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그 이름도 유명한 최순실씨와 생년월일이 같다. 사주에서 생시만 다르다.
사주에서는 생시를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아마 그와 내가 다른 공간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나는 병신생이다. 생일이 지나지 않았으므로 만으로 계산하면 60대 초반, 그런다고 해서 달라질 게 없는데도
자꾸만 나이를 아래로 말하고 싶어진다. 얼굴에 그려진 주름이며 이미 반백을 넘어 올 백으로 치닿는 머리카락이며
그 무엇으로 보아도 내 나이를 안고 있는데......
나는 중소 식품기업에서 지게차를 운전한다. 올해로 5년 째다. 그 전에는 인도에 NGO 일을 했었다. 13년을 넘도록......
나는 새벽 5시에 기상하는데 일어나자 마자 10분간 묵상하고, 바로 영어공부를 한다. 주로 듣기와 말하기를
한 시간 정도 한다. 유튜브를 이용하는데 공부하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따로 스마트 폰에 메모했다가
시간나는 대로 보며 외운다.
나는 한문지도사 특급 자격증이 있다. 사서오경을 가르칠 수 있다. 고향에 서당이 있어 한글보다 먼저 한문을 배웠다.
지금도 영어와 함께 한문 서적을 매일 읽고 있다. 그리고 매일 붓펜으로 사서삼경을 필사하고 있다.
글씨도 그렇지만 정신을 한 곳으로 가다듬는 데는 필사가 좋다. 한문 관련 책도 저술했다.
매주 목요일마다 색소폰 동호회에 나가 색소폰을 분다. 월요일엔 사물놀이에서 부쇠를 치는데
색소폰과 사물놀이는 아주오래 전부터 해왔던 일이었으나 인도에 머무는 동안에는 하질 못했다.
기타를 치고 피아노도 꽤 잘 친다는 말을 듣곤 한다. 주로 재즈 피아노다.
한 달에 두 번, 첫째 넷 째 화요일엔 인문학 모임을 이끈다. 열 세 명의 회원이 있는데 주로 40대
주부들이며 50대 목사도 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한 달에 두 권은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
물론 그 보다 더 많은 책을 읽지만......
이미 앞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내가 단기 계약직으로 일을 하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일년 일을 하고는 3,4개월 정도 배낭여행을 하는데.....그렇게 한 지가 벌써 20년 가까이 된다. 인도에 머무는
동안에도 여행은 꾸준히 했다. 내년 2월 초엔 중남미로 긴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왼쪽 무릎 연골이 많이 닳았다고 한다. 오래 걷지를 못한다. 그래도 여행은 포기하지 않는다.
주일엔 교회를 나가지만 성당과 절에 다니는 친구들도 많다. 내가 믿고 있는 종교만이 최고이며
절대적 최선이라고 고집하지 않는다. 나와 마음을 가장 잘 통하는 사람이 비구니 스님이다. 지금 해인사
근처의 작은 암자에 있다. 못 하는 술이지만 수원 교구 최신부를 만나면 마음껏 마시기도 한다.
나와 인도에서 나환자 돌보미를 함께 했던 분이다.
노는 것도 기술이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나는 아들이나 딸에게 일찍부터 많은 것을 가르쳤다.
당구, 탁구, 볼링, 수영, 비록 나는 못하지만 스키까지...... 악기 연주도 여러 가지 가르쳐 주었다.
그래서 우리 딸과 아들이 모이는 날이면 합주도 하는데.....요즘은 딸에게 아이가 생겨 합주를 못하는 게 아쉽다.
생선초밥을 잘 만든다. 생선 묵은지 찜은 내가 좋아하는 요리다. 바리스타 자격증도 있다. 직접 로스팅 하기도 한다.
인도 요리 탄두리 치킨을 잘 만든다. 기회가 된다면 퀼트를 배우고 싶다.
사는게 지루하다는 사람이 있다. 무슨 일을 해야할 지 모른다고 한다. 시간도 있고 경제력도 있는데
할 게 없다는 사람이 있다. 책은 취미가 없어 못 읽겠다 하고, 운동은 귀찮아서 못한다 한다. 그래서 내가 여행을
권유했다. 나처럼 자유배낭은 못하더라도 패키지 여행이라도 다니다 보면 세상을 보는 눈이 뜨일 수 있을지
몰라서 권유했지만 낯선 음식 먹는게 싫다고 한다.
그래서 가끔 그 친구를 만날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오늘이 자신의 생애 마지막이라고 해도 그런 말이 나올까?
나는 오늘 하루가 나의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살아간다. 사실도 그렇다. 누가 내일이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에 감사하며 뜨겁고 치열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비록 몸은 이제 노년으로 치닿고
있을지라고 세월이 열정마저 빼앗아 가진 못한다.
첫댓글 만능인이시군요. 존경스럽습니다.
만능인이라는 말에 부끄럽군요.
그냥 즐기는 것 뿐이지
잘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류정님~~지게차운전에섹스폰연주에 이문학공부까지.....
사는게 지루할틈이 하나도 없네요.
열심히 살아가는모습에 찬사를보냅니다.
너무보기좋아요.
글솜씨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갑작스런 친구의 죽음을 보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힘차게
열정을 가지고 하루하루
생활해야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잘 해서가 아니라
열심히 살아가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최고를 바리지 않아요.
최선을 다하고 싶을 뿐입니다.
요즘 제가 필사하고 있는 맹자입니다.
필체도 아주 좋으십니다.
@흐르듯이(無香) 감사합니다....
오래 쓰다보니 나도 모르게 글체가 잡히더군요. 처음엔 아주 엉망이었지요.
여러가지를 잘할수 있다는것도 능력입니다
열정이 식지 않게 가다듬고 늘 닦아서 보람된
인생으로 번영하시기 바랍니다
다시 말하지만 잘 하지는 못합니다.
그저 스스로 즐기고 있을 뿐이지요.
취미로 운동과 악기 여행 두루두루 팔방미인이세요!!
전 째즈피아노 잘치는 사람이 부러워요
아내가 피아노를 전공한 사람이었어요.
물론 클래식이죠.
아내와 사는 동안 배운 실력이
시간을 지나면서도 계속하다 보니
남들이 듣기에 조금 좋을 뿐
대단한 실럭은 아닙니다.
잘하는 것 보다
즐기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입니다
저도 그저 좋아하는 일을 즐길 뿐입니다
그러니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거 같아요
많은 취미생활로 삶이 풍요로와 보입니다
맞아요,
저는 무슨 일을 하든지 잘 하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고 즐기는 것에 의미를 둡니다.
등산을 하더라도 일등으로 정상에 오르려
하지 않아요. 그래서 여유있게 관조하고
즐기며 산을 오르지요. 삶도 그렇답니다.
저도 그런생각을 합니다. 오늘이 마지막 이였으면 ㅎㅎㅎㅎ 기를 쓰며 살려고 발버퉁을 치고 싶지는 않더라구요.
열정이 참 대단하십니다.
지루할 시간이 없으시니 날마다 보람도 가득하시리라 믿어지네요.
한번 뿐인 삶이기에 열심히 살아보려고 나름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인간인지라 게으름과 어리석음으로 인해 늘 후회만 하면서 삽니다.
마시고 놀기만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부럽기만
하군요.
다양한 능력의 소지자시네요 그런데요 퀼트까지 하고 싶으시다고요 ㅎ 70대 영국할머니들께서 퀼트를 하시는데 놀랐던 적 있습니다 저도퀼트 하고 싶지만 지금 할수있을지 몰르겠어요
님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