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대시식단 등
사진설명=운동하고 체중 감량하는 것이 혈압 감소 효과를 낸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혈압은 증상 없이 혈관을 손상시켜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무서운 병이다. 고혈압을 앓는 사람은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정상인의 2.5배 이상으로 높다. 혈압은 수축기 120mmHg 미만, 이완기 80mmHg 미만이 정상이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 혹은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으로 높을 때를 말한다. 고혈압은 보통 약을 먹어 관리해야 하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혈압을 낮추는 시도를 해볼 수 있다. 혈압을 낮추기 위해 개인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5가지를 알아본다.
1. 운동 운동은 때로 혈압약만큼의 혈압 강하 효과를 낸다. 2018년 미국 스탠퍼드의대가 혈압약과 운동 프로그램이 각각 얼마나 혈압을 떨어뜨리는지 조사한 391개 연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운동은 혈압을 평균 4.83mmHg, 혈압약은 혈압을 평균 8.8mmHg 떨어뜨려 약의 효과가 훨씬 컸다. 하지만 고혈압 환자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는 운동이 혈압을 8.96mmHg 떨어뜨려 약 만큼의 효과를 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스포츠의학저널'에 게재됐다. 아침 30분 운동이 혈압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학 등 연구진이 55~80세 67명을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오전에 30분 걸은 그룹은 혈압이 평균 3.3mmHg 떨어졌고, 오전 30분 걷기를 한 후 30분마다 3분씩 일어나 걸었던 그룹은 혈압이 총 5.1mmHg 떨어졌다. 걷는 운동을 하면 혈압을 높이는 카테콜아민 호르몬이 감소되고, 혈관 내피세포 기능이 활성화돼 혈관 탄성도가 높아져 혈압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단, 운동을 지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연령마다 정해져 있는 최대 맥박수의 80% 정도의 강도로 1주일에 최소 3회 이상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2. 살 빼기 체중이 정상보다 무거우면 고혈압 발생 위험이 2~6배로 커진다. 지방조직이 체내 염증 물질을 분비, 이로 인해 혈관이 손상을 입으며 빨리 노화되는 탓이다. 실제 고혈압 환자가 체중 1kg을 줄이면 수축기 혈압은 1.1mmHg, 이완기 혈압은 0.9mmHg 감소된다. 체중을 줄이고 감소된 체중을 유지시키려면 운동과 식사 조절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체중 감량을 위해 지켜야 할 식사 습관으로는 ▲끼니를 거르지 않고 천천히 먹기 ▲빵, 과자, 청량음료 등 불필요한 간식 먹지 않기 ▲섬유소가 많은 채소와 적당한 과일 매일 섭취하기 ▲기름이 많은 음식이나 기름을 많이 사용해 조리한 음식 피하기 등이 있다.
3. 싱겁게 먹기 한국인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약 10g으로, 권장섭취량인 6g보다 많다. 하루 소금 섭취량을 권장량 정도로 줄이면 수축기 혈압은 평균 5.1mmHg, 이완기 혈압은 2.7mmHg 줄어든다. 특히 소금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고령자, 비만자, 당뇨병이나 고혈압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저염식을 할 때 혈압이 더 효과적으로 낮아진다. 소금에 대한 감수성은 소급 섭취에 따른 혈압 상승 정도를 말한다. 짜게 먹을 때 혈압이 높아지는 이유는 혈액 내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삼투압 현상이 일어나면서 세포에 있던 수분이 혈액으로 빠져나오고, 혈액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려면 ▲국물 적게 먹기 ▲밥에 국 말아 먹지 말고 따로 먹기 ▲음식 먹을 때 추가로 소금이나 간장 넣지 않기 ▲김치, 젓갈, 장아찌는 적게 먹기 ▲되도록 외식 줄이고 자연 재료로 조리된 음식 먹기를 실천하는 게 좋다.
4. 금연과 절주 흡연하면 담배 속 니코틴이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과 맥박이 높아진다. 또한 체중이 가벼운 사람은 술을 조금만 마셔도 혈압이 급격히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일반인의 적정 음주량보다 더 적게 마셔야 한다. 고혈압 환자 역시 과음하면 혈압이 상승하고 고혈압 약에 대한 저항성도 커져 약 효과가 줄어든다. 하루 적정 음주량은 일반적을 남성은 해당 주류 잔의 2잔 이하, 여성은 1잔 이하이다.
5. 대시식단 '대시(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tion) 식단’은 미국 국립보건원이 고혈압 환자를 위해 만든 식이요법의 일종이다. 원칙은 4가지다. 첫째, 채소·과일·유제품을 많이 먹는다. 둘째, 단백질은 닭고기 같은 가금류와 생선을 통해 보충한다. 셋째, 지방·단당류·설탕이 포함된 식품은 제한한다. 넷째, 조리할 때 소금을 줄인다. 대시 식단에 저염식까지 실천하면 수축기 혈압이 11mmHg까지 떨어지는데, 거의 약 하나를 복용한 것과 같은 효과다.
20~30대부터 혈압 관리 필수 혈압은 젊을 때부터 관리해야 효과가 크다. 고혈압을 잘 조절하면 심근경색을 15~20%, 심부전을 50%, 뇌경색을 30%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건강영양조사에 기반한 대한고혈압학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대 고혈압 환자의 조절률은 20%가 채 안 되고, 40대 역시 40%가 채 안 된다. 젊을 때부터 정기적으로 혈압을 검사해야 하는 이유다. 고혈압 초기에 장기 손상이 없고 담배를 피우지도 않으면 2~3개월 살을 빼고 건강식을 먹는 것만으로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하지만 같은 혈압 수치를 기록하더라도 동반 질환, 장기 손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약을 써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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