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전남 광주 시청에서 효행 문화를 권장하고 이를 기리고자 광주 시청에서 조사 발굴하여 게시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하여 효행 사상이 드높은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으리라고 여겨 집니다. 수맣은 설화 중 첫번째 이야기만 올립니다.
-아래 내용-
二. 說話의 실제
Ⅰ. 일반설화
1.효행담
(1) 둘째아들이 효자
조사일시 : 2000. 4. 24. 장소 : 북구 청옥동 용호마을
제 보 자 : 이복임(여,77세) - 화순군 청풍면에서 태어나 18세 때에 이 마을로 시집와서 지금까지 거주하고 있으며 슬하에 3녀를 두고 있다. 현재 장녀․맏사위와 함께 살고 있으며 어렸을 때 친정어머니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오랜 옛적에 광주북쪽 고을에 눈이 보이지 않고 걸음을 걸을 수 없는 말하자면 당달봉사에다 앉은뱅이인 늘은 어머니와 한의사인 장남 그리고 매우 효성이 지극한 차남 이렇게 세 식구가 살고 있는 집이 있었어요. 어머니는 젊은 시절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있었으나 자식들 뒷바라지를 위해 너무 고초(고생)를 많이 겪은 탓에 늘그막에 들어 갑자기 몸이 망가져 봉사에다 앉은뱅이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특히, 장남은 집안을 이끌어갈 대들보로 여겨 없는 살림이지만 공부를 많이 시켜 한의사까지 만들었지만 차남은 장남에게 치중하다보니 별로 공부를 못시켰으나 불평 한마디 없었고 효성은 항상 변함이 없었지.
하루는 식구들이 조반을 마치고 나서 그 어머니가 20리 넘게 떨어진 마을에서 성대한 굿판이 벌어지니까 오늘은 그곳에 놀러가고 싶다고 하니, 아니나 다를까 큰아들은 한의사 일을 보아야 하니까 시간이 없다며 꽁무니를 빼자(뒤로 물러서자) 작은 아들이 나서면서 ‘어머니께서 가시고 싶다하는 데는 어느 곳이든 모시고 가야지요’하며 어머니를 등에 업고 길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한 오리(五里)를 지나자 등에 업힌 늙은 어머니가 염치도 없이(거리끼는 기색도 없이) 닭고기가 먹고 싶으니 닭을 구해다 삶아 달라고 하는 거야.
그러나 효자는 수중에 돈 한푼이 없는 데다 그릇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닭을 구해다 요리해서 드려야할지 무척 난감하고 부담스러워 걱정이 태산같았제. 이때 지나는 질초(길목)의 어느 마을 어귀에 다다르는 순간, 8마리의 살이 통통하게 오른 닭들이 서로 앞을 다투어 이들 일행 앞으로 지나가다 몸집이 크고 튼실한 한 마리가 갑자기 쓰러지면서 죽는 거여. 닭을 어떻게 구할까로 고심하던 차남은 닭주인이 누구일까 하는 생각이 없지는 않았으나, 우선 급한 문제부터 해결하고 나서 차후를 도모하기로 한거제. 어쨌든 우선 어머니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그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지요. 차남은 어머니를 나무그늘에 앉아 쉬시도록 해놓은 다음 얼른 그 닭을 줏어들고 인근의 남의 집으로 들어가 칼과 냄비를 빌려가지고 나와서 산밑에서 닭을 잡아 푹 삶아 어머니께 드렸어.
닭고기를 맛있게 들고난 후 다시 목적지로 향하는데 한 오리(五里)쯤 지나니 이번에는 어머니가 목이 마르니 물을 먹고 싶다고 하였어요. 하지만 여기에서 우물이 있는 마을까지 가자면 아직 많은 거리를 가야하고 날씨마저 무더워서 오래동안 참을 수도 없는 지경이었어. 하는 수없이 작은 아들은 어머니를 나무그늘 밑에 내려놓고 사방으로 물을 찾아 나섰는데, 한참을 헤맨 후에 산중턱 움푹한 곳에서 미룡(사람의 시신을 파먹고 산다는 벌레의 일종) 3마리가 떠있는 인대골(사람의 해골을 지칭. 전라도사투리로 머리는 대가리, 대고리, 대갈 등으로 불림)안에 담긴 물을 발견하고 깨끗한 물이 없으니 이것이라도 갖다 드릴 수밖에 없어서 해골물을 조심스럽게 들고 와서 어머니께 드리니 이물을 먹고 나자마자 앉은뱅이였던 어머니가 벌떡 일어섰고 이어서 감겨있던 눈꺼풀이 벌어지면서 다시 눈을 뜨게된 거야.
어머니는 ‘이거 원 시상(세상)에 무슨 조화다냐’ 며 너무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면서 “다 니 효성이 지극해서 이런 갑다”고 작은 아들을 칭찬해주었어요. 이들 모자는 마음 같아서는 당장 집으로 돌아가서 동네방네 잔치하고 자랑하고 싶었지만 마음을 접고, 이왕에 힘들게 나선 길이니 구경이나 맘껏 해보고 돌아가자 하여 늦으막까지 굿잔치를 보고 집에 돌아온 거야. 집에 도착하니 큰아들이 어머니와 동생을 반갑게 맞이하며 완치된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도대체 어찌된 일이냐고 놀라며 물으니, 어머니는 그동안의 과정을 이차이차 하여서 저차저차 되었노라고 소상히 얘기를 해 준거지.
모친의 이야기를 다들은 한의원인 큰아들은 “어머니의 병세는 8마리가 뛰어노는 닭의 무리 중에서 갑자기 꺼꾸러져 죽은 닭을 잡숫고 나서 미룡 3마리가 떠있는 해 골바가지 안의 물을 드셔야만 나을 병이라는 것을 저는 진즉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저라고 해서 이러한 약을 구해낼 뾰족한 방도가 없어서 여지껏 못고쳐 드리고 있 었습니다” 라며 자신의 능력과 효성이 부족함에 대하여 크게 사죄하였어.
그러자 어머니는 괜찮다고 하며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다른 사람에게는 도무지 보이지 않던 약이 니 동생의 효성이 원체(워낙) 강했기 땜시(때문에) 눈에 비쳐나타난 것이 아니었겠냐고 풀이하였다요. 건강을 다시 찾게된 어머니는 두 아들들로부터 더욱 극진한 효도를 받으면서 오래도록 장수를 누렸고 형제들도 이전보다는 끈끈한 우애로 행복을 누리며 의좋게 살았다고 합니다.
첫댓글 첫째 아들은 부모맞잡이라 그렇고,
못배우고 험한 일 하는 지차가 부모에게는 효성스럽다는 거죠.
옛말에 병신 자식이 효자된다는 말이 괜히 있는 허접한 구전 ..아님을 알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