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소사 사하촌 모과나무, 감나무마다 유별나게 열매가 많이 달려있네.
가뭄이 들면 위기의식으로 꽃과 열매를 많이 맺히게 한다던가.
아이고메, 사람뿐 아니라 식물들까지 본능적 번식력이 치열하구나.
쇠고기 육회가 싸고 먹을 만하다고 서 선생이 적극 주장한 곰소 들머리 식당,
손님들이 꽤 붐비는 편이었다.
나는 육회 접시를 마주할 때마다 눈물이 나려 한다.
어렸을 적에는 쇠고기를 제삿날이나 어렵사리 맛볼 수 있었다.
그것도 아주 작은 고기 부스러기 몇 점.......
곰소에서 격포 돌아가는 해변도로,
사람들은 백수해안도로만 유명한 줄 알지만,
곰소 해안도로도 백수만큼 풍광이 명미하단께.
변산반도의 거점 격포항을 아십니까. 수려한 경치, 수산물의 집산지,
낚시와 고기잡이배들이 참 어수선할 만큼 모여 있습니다, 그려.
작고 빠른 배 한 척이 격포항 방파제를 돌아 들어오면서
꽁무니에 새하얀 물살을 일으킵니다.
시월의 눈부신 햇살이 항구 앞바다에 찬란한 물비늘로 번쩍입니다.
시월은 바다 위에서도 아름답습니다.
격포 방파제 아래에서 강태공들이 고운 햇살을 건져 올린다.
세월의 빠름을 한탄하지 말라.
서늘한 바닷바람 맞으며 입질도 뜸한 찌를 눈이 빠져라 응시하고 있노라면,
하루가 얼마나 까마득하게 긴지, 인생이 얼마나 몸살 나게 지루한지,
금방 몸으로 깨닫게 되리라.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새만금 방조제 둑길을 달린다.
언젠가 신문에서는 땅으로 바꾼 간척지의 생산성이 바다였을 때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그렇기는 하지만 둑길 덕분에 우리는 자가용으로 고군산열도의 섬들을 빨리 구경할 수 있게 되었다.
선유도 서북단 해변에서 독사진을 찍었네.
농부 타입의 김 선생이 가장 자연스럽게 찍혔네.
지금도 날마다 시골 농장에 다니면서 감나무를 키우고 닭 염소를 돌보네.
요즘은 날달걀 먹기 힘들지만 이 집 날달걀은 참 맛이 좋네.
총무 하니라고 수고가 많으시네.
넓고 평탄하고 시원해 보이는 선유도 해수욕장.
뒤의 바위산이 유명한 망주봉.
여름에는 꽤 많은 피서객들이 몰려들 것 같네.
바다 위의 산책로를 걷다가 망주봉을 배경으로 한 장.
아, 청춘아! 내 청춘을 돌려다오.
선유도 해수욕장 앞바다로 지는 해.
은빛 해기둥이 휘황찬란하다.
인생도 석양 바다처럼 늙어야 비로소 장엄하고 눈부시다.
선유도 가까운 신시도 숙소.
목포의 으뜸 생선이 민어라면 선유도의 으뜸 생선은 광어.
숙소의 저녁밥상에는 광어회가 푸짐하게 올라와 술맛을 돋구었다.
노세노세 늙어서 노세, 산으로 올라가면 못 노나니.
저녁 걸게 먹고 과일 먹으며 담소하고,
두 방에 나뉘어 잠자고, 아침 먹고 낚시질하고,
우럭, 장대, 노래미, 심심찮게 올라오는데,
아차, 낚시에 정신 팔려 사진을 못 찍었구나.
아홉 마리나 낚아 올린 나 선생, 한 턱 낼거여 말거여?
점심 먹고 군산 가서 진포해양테마공원 비행기 군함 구경하고,
목포 와서 저녁 새우 먹고 헤어지니,
거 참, 1박2일 화백회 나들이 한 번 뻑적지근하네.
<다음 호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