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맥주를 만들었고, 신은 와인을 만들었다”
괴테는 외딴 섬에 가게되면 무엇을 가져갈 것이냐는 질문에 "시, 아름다운 여인, 최고의 와인"이라고 답했다. 그중 두가지만 가져갈 수 있다고 한다면 무얼 가져가겠냐고 묻자 "아름다운 여인, 최고의 와인"이라고 대답했다. 다시, 만약 둘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무얼 가져갈테냐고 묻자 "일단 가져갈 수 있는 와인이 몇 년산인지 확인해 봐야겠소"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유독 와인을 사랑하는 지인중 한분은 입버릇 처럼 "와인은 신의 음료이고, 우유는 어린아이의 음료이며, 차는 여자의 음료이고, 물은 짐승의 음료이다."라고 말한다.
남아공의 작렬하는 태양. 그 풍요로운 태양의 축복을 양분으로 자라난 포도로 빚어낸 남아공 와인을 즐기지 않는다면 당신은 신이 선사한 선물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신의 선물을 찬탄하기 전에 한번쯤은 그들의 피 같은 땀방울을 기억하자
Into the wine
남아공은 세계 8번째 와인생산국이다. 그 생산량은 꾸준히 늘고 있고, 품질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례로 2007년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와인 챌린에서 35개국 9,358종의 와인이 경합을 벌인 가운데, 남아공산 와인이 195개의 매달을 싹쓸이 하는 영광을 거머쥐기도 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은 바르톨로뮤 디아스에 의해 최초로 개척된 이후 네델란드, 프랑스, 영국, 포르투갈 등 유럽 열강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잡게 되었고, 1652년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소속, 얀 반 리벡(Jan Van Riebeeck)가 케이프 타운에 물자조달 보급 기지를 건설하면서 본격적으로 개발되었다.
유럽인들이 이곳을 다녀가기 전까지 남아공에서는 포도가 자라지 않았다. 남아공을 거쳐 항해하던 선원들의 괴혈병 예방을 위해 이곳에서 포도 재배를 시작한 것이 남아공 포도주의 기원이다. 마침내 최초의 남아공 와인이 컨스텐시아(Constantia)에서 탄생하게 된다.
와인이 달콤하게 익어가는 오크통과 제조시설
Finding the wine
나폴레옹도 즐겨 마셨다는 '컨스텐시아' 와인은 본국 프랑스에서도 최상의 와인으로 손꼽힌다.
컨스텐시아에는 후룻 컨스텐시아와 클레인 컨스텐시아라는 와인 농장이 있다.
‘후룻(Groot)’은 자칫 그릇이라고 읽힐 수 있지만 아프리칸스어로 ‘큰, 거대한’이란 뜻으로 후룻으로 발음된다. ‘클레인(Klein)’은 반대로 ‘작은’이라는 뜻의 아프리칸스어다.
이름처럼 후룻 컨스텐시아의 규모는 상당히 크다. 내부에는 남아공 와인의 오랜 역사를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는 매너하우스(순수 거주용도로 지어진 집)와, 박물관, 대항해시대의 헛된 영광을 간직하고 있는 와인제조 기구, 포도를 날랐던 마차 등을 만날 수 있다.
후룻 컨스텐시아 포도농장은 이토록 파란 하늘 아래 펼쳐져 있다
후룻컨스텐시아 내의 멋진 매너하우스
박물관에서 만나는 와인향 추억들
클레인 컨스텐시아는 아담한 규모에 아기자기한 실내, 아름다운 환경이 어울려, 마치 와인에 취하듯 몽롱한 분위기에 달아오르게 한다. 포도밭가로 난 길을 따라 줄을 지어 피어있는 하이드레인져(Hydranger)를 손끝으로 보듬으며 거니노라면 문득 시 한편이 절로 나올 듯하다.
All about the wine
컨스텐시아 부근에서 터를 잡고 농장을 하던 네덜란드 후손은 19세기 줄루족과의 전투에서 패해 케이프타운 외곽지인 스텔란보쉬 지역으로 이주하게 되었다. 이들은 이곳 스텔란보쉬에서 새로운 와인농장을 일궈나가기 시작한다.
스텔란보쉬는 광활하게 펼쳐진 와인농장. 고풍스러운 옛건물, 마을 천체가 대학으로 꾸며진 스텔란보쉬 유니버시티 등 곳곳에 와인만큼이나 매력적인 요소들을 품고 있는 곳으로 전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대포를 따라 시선을 옮겨 보니 스텔란보쉬 포도농장 전경이 펼쳐진다
이제 스텔란보쉬 와인농장으로 떠나보자.
와인농장 가는 길목에 만난 스프링벅과 버팔로 그리고 타조 한 마리
케이프타운에서 N2 고속도로를 타고 40분 정도 달려가면 첫 번째 우리가 찾을 와인농장은 스피어라는 곳이다.
여유가 있는 여행자들은 스피어에 있는 4성급 호텔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이곳을 즐길 수 있다. 호텔에는 스파시설과, 9홀 골프장, 레스토랑 등의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가족이 즐기기에도 좋은 피크닉 장소, 치타 동물원, 공예품 전시 및 판매장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와인 농장으로 유명한 곳을 들렀으니 와인을 맛보지 않을 수 없다.
저분의 감시(?)를 받으며 시음이 진행된다
와인 가격은 10란드(2007년 7월 현재 10란드는 우리 돈 1,400원 정도) 짜리 아주 저렴한 와인에서부터 수백 란드짜리 고가 와인 등 다양하다. 가격은 결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자신에게 잘 맞는 와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니, ‘술이면 다 좋아’ 라는 분을 제외하고 술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와인 시음은 일종의 투자다.
이곳에서 와인을 시음 시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먼저 10랜드의 돈을 지불하면 카드 한 장을 받게 된다. 이 카드로 다섯 종류의 와인 시음이 가능하다. 와인을 시음할 때 마다 카드 공란에 확인을 받는다.
아직 4잔 남았다.
와인의 참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화이트 와인에서 레드 와인, 드라이한 와인에서 네추럴 스위트 순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음미함으로써 미각이 둔해지는 것을 피하도록 하자.
스피어에서는 독특한 레스토랑을 만날 수 있다. 탁 트인 야외에 마련된 테이블과 그 주변으로 금속 공예품들을 나뭇가지와 길가 곳곳에 꾸며주고 있어 더욱 흥미를 자아낸다. 독특한 구조물 위에 2층 독채를 세워놓기도 하고, 방갈로 형태의 텐트를 지어 놓기도 해 똑같은 형태의 테이블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나뭇가지 사이로 새어나오는 한 줄기 햇살을 즐겨보자
이곳에서는 시간대별로 아프리카 전통 음악과 공연을 볼 수도 있다. 이곳만의 특별한 분위기와 더불어 아프리카의 정취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러한 매력 덕분에 국제회의나 컨벤션이 열릴 경우 단골 만찬 장소로 이용되기도 한다.
와인도 음미하고 식사도 즐겼다면 스텔란보쉬 마을로 가보자.
Rest in the wine
스텔란보쉬 마을은 대부분의 건물이 케이프-더치 양식 지어졌다. 자연의 색을 닮아가는 빛바랜 건물들이 도시의 운치를 더한다. 이런 건물들 중 일부는 입구에 매너하우스를 상징하는 금속의 문패가 걸려있으며 이러한 건물은 외형 변경이 불가능하며 전통성 유지를 위해 보전된다.
둥근 문패가 걸려있는 곳이 매너하우스!
평온한 분위기를 한껏 즐기며, 노천까페에서 여유롭게 차를 마시는 백인들, 거리에 수많은 아트 겔러리는 마치 프랑스의 어느 유서깊은 거리를 통째로 들어 놓은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학생들은 다 어딜간거야?
우리내 대학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울타리나 담장 따위가 대학을 경계 짓지 않는다. 이곳 스텔란보쉬 지역에는 각 단과 대학은 물론, 기숙사, 행정사무소, 도서관 등이 넓게 위치하고 있다. 마을 전체가 대학이며 대학 전체가 마을인 것이다.
스텔란보쉬 대학교는 1918년 설립되었으며 아프리칸스(네덜란드인들의 후손)들이 다니는 대학교로 예전에는 영어가 아닌 아프리칸스어(네덜란드어와 흡사)로 수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스텔란보쉬 대학교는 특히 아프리칸스들이 남아공 정제계로 발돋움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이 도서관~
스텔란보쉬 대학교는 특히 신학이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신학 공부를 위해 유학 오신 분들이 많이 있으며 최초의 한민족 남아공 이민 역사 또한 이분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인은 레드 와인 중 피노타지(1924년에 삐노누아와 쌩소의 교배로 만들어진 품종으로 남아공에서 유일하게 재배가 되며 향이 우리나라 음식과 궁합이 맞다)와 쉬라즈(남아공에서 널리 경작되지 않지만 입안에 들어가면 향이 무거우며 씁쓸한 맛이 강하다)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술을 많이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어 누어 마시는 피노타지와 쉬라즈와 함께 남아공 석양을 바라보며 취하는 휴식은 더 없이 평화롭고 낭만적이다.
남아공에서의 여행일정을 마무리 하는 저녁, 한잔의 와인과 남아공 석양에 달콤하게 취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첫댓글 멋있는곳 올려봅니다,이곳 스텔란보쉬 지역에는 각 단과 대학은 물론, 기숙사, 행정사무소, 도서관 등이 넓게 위치하고 있으며마을 전체가 대학이며 대학 전체가 마을인 것이다^&^
씨원한 생맥도,그렇지만 콤한 샴페인이나 와인 한두잔은 부부만의분위기 잡는데 에용^^