와 부귀, 그리고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치열한 다툼을 한다.
어떻게 보면 도광양회는 중국인 특유의 깊이와 긴 호흡으로 목표를 위해 음험하게 뜻을 펴가는 당당하지 못한 면도 보인다. 그러나 조급하게 모든 것을 판단하고 흥분하기 쉬운 사람의 입장에서는 깊이 새길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조급하고 감정 변화가 심한 점을 단점으로 생각해 왔다. 그래서 나의 생활 신조도 날카로운 매의 눈으로 사물을 빨리 판단하고, 그 대신 움직임과 행동은 소가 걷듯이 우직하자는, 응안우보(鷹眼牛步)와 자자손손 모두가 한 소쿠리씩 대를 이어 흙을 옮기면 언젠가는 태산도 없어질 것이라는, 우공이산(愚公移山)등을 생각하며 스스로를 천천히 묵직하게 생활하자고 다짐해 왔다. 그러나 잘 안된다. 쉽게 흥분하고 가볍게 판단하고 감정을 쉽게 드러낸다.
도광양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절치부심의 노력과 각고가 필요하다. 깎고 깎아서 더 이상은 찾을 수 없는 뼈 조각을 한탄할 정도로 노력하고 힘을 길러야 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노력과 웅지가 위해를 가할 수 있는 힘있는 적에게 노출되어서는 안된다.
중국은 지금 도광양회의 자세로 세계 패권 국가인 미국의 발톱을 실리적인 외교활동으로 잘 피하면서 신흥 대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실용주의 경제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자세는 본받을 만한 자세라고 본다. 가끔은 도광양회를 생각하고 자신의 칼날을 세워간다면 지금의 생활이 보다 의미있는 시간들로 다가 올 것이다.
노자(老子)에 나오는 글이다. '스스로 드러내지 않는 까닭에 오히려 그 존재가 선명하게 나타나며, 스스로 옳다고 여기지 않은 까닭에 오히려 그 옮음이 드러나며, 스스로 뽐내지 않는 까닭에 오히려 공을 이루고, 스스로 자랑하지 않는 까닭에 오히려 그 이름이 오래 기억된다.'
▶️ 韜(감출 도/활집 도)는 형성문자로 韬(도)는 간자(簡字), 弢(도)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가죽 위(韋; 가죽)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舀(요, 도)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韜(도)는 ①감추다 ②느슨하다 ③바르다 ④칼전대(칼을 넣어 두는 길쭉한 주머니) ⑤활팔찌(활을 쏠 때에 활 쥔 팔의 소매를 걷어 매어 두는 띠) ⑥활집(부린 활을 넣어 두는 자루) ⑦비결(祕訣)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자기의 재능이나 지위 같은 것을 숨기어 감춤을 도회(韜晦),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음을 도설(韜舌), 재능이나 장점을 숨기어 드러내지 않음을 도휘(韜輝), 빛을 감춘다는 뜻으로 학식이나 재능을 감추고 남에게 알리지 않음을 도광(韜光), 비단으로 겉을 싸서 만든 활집이나 칼집을 나도(羅韜), 쟁기를 넣어 두도록 만든 자루 모양의 물건을 뇌도(耒韜), 자신의 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는 말을 도광양회(韜光養晦) 등에 쓰인다.
▶️ 光(빛날 광)은 ❶회의문자로 火(화; 불)와 사람 인(人=亻; 사람)部의 합자(合字)이다. 사람이 횃불을 들고 밝게 비추고 있다는 뜻이 합(合)하여 빛을 뜻한다. 또 전(轉)하여 번영하다로 되고 가차(假借)하여 광대(廣大), 광원(廣遠)의 뜻으로도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光자는 ‘빛’이나 ‘빛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光자는 儿(어진사람 인)자와 火(불 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光자는 사람의 머리 위에 빛이 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光자를 보면 儿자 위로 火(불 화)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 주위가 매우 밝게 빛나고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光자는 ‘빛’이나 ‘비추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光(광)은 (1)빛 (2)화투의 스무 끗짜리 패. 모두 다섯 장임. 또는 그런 패 짝을 넷 또는 다섯을 땄을 때 상대편으로 부터 끗수를 더 받게 되는 일 (3)어른어른하게 비치고 번지르르하게 보이는 환한 윤기(潤氣). 광택(光澤)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빛, 어둠을 물리치는 빛 ②세월(歲月) ③기세(氣勢), 세력(勢力), 기운(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오관(五官)으로 느껴지는 현상) ④경치(景致), 풍경(風景) ⑤명예(名譽), 영예(榮譽) ⑥문화(文化), 문물(文物) ⑦문물의 아름다움 ⑧빛깔, 번쩍거리는 빛 ⑨어른어른하게 비치는 윤기(潤氣) ⑩영화롭다 ⑪빛나다, 비치다, 비추다 ⑫크다, 넓다 ⑬멀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볕 경(景), 갤 청(晴), 빛 휘(暉), 빛 경(耿), 빛 색(色), 밝힐 천(闡),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그늘 음(陰), 흐릴 담(曇), 비 우(雨)이다. 용례로는 옛일을 되찾음이나 잃었던 나라를 되찾음을 광복(光復), 벌어진 일의 형편이나 모양을 광경(光景), 아름답고 찬란하게 빛나는 빛을 광채(光彩), 빛의 반사에 의하여 물체의 표면에 어른어른하게 번쩍이는 윤기를 광택(光澤), 아름답게 번쩍이는 빛을 광휘(光輝), 밝은 빛이나 밝고 환함을 광명(光明), 아름다운 빛이나 빛나는 기운을 광화(光華), 빛의 자극에 의하여 일어나는 감각을 광각(光覺), 발광체가 내는 빛의 강한 정도를 광도(光度), 스스로 빛을 내는 물체를 광원(光源), 세상에서 인정받는 좋은 이름이나 자랑을 광명(光名), 해와 달이라는 뜻으로 흘러가는 시간이나 세월을 광음(光陰), 다른 지방이나 나라의 명승과 풍속 등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것을 관광(觀光), 경쟁에서 이기거나 남이 하지 못한 어려운 일을 해냈을 때의 빛나는 영예를 영광(榮光), 사람이나 사물의 어떤 방면에서 있어서의 등장이 눈부실 만큼 찬란히 빛남을 각광(脚光), 경치나 모습을 풍광(風光), 번쩍이는 빛을 섬광(閃光), 밤 또는 어둠 속에서 스스로 내는 빛을 야광(夜光), 아침의 햇빛을 신광(晨光), 등불이나 촛불의 빛을 촉광(燭光), 흐르는 물과 같이 빠른 세월을 유광(流光), 빛을 감춘다는 뜻으로 학식이나 재능을 감추고 남에게 알리지 않음을 도광(韜光), 언행이 떳떳하고 정당하다는 광명정대(光明正大), 세월의 흐름은 흘러가는 물과 같이 빠르다는 광음유수(光陰流水), 비가 갠 뒤의 맑게 부는 바람과 밝은 달이라는 뜻으로 마음이 넓고 쾌활하여 아무 거리낌이 없는 인품을 광풍제월(光風霽月), 어둠 속에 빛이 비친다는 뜻으로 뜻밖에 일이 잘 해결된다는 암중방광(暗中放光), 이전에도 그런 예가 없었고 앞으로도 또한 없을 것이라는 절후광전(絶後光前) 등에 쓰인다.
▶️ 養(기를 양)은 ❶형성문자로 飬(양), 餋(양)은 통자(通字), 养(양)은 간자(簡字), 羪(양)은 동자(同字)이다. 養(양)은 뜻을 나타내는 밥 식(食=飠; 먹다, 음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羊(양)이 합(合)하여 기르다, 양육하다를 뜻한다. 羊(양)은 양의 고기로, 중국에서는 고급 요리이다. 食(식)은 식사를 하는 일이다. ❷회의문자로 養자는 '기르다'나 '먹이다', '봉양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養자는 羊(양 양)자와 食(밥 식)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글자의 조합으로만 보면 養자는 마치 양에게 밥을 먹이는 모습과도 같다. 그러나 養자의 갑골문을 보면 羊자와 攴(칠 복)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목축업을 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후에 '기르다나 '번식시키다'라는 뜻이 파생되자 攴자를 食자로 바꾸게 되면서 지금의 養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養(양)은 어떤 명사(名詞) 어근(語根)에 붙어서 남의 자녀(子女)를 데려다가 길러 자기(自己)의 자녀(子女)로 할 때에 그 상호(相互) 관계를 나타내는 데 쓰는 말로 먹을 것을 주다, 양육하는 일의 뜻으로 ①(낳아서)기르다 ②(젖을)먹이다 ③(심어)가꾸다 ④수양(收養)하다(다른 사람의 자식을 맡아서 제 자식처럼 기르다) ⑤봉양(奉養)하다, 공양(供養)하다 ⑥가르치다 ⑦맡다, 관장(管掌)하다 ⑧치료하다, (질병을)다스리다 ⑨취(取)하다 ⑩숨기다, 은폐(隱蔽)하다 ⑪가렵다 ⑫즐기다 ⑬(시간적으로)길다 ⑭다스리다, 수양(修養)하다 ⑮땔나무 산지(山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기를 양(奍), 기를 육(育), 기를 사(飼)이다. 용례로는 가르쳐서 유능한 사람을 길러 냄을 양성(養成), 길러 자라게 함을 양육(養育), 영양이 되는 성분을 양분(養分), 가축을 기름을 양축(養畜), 인공적으로 길러서 번식시키는 일을 양식(養殖), 닭을 기르는 일을 양계(養鷄), 양아들을 양자(養子), 누에를 기름을 양잠(養蠶), 꿀벌을 길러 꿀을 채취하는 일을 양봉(養蜂), 물고기를 기름을 양어(養魚), 부모의 뜻을 받들어 지극한 효도를 다하는 일을 양지(養志), 양 아버지를 양부(養父), 학문과 식견을 넓혀서 심성을 닦음을 함양(涵養), 식물이나 미생물 따위를 인공적으로 가꾸어 기름을 배양(培養), 휴양하면서 치료하는 것 또는 그러한 치료를 요양(療養),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 갈 수 없는 사람의 생활을 돌봄을 부양(扶養), 범을 길러 화근을 남긴다는 뜻으로 화근을 길러서 걱정거리를 산다 스스로 화를 자초했다는 말을 양호유환(養虎遺患), 항상 부모의 뜻을 받들어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는 효행을 이르는 말을 양지지효(養志之孝), 도를 좇아 뜻을 기르고 시세에 따라서는 어리석은 체하며 언행을 삼가야 한다는 말을 준양시회(遵養時晦), 아침 저녁으로 웃어른에게 인사를 드린다는 말을 조석공양(朝夕供養), 부담을 가볍게 하여 백성의 힘을 펴게 한다는 말을 민력휴양(民力休養) 등에 쓰인다.
▶️ 晦(그믐 회)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날 일(日; 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每(매, 회)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晦(회)는 ①그믐 ②밤, 어둠 ③얼마 안 됨, 조금 ④(날이)어둡다 ⑤희미하다, 분명(分明)하지 않다 ⑥어둡다, 캄캄하다 ⑦어리석다 ⑧감추다, 숨기다 ⑨시들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초하루 삭(朔)이다. 용례로는 은거하여 수양함을 회양(晦養), 어둡고 으슥함을 회오(晦奧), 날이 어두컴컴하게 흐림을 회음(晦陰), 자취를 감춤을 회적(晦跡), 어둠과 밝음을 회명(晦明), 어두워 보이지 않음이나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음을 회맹(晦盲), 재주나 학식 또는 모양을 드러내지 않고 감춤을 회장(晦藏), 언어나 문장 등이 어려워 뜻이 명료하지 않음을 회삽(晦澁), 자기의 재능이나 지위 같은 것을 숨기어 감춤을 도회(韜晦), 어슴푸레하게 어두움을 몽회(濛晦), 의심쩍고 명백하지 못함을 의회(疑晦), 겸손하여 아는 체하는 티를 내지 않음을 겸회(謙晦), 가리어 어둡게 함을 연회(煙晦), 흐리고 어두움을 음회(陰晦), 스스로 감추어 나태내지 아니함을 자회(自晦), 숨어 없어짐이나 자취를 감춤을 은회(隱晦), 숨어서 남의 눈을 어둡게 함을 잠회(潛晦), 세상에 알려지는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을 현회(顯晦), 그믐날 앞뒤의 며칠 동안을 회간(晦間), 그믐날로 음력으로 그달의 마지막 날을 회일(晦日), 그믐과 초하루를 회삭(晦朔), 그믐의 하루 전날을 소회(小晦), 음력의 그믐날을 월회(月晦), 음력 초하루나 그믐을 삭회(朔晦), 달이 고리와 같이 돌며 천지를 비치는 것을 이르는 말을 회백환조(晦魄環照), 자신의 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는 말을 도광양회(韜光養晦), 도를 좇아 뜻을 기르고 시세에 따라서는 어리석은 체하며 언행을 삼간다는 말을 준양시회(遵養時晦)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