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후보 제외...'공격형' 반쪽 평가도 뒤집어
'(강)민호 형, 이번엔 (골든글로브) 양보 좀 해주세요.'
LG 트윈스의 안방마님 박동원(34)이 선배 포수 강민호(39.삼성 라이온즈)에게 간절한 바람을 내비쳤다.
생애 첫 포수 골든글로브(GG) 수상을 위해 선배의 '통 큰 양보'를 바랬다.
사실 GG는 기자단의 투표로 선정되기에 선수 의사는 반영되지 않는다.
그래도 양보해달라고 조를 만큼 박동원의 수상 의지가 간절하다는 걸 보여준 에피소드다.
박동원은 올 시즌 130경기에 나와 타율 0.272(434타수 118안타) 20점 홈런 80타점, 출루율 (0.349)와
장타율(0/461)을 합친 OPS 0.810을 기록했다.
규정 타석을 소화한 포수 중 타율 3위, 홈런 2위, 타점 2위에 올랐다.
포수로서 가장 많은 경기(124경기)와 이닝(944와 3분의1)을 소화한 박동원은 수비율 0.996%,
도루 저지율 25%(116대 중 29개 저지)를 기록했다.
그는 포수 부문 KBO 수비상에 이어 선수들이 뽑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최고 수비상도 품에 안았다.
선수협 최고수비상은 2년 연속 받았다.
'공격형 포수'라는 반쪽 평가도 이번 수비 2관왕으로 뒤집었다.
수비도 뛰어난 포수로 거듭났다.
하지만 받동원은 GG와 유독 인연이 없었다.
2009년 박동원이 프로에 입단한 뒤 김상훈(2009년), 조인성(2010년)을 제외하고는 무려 13년을 강민호와
양의지(37) 포수 GG를 양분했다.
강민호가 6회(2008,2011~2013, 2017, 2021년) 양의지가 8회(2014~2016, 2018~2020, 2022~2023년) 연속
GG를 받은바 있다.
'민호 형, 첫 KS 갔으니 나도 첫 GG 받았으면'
올해 양의지가 GG후보 선정 기준 이닝(720이닝)을 채우지 못하면서(608과 3분의1이닝)후보에서 빠졌다.
박동원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박동원은 'GG는 KBO리그에서 뛰는 모든 선수의 꿈이다.
나도 받고 싶다'라며 간절한 바람을 내비쳤다.
1일 선수협 시상식에서 박동원과 '베스트 배터리' 상을 함께 수상한 LG선발 투수 임찬규도 'KBO리그에 좋은 포수가 많지만,
올해는 박동원 선배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자격을 갖췄다고 확신한다'라고 지지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강민호는 박동원의 포수 GG 강력한 경쟁자다.
강민호도 올해 136경기 타율0.303(403타수 122안타) 19홈런 77타점 장타율 0.496의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규정 타석을 소화한 포수 (KT 위즈 강백호 제외) 중 타율 1위, 홈런 2위, 타점 4위, OPS 1위(0.923)를 기록했다.
박동원은 '정규시즌 중에 (강)민호 선배에게 농담으로 '나 GG 받게 해줘'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민호 형이 '내 꿈은 한국시리즈(KS)에 가는 거니까 GG는 네가 받아'라고 전했다.
올가을 삼성은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리, KS에 진출해 준우승을 기록했다.
박동원은 '민호 형이 처음으로 KS에 갔으니, GG는 내가 받았으면 좋겠다'라며 활짝 웃었다.
한편, 이번 GG 포수 부문 후보에는 박동원과 강민호 외에 장성우(34.KT) 이지영(38.SSG 랜더스) 최재훈(35.한화 이글스)
김형준(25. NC 다이노스) 김재현(31.키움 히어로즈) 등 7명이 있다.
이 중 장성우는 올해 타율 2.68(418타수 112안타) 19홈런과 타점을 기록했다.
올해 GG 포수 부문은 박동원과 강민호, 장성우 등 3파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윤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