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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보이는 것이 진실은 아니라는 것..
진실은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쉽게 지나쳐버린다..
그래서 헤어지고 미워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 돌아봐야 한다..
by 필링..
21. 이혼...할까요?
며칠 째 서류는 탁자 위에서 구르고 있었다. 하영은 매일 집 안에서 밖으로 한 걸음도 나가지 않았다.
그동안 핸드폰으로 온 것들은 다 유미와 다니엘, 정민이외 몇몇 친구들이 다였다.
민혁은 한번의 통화도 없었다. 하영은 점점 지쳐갔다.
처음엔 너무 화가 났는데 그다음엔 그리워지더니, 이젠 체념하게 된다.
서연과 연애 생활 재미가 쏠쏠한가보지.? 서연을 욕할 자격이 없다. 내가 초래한 일이니...
민혁은 다정한 사람이지만 한번 마음이 돌아서면 절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건 하영이 오래전부터 무섭게 생각해온 바다. 그것이 여자든 남자든 자존심을 건드리거나
화가 머리 끝까지 나게 만들면 그 사람은 서민혁과는 인연을 끊어야 했다. 하영이 지금 그 상황이었다.
내가 아내여도 그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그래서 이제 민혁은 더욱 자신에게서
멀어진다.. 마음이 떠난다...
그는 어쩌면 지금 이혼을 절실히 원하는 지도 모른다. 그런데 하영은 자신없다.
이혼 소식을 차마 부모님과 시부모님께 말씀 드리기 어렵다.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린 나이에 결혼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혼을 한단다... 부모님들이 아시면 얼마나 걱정하실까...
그런 고민때문에 민혁에게 서류를 들고가는 길이 너무 힘들다.
하영은 기분전환도 할겸 오랜만에 옷을 차려입고 화장도 했다. 여름이라 그런지 거리엔 온통
미니스커트에 나시였다. 무릎까지 오는 청치마에 흰남방...
하영자신의 모습을 보자 스스로 웃음이 나왔다. 이러니 아줌마 소릴 듣지.
무작정 거리를 돌아다녔다. 다들 더운지 빠른 걸음을 걷고 한손엔 부채를 들고 있었다.
강남역 거리를 걷는 도중에 하영은 우뚝 서버렸다. 사람들이 즐비한 도로.. 맞은편으로 나란히
걷는 두사람... 많은 사람들 때문에 그들은 하영을 보지 못했지만 하영은 보았다.
어딜 보아도 잘 어울리는 연인의 모습이었고, 민혁이 자신에게만 지어주던 그 웃음을 서연에게도
보이고 있다. 유난히 예뻐 보이는 서연..
하영은 자신의 모습이 보일까 황급히 걸음을 옮겨 간판 뒤로 숨었다. 내가 숨을 이유는 없는데
난 왜 숨고 있는 것인지.. 귓가가 윙윙거렸다. 더워서 그런지 식은 땀이 흘렀다.
막상 둘의 모습을 보고나니 괜찮을 거라 여겼던 심장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하영은 도저히 걸을 수 없어 건물에 기대고 후들거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열었다. 누굴 부르지...
항상 민혁을 불렀엇는데 이젠 누굴...
하영은 폴더를 덮고 고갤 숚였다. 바닥에 주저앉아 소매로 눈물을 닦았다.
울지 말자. 왜 울어. 울면 지는 거야. 권하영, 울지마!
그럴 수록 더 눈물이 흘렀다.
전화벨이 울렸다. 발신자 다니엘.. 이럴때 오는 전화가 왜 그일까....왜...
애써 울음을 멈추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하영...Do you cry?"
"아..아니ㅡ 무슨 일이야?"
"하영. 어디야?"
"응? 여...기?"
"밖이지? 어디야?"
"여기....여...기가..."
하영은 주위를 둘러봤다.
"강남역인데..."
"그니까 강남역 어디?"
"뉴욕 컴패니 앞..."
"기다려. 10분 내로 갈게."
하영은 전화를 끊고도 계속 고개를 숚이고 앉아 있었다.
누군가 하영의 어깨를 잡았다.
"다니엘..."
"일어나."
하영은 일어나서 그를 봤다. 다니엘은 하영을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여기서 왜 이러고 있어?"
"그냥..."
"더운데 어디 들어가 있지. 가자."
다니엘이 이끄는 데로 그의 손에 끌려 차로 갔다. 그는 조수석에 태우고 운전을 했다.
"드라이브 할래?"
"글쎼..."
"가자ㅡ"
싱긋 웃는 그를 보고 하영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다니엘은 아무말 않고 강변을 달려 서울 교외로
빠졌다. 도심을 지나자 나무들도 많고 한적해서 드라이브 하기에 좋았다.
이사람은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그냥 풍경만 보고 있다.
"아! 나 이따가 엄마 모시러 공항 가는데 하영도 같이 갈래?"
"공항? 어머니 오셔?"
"응. 결혼하시고 처음이래. 그동안 하영이 가르쳐 준 곳 모시고 가려고.."
"잘됐다ㅡ"
"하영도 같이가."
"내가 왜가, 거길"
"가서 우리 엄마도 보구. 좋아하실거야."
"난 좀..."
"나 하영이 자랑 많이 했단 말야. 엄마도 보구 싶다고 그러셨어"
하영은 애절한 다니엘 얼굴을 보고는 피식 웃었다.
"알았어."
"야호!"
드라이브는 어느새 공항으로 빠졌다. 이녀석 일부러? 하영은 어이없게 웃었다.
다니엘은 씨익 웃더니 공항에 차를 세웠다. 같이 들어가 입국 출구에 서 있었다.
"Mom!!"
옆에 있던 다니엘이 불러 반응하는 여자를 봐 저 사람이 엄만가 보다. 부드럽고 웃는 모습이 예쁜 여인..
그 여인은 가까이 오더니 다니엘과 안았다. 둘이 잠시 인사를 나누더니 그녀의 고개가 하영에게
돌아갔다.
"엄마. 내가 말하던 하영. 예쁘지?"
"아.. 반가워요. 우리 다니엘 많이 도와준다고."
"아니에요ㅡ 저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이렇게 착한 친구가 있어서 얼마나 마음이 놓이는지 몰라요."
"하영. 이해해. 우리 엄만 내가 아직도 초등학생인 줄 아셔."
"풋.."
살짝 하영에게만 말하는 걸 듣고 다니엘 엄마, 애나는 활짝 웃었다.
다같이 차를 타고 온 곳은 역시나 그가 머무는 호텔 레스토랑 이었다. 자리에 앉아 애나는 계속 하영을
보고 있었다. 하영과 눈이 마주치면 간간히 미소를 지었다.
"하영씬 참 선한 인상을 가지고 있네요. 난 처음보는 사람한테는 쉽게 마음을 말하지 않는데 하영씬
무척 편해요."
"아.. 감사합니다."
쑥스러워 하는 듯 웃는 하영을 보고 애나는 더 마음에 들었다.
"지금 혼자예요?"
"예?"
"아.. 내말은, 사귀는 사람이 있는 지 물어보는 거에요"
"아...전 결혼했는데요."
"정말??"
그녀는 무척 놀라고 안타까워 하는 듯 했다. 하영의 씁쓸한 웃음에 애나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반지는 어디 있어요?"
"아...집에.."
"한국에서는 결혼하면 항상 끼고 있는다고 들었는데.."
"아..."
점점 더 난처해지는 하영을 보자 다니엘은 애나에게 말했다.
"그닥 사이가 좋지 않아. 그렇게만 알아, 더 묻지 말고.."
"아. 그래.. 미안해요."
"아니에요"
식사를 하면서 애나와 미국얘기, 다니엘 이야기를 하며 웃고 떠들자 낮에 보았던 것들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애나와 헤어지고 호텔에서 나와 그의 차를 타면서 하영은 점점 마음을 굳혔다.
"이제 좀 풀리는 것 같네."
"응?"
"아까는 정말 쇼크로 이상해진 사람처럼 보였어."
"아..그랬어?"
"괜찮아?"
"응.당연하지! 고마워, 다니엘.. 어머니 무척 좋으신 분 같아."
"하하.. 다행이다. 난 실수하지 않았나 걱정했는데."
"아냐."
하영의 아파트에 도착하고 살짝 그의 포옹을 받고 위로 올라왔다.
탁자에 놓인 서류를 보았다. 민혁아.. 너도 이런 느낌이었니? 다른 사람에게서 느끼는 편안함과
기대고 싶은 마음... 그렇다면 난 널 붙잡고 있을 자격이 없다. 나도 다니엘에게서 그런 감정이 들어
갈등했는데 너라고 없었겠니? 내가 너에게 모질게 말한 것 다 사실이었는데..
내게서 정나미가 떨어진 것 당연한거야..
[내일 체리로 와줘]
문자를 보내고 침대에 누웠다. 몸이 떨려와서 여름인데도 이불을 덮고 웅크렸다.
# 체리
약속시간보다 30분이나 먼저 와서 앉아 있었다. 카페 문이 열릴 때마다 저도 모르게 고개가 갔다.
그리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테이블엔 이혼 서류..
안오는 것은 아니겠지? 5분 남았다. 오렌지 빨대를 돌리는데 누군가 앞에 와 섰다. 고개를 들었다.
"왔어?"
민혁은 아무말없이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민혁은 이제 하영은 보기도 싫은건지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종업원이 왔다가고 난 뒤 바로 입을 열었다.
"왜 보자고 했어? 얼른 말해."
"아..."
잘생긴 얼굴이 하영을 보고 비난을 하는 것이 막상 보니까 상당히 슬퍼졌다.
"이거..."
하영은 서류를 앞으로 내밀었다. 민혁은 서류를 보더니 하영을 봤다.
"이혼 서류야.. 너 도장 찍고 법원에 내면... 나중에 확인 받으러 가면 되는 거래....
그 서류는 니가 찍고 내."
하영의 말을 한참 듣고 있더니 민혁은 냉소적인 미소를 지었다.
"니가 원하는 데로되었네. 그렇게 하고 싶었어? 이렇게 빨리 연락할 줄은 몰랐다.
알았어, 연락하면 바로 법원으로 와."
원하는 데로? 무슨 소린지.. 하영은 이해가 가질 않아 아무말도 못했다.
"후.. 할 얘기 다 한거지? 그럼 나 일어난다."
그리곤 그냥 걸어나갔다. 어쩜.. 이혼 얘길 하는데 저렇게 감정이 없을까...
내가 알던 민혁이 맞나? 하영은 너무나 낯선 그의 모습에 몸이 떨려왔다. 눈물이 컵 안으로 떨어졌다.
민혁은 서류를 들고 나와서 우뚝 섰다. 너와 나. 결국 이렇게 되는 거니.
그래.. 조금이라도 기대를 한 내가 바보가 되었다.
민혁은 조금씩 걸어갔다. 술집에서 친구들과 하영을 본 뒤로 한번도 보지 못했고, 교환학생 준비로
서연과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서연의 마음을 받고 마음이 많이 흔들렸다.
자신보다 민혁을 더 생각하는 서연을 보면서 그녀에게 쉽게 빠졌다. 그래서 하영은 잊은 줄 알았다.
하영이 무엇을 하든 신경쓰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어제 다니엘과 있는 하영을 보고
다시 심장이 내려 앉았다.
강남역에서 서연을 만나 메리어트 호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을 때까지는 기분 좋았다.
무심코 고개를 돌리다가 남자와 같이 들어오는 하영을 보았다. 남자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나이든
다른 여자와 앉았다. 연신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고, 둘 사이의 눈빛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민혁의 눈엔 모든 것이 굴절되었다.
오지 말걸 그랬다. 서연이 오자고 해도... 나쁜 기억만 있는 곳.. 이럴 줄 알았다.
밤에 문자를 받고 나서 뭔가 예감이 들긴 했지만 막상 하영을 마주 대하고 나자 피하고만 싶어졌다.
그렇게 절실히도 이혼을 원한 것인가...
전화가 와 발신을 보니 서연이다. 지금은 도저히 받을 기분이 아니었다. 그냥 무시했다.
계속 거리를 걸었다.
내 자존심을 무너뜨리고 날 미치도록 화나게 하는 권하영 니가 난 싫어지고 진절머리가 나야만 한다.
그러고 싶다.... 그런데 왜!!!!
자신도 모르게 서류를 구겼다. 미치도록 화나가고 가슴이 아팠다.
[민혁아. 어디야? 왜 전화 안받니? 연락줘]
서연의 문자.. 오피스텔로 오자 입구에서 기다리는 서연이 보였다. 그자리에 서서 마냥 바라보는
민혁을 발견하곤 조금씩 걸어왔다. 상처받은 얼굴... 한손에 들린 서류..
서연은 가만히 팔을 뻗어 민혁을 안았다. 그는 가만히 서있었다.
"왜그래! 왜 아픈데!! 하영이 잊으면 되잖아! 그러면 되는데 왜 그러니..."
"모르겠다. 나도..."
"날 하영이라고 생각하면 되잖아. 니 맘대로 하라고.."
"내 맘대로? 내가 지금 어떡하고 싶은지 모를거야."
"민혁아. 난 상관없.."
민혁이 그의 입술을 막아버렸다. 서연의 얼굴을 부여잡고 강하게 입을 맞춰왔다. 조금의 틈고 주지 않고
벽으로 서연을 가뒀다. 혀가 엉퀴고 맞물려 떨어지지 않았다. 그가 입술을 떼고 서연을 봤다.
놀란 표정을 한 서연을 보자 죄책감이 밀려왔다.
"미안하다."
서연이 다시 민혁의 어꺠를 잡고 입을 맞췄다.
"날 가져도 좋고 날 맘대로 해도 좋아. 민혁이 너라면 상관없어."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을 보는데 하영이 생각났다. 젠장...
민혁은 팔을 내렸다.
"이만하자. 이건 아닌 것 같다. 오늘 미안했어."
민혁은 지친 미소를 짓고는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서연은 문가에 서서 문을 노려봤다.
도대체 권하영이 뭔데!! 이 남자 잡기가 이렇게 힘든건지.
어제 호텔엔 일부러 갔다. 강남역에서 서연은 하영을 봤다. 그래서 더 다정하게 행동했고.
카페도 하영이 주저 앉은 곳에서 잘 보이는 곳으로 잡았다. 또 보았다. 하영을 일으키는 다니엘을..
호텔로 가면 확실히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여자의 직감.
역시나 그녀의 예상대로 둘은 레스토랑으로 왔다. 중년 여성과. 남자와 닮은 걸 봐서 어머니인 듯..
그러면 상황은 끝난 것이다. 어느 누가 보더라도 두 남녀는 사랑하는 사이고 부모와 돈독한 사이.
민혁의 얼굴 또한 심하게 굳어졌다. 그렇다면 오늘 그의 손에 들린 서류를 봐서 그는 더 화가나고
정이 떨어져야 하는 게 정상이다. 자신에게 키스를 할 때 그런 줄 알았다.
키스가 처음도 아닌데 민혁의 키스는 달아오르게 했다. 자신이 흥분한 경우는 처음이다.
뭐. 기회는 많으니까..
싱긋 웃고 돌아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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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었죠? 죄송합니다. 헤헤..ㅠㅜ
그래서 오늘 편은 조금 많이 썼습니다. 너그러이 용서를..^^;;
배경음악도 재탕 삼탕입니다. 하하..그래도 들으면 기분이 좋죠? (합리화를..;;;)
소설 이해가 되지 않으신다면 18편을 참조하시길..^^;;
항상 읽어주시고 댓글 남겨주시는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날씨가 추워지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필링..
삭제된 댓글 입니다.
죄송해요..ㅠㅜ 기다려주시는데 귀차니즘 때문에..ㅎㅎ 항상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으으 ♡ 재밌어요 !! 다음편 또또또 부탁이에요! '-' ㅋㅋ
감사합니다^^
홍홍홍!!♥ 너무 잼있어용~^^ 얼른 다음편두 기대할께용!!>-<//////
감사합니다^^
민혁이가 나중에 엄청 후회했으면 좋겠어요-_- ㅎㅎ 너무한가 ?ㅋㅋ
후회해야죠!! 당근. 이런 여자가 어디있다고..ㅎㅎ
아 진짜........둘이 좀.......답답해요...답답하고 안타깝고..
앵갱님에게 뭐라 해드릴 말이없네요..ㅠㅜ 근데 앞으로 계속 답답할텐데..걱정이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