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증시 '블랙 먼데이'
'윤 퇴진 로드맴' 불확실성 엄습
경기둔화 속 '감액 예산' 우려도
코스피 2.8%, 코스탁 5.2% 추락
종목 절반은 1년 래 최저가 기록
가뜩이나 취약해진 한국 경제가 정치적 불확실성의 장기화로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검은 월요일'을 맞은 국내 증시는 지난 3일 비상계엄령 선포 사태 직후 거래일보다 더 큰 낙폭을 기록했다.
탄핵 정국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심화하고 있다.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67.58포인트(2.78%) 하락한 2360.5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3일(2351.83) 이후 1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경신했다.
코스탁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1% 하락한 627.01에 장을 마치며 4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로써 지난 4일 이후 국내 주식시장 시가 총액은 총 144조우너 증발했다.
또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종가 기준 52주 신저가(최근 1년 중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한 종목이 1272개나 나왔다.
전체 거래 종목 2631개의 48.3%에 달하는 수치다.
대통령 조기 퇴진을 둘러싸고 시장 예상을 벗어난 정치권의 행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재정 공백 심화 우려 및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면서 자본시장이 요동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질서있는 퇴진'을내세우면서도 구체적인 타임라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오히려 내홍을 겪으면서 정치 불안의 장기화 우려를 낳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폐기 이후 첫 최고위원회와 비상 의원총회를 잇달아 개최하며
'조기 퇴진 로드맴'에 대해 본격 논의를 착수했지만 시작부터 진통이 일었다.
조기 퇴진 시점을 놓고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힌(친한동훈)계 간 서로 다른 입장 차를 견지하고 있어서다.
결국 아무런 계획을 제시하자 못하고 어정쩡한 상태를 지속하게 됐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은 10일 7000억원이 추가 삭감된 예산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또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발의,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등도 표결이 예정돼 있다.
문제는이번 탄핵 국면에 각종 대외 경기 불호가실성 증대에 국내 내수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경기 둔화 국면이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국면의 문제는 경기 둔화 사이클레서 재정지출이 더 축소될 가능성'이라며
'일각에서는 재형지출 공백,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로 인한 신용등급 악화 우려 등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탄핵 혹은 하야 등 구체적 조치가 명시적으로 나와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경은.박민.김유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