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토마' 고정운(36)이 한국의 월드컵 16강진출을 위해서는 노장들의 경험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해 8월 5일 올스타전을 통해 13년간의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독일로 지도자수업을 위해 떠났다가 최근 귀국한 고정운은 한국의 16강진출에는 홍명보를 비롯한 베테랑급 선수들의 노련미가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은 자신이 출전했던 94년 미국월드컵에서의 경험에 의한 것. 고정운은 "젊은 선수들은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팀에 활력소가 되지만 월드컵처럼 큰 무대에는 패기만 가지고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란 바로 경험미숙에서 오는 긴장감과 시야장애. 고정운은 "미국 월드컵 당시 스페인과 첫 경기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데 다리가 후들거렸다. 나름대로 강심장이라 자부했고 당시에도 A매치 출전이 60회가 넘었던 내가 그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경기가 시작된 후 시간이 흐르고 땀이 나자 점차 정상 컨디션을 찾았는데 이는 경험미숙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당시 지금의 홍명보나 황선홍같이 월드컵 출전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이 후배 선수들을 이끌어 줬으면 좀 더 빨리 좋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정운은 "이런 면에서 최근 기용여부를 놓고 논란이 되고있는 홍명보는 한-일월드컵 무대에 꼭 서야 할 선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히딩크 감독도 홍명보의 경험과 경기장내에서의 카리스마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고 있을 것으로 믿기 때문에 틀림없이 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추연구 기자 pot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