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 캘리포니아에 사는 작은딸 내외가
짧은 봄방학을 맞아 2박 3일 집에 내려왔다.
몇 달 전에 이번에 내려가면 함께 서커스를 보러 가자고
예약을 해 놓겠다고 했다.
몇 년 전 딸과 사위가 그냥 사귀기만 할 때도
'태양의 서커스 0 쇼'를 함께 본 적이 있었다.
금요일 오후에 차로 한 시간 좀 넘게 걸리는
LA로 셋이서 나갔다.
복잡한 곳은 딸이 운전을 하고 사위는 옆에서
조수 역할을 잘한다.
예약을 해 놓은 일식당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커피가 맛있다는 카페에도 들렀다.
그곳에서 마이크로 소프트 영화관까지의 걸리는
시간을 좀 넉넉하게 계산해서 출발을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인지 LA레이커스의 농구 경기가
근처에서 있어 주차장 찾기도 힘들었지만
주차요금이 $40이나 되었다.
거기서 8분 거리에 있는 마이크로 소프트 극장까지
뛰다시피 가는데 딸은 뒤쳐지는 내가 안쓰러운지
자꾸 괜찮냐며 물었다.
그래도 공연 시작 전에 자리에 앉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봄방학이라 그런지 어린아이들도 많이 와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마스크 쓴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우리 중 나만 마스크를 썼고 수백 명 가운데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만큼만 마스크 쓴 사람이
보였다.
태양의 서커스는 1982년 캐나다 퀘벡주 베생폴에서
시작되었으며 서커스 곡예와 무용, 춤, 체조, 음악, 연극,
마임이 조합된 종합 예슬이다.
현재 40여 개국 출신의 4000여 명이 넘는
배우들이 있는데 세게곳곳으로 공연을 다니면서
관객에게 즐거움과 경이로움을 주고 있단다.
(한국인도 있다고 들었다 ).
'코르테오"는 이태리어로 예식 또는 행렬을 의미 한다.
한 어릿광대의 상상이 빚어낸 즐거운 향연의
축제 분위기가 가득한 퍼레이드로 구성되어 지상과
천상을 어우르는 화려한 무대와 기상천외한 묘기로
관객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주었다.
광대는 자신의 장례식을 상상한다.
카니발 축제 속에서 거행되는 장례행렬을
수호천사들이 내려다본다 ,
큰 것과 작은 것의 조화, 희극과 비극의 공존.
완벽함과 작은 실수까지 느껴 볼 수 있었다.
요요를 하는 배우가 숙련된 동작이었지만
몇 번 기구를 놓치는것이 보였다 .
얼마나 많은 인고의 노력에서 그런 공연이
펼쳐질 수있을지... 출연진들에게 관객들이
중간중간에 환호와 박수를 많이 주었다.
코르테오의 서정적 가득한 음악이 시공을 초월한
공연에서 축하연의 분위기를 경쾌하게 했다.
여러 악기의 연주가 분위기를 한층 돋웠고
한 배우가 부는 휘파람 소리를 나는 피리를
부는 것으로 착각했다.
나는 이태리 말인지 , 영어인지 구분도 잘 안 되었지만
남녀 가수가 부르는 노래가 신나기도 했고
때로는 구슬프게 들렸다.
내가 어렸을 적에 둘째 오빠가 자주 불렀던
"곡예사의 첫사랑 ' 노래가 떠올랐다.
줄을 타며 행복했지.
춤을 추며 신이 났지
손풍금을 울리면서 사랑 노래 불렀었지.
공 굴리며 좋아했지
노래하며 즐거웠지
.
,
,
중간에 잠시 휴식시간이 있었지만
100분 좀 넘는 시간 동안 지루할 새도 없이
즐거운 공연이었다.
딸과 사위에게 태양의 서커스 관람을 하게
해 줘서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고 했다.
나는 나의 삶이란 연극의 주연배우가 되어
어떤 서커스를 하면서 60년 좀 넘는 세월을
살아왔나 하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첫댓글
오랫만에 딸과 사위가
친정으로 오고
거기다,
코르테오 스커스를 관람했으니
어찌 즐겁지 않겠습니까.
왜 태양의 서커스라고 하는 지는
알 수가 없지만,
40여 개국에서 온, 4,000 여 배우들이 활동한다 하니
꽤 규모가 큰 유명한 서커스단 인가 봅니다.
"태양은 젊음과 에너지 , 강인함,을 상징하기에
태양의 서커스란 이름을 창업자인 라리베리테가
지었다 합니다 .
오랜만에 내려온 아이들과의 시간이
즐겁더군요 .
좋은 봄날 되세요 콩꽃님
울아녜스님
음치에 속하는 저는,
나름 좋아하고 자주 부르는 노래가 몇 곡 안됩니다.
그 중 곡예사의 첫사랑이 있습니다.
울아녜스님 만나는 날 울아녜스님께 익숙한 노래 일듯한 곡예사의 첫사랑을 꼭 불러봐야 겠습니다. ^^♡
그 노래를 부를수 있다는것은 결코 음치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
그 노래가 조금은 슬프지요 .
우리 그런날 만들기로 해요 .
순수수피아님 노래도 듣고요 .
멋지고 화려한 서커스 공연을
관람하셨네요.
마국에서 서커스 공연은 아직
못 보았지만, 한국에 있을 때
동춘서커스 공연을 몇번 본 적이
있습니다.
시설과 규모면에서 비할 바가 못 되지만
계속 보존되었으면 싶던데
K 돌풍에 힘입어 한국 서커스도
잘 발전되면 좋겠다 싶습니다.
가족애가 넘치는 서커스 관람,
삶도 돌아보고... ㅎ 참 좋습니다.
동춘서커스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
어릴적에 시골에 서커스단이 들어와서
천막치고 쭈그리고 앉아서 보았던 기억이
어렴풋 합니다 .
그다지 서커스를 좋아하지는 않는데
애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
마음자리님은 참 좋으신 분 같아요 .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상징되는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극장에서
서커스 공연이라니 뭔가 부조화스럽고 아이러니 하다는 생각이드네요
제게는 무쟈게 불편한 호칭이지만
사위와 함께 즐거우셨다니 부럽습니다 ~
듬직한 사위가 둘씩이나 되시고 세상 참 불공평하지요 ~ 쩌어업~~쩝
대기업이 돈 벌고자 LA 다운타운에
빌딩 갖고 있는것은 투자의 개념인지
저도 모르겠네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댓글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쪽방에 쓰신 글 읽고 엄청 재미있어
답글 쓰려다 말았어요 ㅎㅎㅎ
청소와 설거지 깨끗이 하셔서
“ 참 잘 했어요” 도장 받으셨는지요?
맨날 절간 같은 집에서 저는 살고
있답니다.
라스베거스에 가서 태양의 서커스 직접 보았는데....
정말 규모도 대단하고 예술성이 내재된 기교도 놀랍더군요.
맞습니다 라스베가스에서 많이 열리지요.
세계적인 서커스인데 요즘 코로나로
많이 힘들어졌다 하네요 .
그들의 노력이 느껴졌습니다 .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3.30 10:34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3.30 13:56
그 유명한 태양의 서커스를 보셨군요.
저는 티 브이 로만 봐서 ㅎ
화려하고 볼만한 공연을 딸과 사위와
관람 하셨으니 더 의의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태양의 서커스를 아시는군요.
애들이 함께 해 주는것만도
고맙게 여겨집니다 .
한스님도 나날이 즐거우셨으면
좋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