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개인적으로 인의협이라는 단체에 대해서 그다지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진 않았습니다. 7만 의사 2만 의대생 가운데서 대부분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인의협의 행태는 저를 이해할수 없게 만듭니다. 단지 몇백의 사람들이(회원이 천명이 넘는것으로 되있으나 탈퇴후 탈퇴 처리를 안시키고 있다고 함.실제 활동 인원수는 단지 수백명으로 알려짐) 무능한정부, 아무것도 모르는 시민단체, 그들의 충실한 의견 전달자인 언론을 등에 업고서 우리 의사,의대생 모두에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습니다.
인의협 여러분 . 빨리 의사직을 버리시고.당신들이 주장하는 인도주의를 위해 차라리 성직자가 되시던가, 꿈꿔오시던대로 하루빨리 정치계에 입문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인의협의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는 전남의대의 이준행입니다. 그 동안 회원으로서 활발한 활동이나 의무를 다하지 못한점 사과드립니다.
저는 지금 이 순간 인의협을 탈퇴하고자 합니다.
저는 인의협의 순수한 열정과 밖으로 향해 열려있는 자세를 높이 평가해 왔습니다. 지난 몇달동안의 인의협이 보여준 의사사회와 의약분업 사태에 대한 입장과 태도에 불만이 많았지만 인의협의 순수성에 기대를 걸고 있었기 때문에 회원으로서의 籍을 남겨두고 심정적 지지를 끊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그 情도 끊어 내려 합니다.
지금 폐업에 동참한 의사들이 환자의 생명과 안위는 도외시하고 자신의 권리와 밥그릇만을 챙기기 위하여 악의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제1차 폐업투쟁을 촉발한 주요 인자들 중의 하나가 개원의들이 느낀 경제적 박탈감이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의사들의 투쟁의 본질은 거기로부터 한참 떠나와 의료제도와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철학으로 밀려왔습니다. 선배의사들의 원죄로부터 자유롭고, 비교적 때가 덜 묻은 의과대학교수들이 투쟁의 선봉에 서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전공의들이 교수들이 지금 현재 문을 열고 환자들을 보고 있는 개원의나 2차병원을 매도하는 것을 보셨습니까? 물론 자신들만이 올바른 의사연 하는 인의협이나 건강연대의 선생님들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반대내지는 경멸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기는 하지요. 왜냐하면 그 선생님들께서는 본의 아니게 투쟁의 본질을 흐리고 계시기 때문이지요.
길을 똑바로 가기 위해서는 바로 발 밑을 보기 보다는 약간은 멀리를 응시하며 가야 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양심에서 지향하는 바는 투쟁대열에 서있거나 또는 인의협의 입장에 서 있거나 서로 같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서로의 목표를 향하여 나아가는 노선이 약간 다를 뿐이겠지요. 의식화된 정도나 현실을 고통스럽게 바라보는 눈길의 강도는 일반 의사들에 비하여 인의협에 참가하고 계시는 선생님들이 더 높으시겠지요. 그러나 보통의사들을 과소평가는 하지 마십시오. 저는 느낍니다. 우리 의사들이 지난 투쟁을 통하여 많은 것을 학습하였고, 상당히 의식화되었다는 사실을. 선생님들도 보시지 않았습니까? 지난 보라매집회에서 4만의 의사 학생들이 물구덩이 속에 앉아 불태웠던 열망을. 그 4만의 의학도들이 여러분이 매도하는 바 대로 생각없고, 돈만 앞세우고, 자신들의 권리만을 주장하는 자신만 생각하고 사회성이 없는 벽창호라고 정말 믿습니까?
분명히 말하지만 저는 우리의 투쟁이 의사의 본연의 임무에 부합하는 숭고한 이념을 지향점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믿습니다. 그리고 많은 보통 의사들이 大醫의 道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본인들이 믿는 가치가 중요한 것이고, 그것을 보통 의사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하이에나 같은 언론과 편파적인 시민단체들을 등에 업고 고통받고 있는 동료 의사들의 등에 칼을 꼽는 행위는 백보 양보해도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하나가 인의협에서 탈퇴한다고 인의협의 노선이나 행동이 달라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의 양심은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하는 인의협 회원 명단에서 제 이름을 빼기를 명령하고 있습니다. 부디 이 순간 이후부터는 대외적으로 인의협 회원 수를 발표할 때 반드시 하나를 빼주시길 요청합니다.
부디 인의협이 자기연민과 값싼 감상에서 벗어나 좀 더 거시적인 역사의식을 지닌 집단로 거듭 태어나, 원래 설립취지에 부합하는 자랑스러운 단체가 되어주시길 충심으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