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전파 파도에 부딪혀 어선 구별하지 못했을 수도"
양측 "저쪽이 먼저 들이받아"
10일 오후 제주도 제주항 인근 바다에서 발생한 해군 고속정 충돌·침몰사고는 달빛이 없는 상황에서 동→서 방향으로 항해하던 1000t급(실제 무게 기준, 해경 추정) 어선과 북→남 방향으로 항해한 150t급 참수리 고속정이 충돌해 발생한 것으로 11일 밝혀졌다. 충돌 당시 어선은 11노트(시속 약 20㎞), 고속정은 12노트(약 22.2㎞) 속도로 항해하고 있었다. 고속정은 배 앞쪽 끝에서 1~2m 부분에 큰 구멍이 뚫려 바닷물이 급속히 들어가면서 침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고로 중상을 입은 노가빈 일병은 민간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나 사망했고 임태삼 하사와 홍창민 이병은 충돌 직후 바다에 빠져 실종됐다.- ▲ 그래픽=유재일 기자 jae0903@chosun.com
침몰한 해군 제3함대 소속 참수리 295호 고속정의 무게는 비었을 때 126t, 장병과 유류·포탄·식량 등을 실었을 때는 150t쯤 된다. 이에 비해 어선 106우양호는 해군이 브리핑 때 270t급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1000t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상선이나 어선은 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 등의 무게를 표시한다"며 "우양호는 270t을 실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작은 초등학생 꼬마와 덩치 큰 대학생이 충돌한 격"이라고 말했다.
해군측은 특히 우양호의 선체 밑부분에 앞으로 돌출된 부분이 고속정의 선수 왼쪽의 철판을 뚫어 구멍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고속정은 충돌 2시간34분 만에 수심 110m 바닷속으로 침몰했다.
◆고속정 레이더는 뭐했나
당시 고속정에서는 정장과 부정장이 배 윗부분 바깥에 있는 함교에서 지휘하고 있었고, 견시(見視·감시병)도 1~2명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 안에서는 당직자가 레이더를 지켜보고 있었다.
해군 관계자는 "주변에 약 100척의 어선이 조업을 하고 있었다"며 "어선 무리에 있다가 갑자기 튀어나온 배를 레이더가 못 잡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을 때 레이더 전파가 높은 파도에 부딪혀 배를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당시 파고는 2.5m 정도였다. 그러나 해군은 당시 당직 근무자들이 근무를 태만히 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관계자는 "파도가 있었으니까 아마 레이더 화상이 안좋지 않았나 추측된다"고 말했다.
◆어느 배가 먼저 들이받았나
사고는 경비 임무를 마치고 제주항으로 돌아가던 고속정과 부산을 출발해 제주도 서쪽 비양도를 향해 가는 어선이 서로를 발견하지 못해 발생했다. 사고 책임을 놓고 양측이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항해등을 켜지 않은 우양호가 왼쪽에서 갑자기 나타나 고속정의 선수 왼쪽을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고속정 승조원도 "(고속정은) 가만히 있었는데 어선이 와서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양호 선장 김모(48)씨는 해경 조사에서 "갑자기 해군 고속정이 옆에서 와서 (우리 배를) 받아버렸다"고 말했다.
.
.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귀한정보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국산철판 으로만든배는 다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